엔비디아·테슬라 등 대형 테크주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AI 분야 쏠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월가에선 불확실성에 대비해 분산투자를 조언하며 중소형주들을 추천한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분야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분산투자의 동기가 된다. 미국 시장, 글로벌 시장, 시가총액 규모 전반에 걸쳐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할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피델리티도 “미국 중형주 등 AI 열기에 소외된 종목들을 살펴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단순히 중소형주가 덜 올랐기 때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저평가된 옥석을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옥석을 고르기 위해서는 일단 어떤 종목을 중소형주로 분류하는지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중소형주는 전통적으로 기업 규모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나눠왔다. 2000억 달러 이상 기업은 메가캡, 100억~2000억 달러 기업은 라지캡, 20억~100억 달러 미만 기업은 미드캡, 3억~20억 달러 미만 기업은 스몰캡, 5000만~3억 달러 미만 규모를 마이크로캡으로 보는 식이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 관련 기업처럼 규모는 작으나 주가가 많이 올라 시가총액이 커진 복잡한 경우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이와 더불어 처음 기업이 출발할 때 속한 업종과 거래소를 보고 ‘찐’ 중소형주인지 판단하는 추세다.
특히 중소형주는 글로벌한 대형주와 달리 미국 내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세 정책은 기업 이익에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는 세금이 줄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현행 법인세율 21%에서 15%로 더 낮추겠다는 2기 공약이 지켜진다면 중소형 기업으로서는 재정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트럼프 2기의 달러 강세 기조 또한 중소형주에 우호적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가 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상대적 우위가 지속되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높아져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한다”며 “소규모 레스토랑 기업, 국내선 위주의 저비용항공사, 할인 마트 등 중소형 유통업체가 대표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 모드로 돌아서면서 중소형주 투자 시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 3월 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경제가 견고한 상태에 있다. 최근의 고용보고서가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국내의 대표적인 미국 주식 커뮤니티 ‘미국주식에 미치다’ 운영자인 장우석 유에스스탁 대표 역시 중소형주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리가 아직은 5%에 근접하는 수준이고,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를 실제로 완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장우석 대표는 “지난 3년간 중소형주의 실적이 더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적은 보통 EPS(주당 순이익)를 살피는데, 향후 1년 동안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는 실적은 안 나올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직접 개별 중소형주 종목을 고르고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다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ETF 투자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중소형주 ETF는 러셀 2000 지수를 추종하는 IWM(iShares Russell 2000 ETF)이다. 러셀 2000 지수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1~3000위 중소형 기업의 주가를 가중 평균한 지수로, 기술주 중심인 S&P 500 지수 및 나스닥 지수와 비교해 성장성에 비중을 둔다. 블랙록이 운영하는 IWM은 미국 내 약 2000개 중소형 기업에 투자하는데, 유통 주식 수가 5% 이상인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유동성이 높은 편이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정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7일에만 내수경제 활성화 기대감으로 약 40억 달러 가까이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2007년 6월 28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유입액이다.
성장에 중점을 둔다면 IWO ETF, 가치주를 찾는다면 IWN ETF를 추천한다. IWO는 매출 성장률이 높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심이며, IWN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낮고 저평가된 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다만 IWM과 IWO, IWN은 수수료가 각각 0.19%, 0.24%, 0.24% 수준으로 꽤 높은 편이다. 시카고대 증권가격연구센터(CRSP)에서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중소형주 ETF인 VB는 수수료가 0.05%, S&P 스몰캡 600 지수를 추종하는 IJR은 0.06%다.
러셀 20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상품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러셀2000(H)이 유일하다. IWM과의 차이점은, IWM은 배당금을 지급하나 Kodex 미국러셀2000(H)은 이익을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또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라 총보수가 0.45% 수준으로 인덱스 펀드인 IWM보다 다소 높다.
#미국주식 #중소형주 #M7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옥석을 고르기 위해서는 일단 어떤 종목을 중소형주로 분류하는지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중소형주는 전통적으로 기업 규모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나눠왔다. 2000억 달러 이상 기업은 메가캡, 100억~2000억 달러 기업은 라지캡, 20억~100억 달러 미만 기업은 미드캡, 3억~20억 달러 미만 기업은 스몰캡, 5000만~3억 달러 미만 규모를 마이크로캡으로 보는 식이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 관련 기업처럼 규모는 작으나 주가가 많이 올라 시가총액이 커진 복잡한 경우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이와 더불어 처음 기업이 출발할 때 속한 업종과 거래소를 보고 ‘찐’ 중소형주인지 판단하는 추세다.
금리와 감세 정책에 민감한 중소형주
그렇다면 지금 왜 중소형주일까. 중소형주는 역사적으로 경제 회복기나 강세장에서 대형주보다 더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일단 금리에 민감하다.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형주와 달리 은행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추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중소형 기업은 자본비용이 감소하면서 수익이 늘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집권 초기에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수익률이 높았다.
특히 중소형주는 글로벌한 대형주와 달리 미국 내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세 정책은 기업 이익에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는 세금이 줄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현행 법인세율 21%에서 15%로 더 낮추겠다는 2기 공약이 지켜진다면 중소형 기업으로서는 재정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트럼프 2기의 달러 강세 기조 또한 중소형주에 우호적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가 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상대적 우위가 지속되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높아져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한다”며 “소규모 레스토랑 기업, 국내선 위주의 저비용항공사, 할인 마트 등 중소형 유통업체가 대표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 모드로 돌아서면서 중소형주 투자 시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 3월 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경제가 견고한 상태에 있다. 최근의 고용보고서가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국내의 대표적인 미국 주식 커뮤니티 ‘미국주식에 미치다’ 운영자인 장우석 유에스스탁 대표 역시 중소형주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리가 아직은 5%에 근접하는 수준이고,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를 실제로 완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장우석 대표는 “지난 3년간 중소형주의 실적이 더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적은 보통 EPS(주당 순이익)를 살피는데, 향후 1년 동안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는 실적은 안 나올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WM, IWO, IWN 등 중소형주 ETF 추천
금리 인하가 관건이긴 하나 분산투자 차원이라면 중소형주가 오르기 전 매수해 장기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다. 장우석 대표는 “미국 시장은 워낙 빨리 바뀌고, 그 산업 부문에서 일등 기업이 되어야만 돈을 벌어가는 구조다. 시장을 이끄는 대형주에 늘 관심을 두고 있어야 한다. 다만 현재 전체에서 35% 정도 차지하는 M7(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이 무너지면 피해가 클 수는 있다”며 “쏠림에 따른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포트폴리오를 대형주와 중소형주 7:3의 비율로 꾸리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 대표는 “유망 기술주에서 고를 때는 현재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온 상태는 아닌지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주에 속하지만 나스닥 100과 S&P 500 지수 모두 포함되지 않은 유망주로는 로쿠(TV 스트리밍 플랫폼), 홀로직(여성 건강진단 제품 및 의료 이미징 시스템 개발업체), 로열티 파마(약물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바이오 의약품에 투자)를 꼽았다. 이 외 나스닥 100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S&P 500 지수에는 포함된 가민(GPS를 기반으로 하는 장비 제조업체), 테라다인(반도체, 무선 제품, 데이터 저장 및 전자 시스템에 필요한 자동 테스트 시스템 개발 및 제조), 지브라 테크놀로지스(자동식별 및 데이터 캡처 제품을 설계, 제조 및 판매)도 눈여겨볼 종목들이라고 추천했다.
직접 개별 중소형주 종목을 고르고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다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ETF 투자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중소형주 ETF는 러셀 2000 지수를 추종하는 IWM(iShares Russell 2000 ETF)이다. 러셀 2000 지수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1~3000위 중소형 기업의 주가를 가중 평균한 지수로, 기술주 중심인 S&P 500 지수 및 나스닥 지수와 비교해 성장성에 비중을 둔다. 블랙록이 운영하는 IWM은 미국 내 약 2000개 중소형 기업에 투자하는데, 유통 주식 수가 5% 이상인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유동성이 높은 편이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정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7일에만 내수경제 활성화 기대감으로 약 40억 달러 가까이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2007년 6월 28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유입액이다.
성장에 중점을 둔다면 IWO ETF, 가치주를 찾는다면 IWN ETF를 추천한다. IWO는 매출 성장률이 높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심이며, IWN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낮고 저평가된 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다만 IWM과 IWO, IWN은 수수료가 각각 0.19%, 0.24%, 0.24% 수준으로 꽤 높은 편이다. 시카고대 증권가격연구센터(CRSP)에서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중소형주 ETF인 VB는 수수료가 0.05%, S&P 스몰캡 600 지수를 추종하는 IJR은 0.06%다.
러셀 20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상품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러셀2000(H)이 유일하다. IWM과의 차이점은, IWM은 배당금을 지급하나 Kodex 미국러셀2000(H)은 이익을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또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라 총보수가 0.45% 수준으로 인덱스 펀드인 IWM보다 다소 높다.
#미국주식 #중소형주 #M7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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