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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따라잡은 한강벨트의 중심 아크로리버하임 & 흑석동

김명희 기자

2024. 05. 27

부동산 상급지 논쟁에 불을 붙인 아크로리버하임과 흑석뉴타운 9·11구역 임장기를 소개한다. 

전용 84㎡가 26억 원에 거래된 
흑석동 대장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26억 원에 거래된 흑석동 대장 아크로리버하임.

동작구 흑석동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충원, 이수교차로에 인접한 흑석11구역 신축 아파트에 ‘서반포 써밋 더힐’이라는 이름이 붙을 거란 소식이 나오면서 흑석동에 ‘서반포’라는 명칭을 붙이는 게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어 흑석동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17층)가 역대 최고가격인 26억 원에 거래되면서 시장이 술렁였다. 잠실을 대표하는 아파트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엘리트) 가격을 앞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의하면 올해 엘리트 최고 실거래가는 24억5000만 원(엘스 17층·리센츠 29층)이다. 아크로리버하임 최고 매매가가 잠실 엘리트를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용성’을 대표하는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최고가(20억 원, 26층)와는 한참 차이가 난다. 재건축이 진행되며 한강 벨트의 중심으로 우뚝 선 흑석동이 과연 마용성과 잠실을 능가하는 상급지로 입지를 굳힌 걸까.

한강 뷰·교통·신축, 비싼 아파트 조건 다 갖춘 아크로리버하임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 남단에 위치한 흑석동은 한강(북쪽)을 제외하고 동쪽, 서쪽, 남쪽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흑석동이란 지명은 예부터 이곳에서 검은 돌이 나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강 변 대부분 동네가 그렇듯 흑석동도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거주하던 판자촌이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개발이 지지부진했으나, 2000년대에 뉴타운으로 지정되고 빠르게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상전벽해가 이루어졌다. 뉴타운으로 지정된 흑석동의 11구역 가운데 3~8구역은 사업이 완료돼 입주까지 마쳤고, 9구역과 11구역은 현재 이주를 마치고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10구역은 사업성이 낮아 뉴타운에서 해제됐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 3번 출구 바로 앞 1구역은 한강 변에 올림픽대로 진입이 편리한 노른자위 땅이다. 하지만 상권이 발달해 재개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탓에 사업 진행이 느린 편이다. 1구역 서쪽에 위치한 2구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동산 상급지 논쟁에 불을 댕긴 아크로리버하임(20개 동 1073세대)은 흑석뉴타운 7구역에 들어선 아파트로, 2018년 입주했다. 현재까지 개발이 완료된 흑석뉴타운 가운데 유일한 평지에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아파트 가까이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바로 앞으로 한강을 두르고 있어 조망이 좋으며, 일부 세대에선 남산서울타워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입주 7년 차에 접어들지만 거의 신축처럼 관리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며,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그리고 놀이터가 잘 갖춰져 있다. 젊은 부부가 많아 전체적인 단지 분위기는 반포나 옥수동 쪽 신축들과 비슷했다.

아크로리버하임은 DL이앤씨(당시 대림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가 비강남권 아파트에 최초로 적용된 단지이기도 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아크로란 브랜드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아크로리버뷰신반포 딱 2곳에 적용된 상태였다. 원래는 평당 분양가 3000만 원 이상 단지에만 아크로라는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평당 분양가 2700만 원이던 이곳에도 우여곡절 끝에 아크로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면서 조합에서는 분담금을 더 부담하고, 시공사에서는 아크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더 고급스럽게 지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크로리버하임 실거래가가 엘리트를 앞질렀으니, 흑석동이 잠실 이상의 상급지가 됐다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학렬 소장은 “아크로리버하임은 흑석동에서 조금 특별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아크로리버하임은 대단지 신축에 한강 뷰, 평지, 교통, 학군, 아크로라는 브랜드 등 좋은 아파트의 요건을 다 갖추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이유로 2020년 비강남권 아파트 가운데 최초로 전용 84㎡가 20억 원을 돌파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흑석뉴타운에 들어선 롯데캐슬에듀포레, 흑석자이, 흑석한강센트레빌, 흑석한강푸르지오 등 다른 아파트들은 신축이라도 언덕에 위치하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세대수가 적은 등등의 이유로 전용 84㎡ 가격이 14억~17억 원 선에 형성돼 흑석동이 잠실을 넘어섰다고 볼 수는 없다.



아크로리버하임 서쪽에는 흑석동 마크힐스라는 고급 빌라가 있다. 2009년 입주한 이곳은 10층 규모에 18세대(전용 237.88~244.59㎡)로 구성되었으며, 언덕에 자리해 1층부터 전 세대가 한강 뷰를 누릴 수 있다. 장동건·고소영 부부의 신혼집으로 유명했으며, 한때는 배우 현빈과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대성도 살았다. 2022년 결혼해 흑석동 마크힐스에 신접살림을 차린 피겨 여왕 김연아와 뮤지컬 배우 고우림 부부는 여전히 여기에 거주하고 있다. 셀럽들이 특히 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아파트 입구부터 일반인들의 접근이 아예 불가능한 곳이라 철저하게 프라이버시가 보호되고 한강 뷰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주차는 세대당 3대씩 가능하다. 현재 10층 펜트하우스가 매물로 나와 있는데 호가가 105억 원이다.

서반포 혹은 준강남, 흑석11구역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위치한 흑석11구역은 한국토지신탁이 사업대행자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 이주 작업을 마무리하고 철거를 시작했으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끝나면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00세대 규모의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흑석11구역은 지난 5월 초 조합이 투표를 거쳐 아파트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목받았다. 이곳은 흑석동의 끝자락이자, 동쪽으로는 바로 현충원을 거쳐 이수교차로와 반포로 이어진다. 위치상으로는 반포의 서쪽이니 서반포가 맞지만 행정구역상 흑석은 동작구, 반포는 서초구 소속이니 엄연히 차이가 크다. ‘서반포 써밋 더힐’ 작명 소식에 부동산 커뮤니티와 인터넷 카페 등에선 “흑석이 반포를 사칭한다” “반포와 한남더힐을 짜집기한 거냐” 등 작명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조합 측이 투표를 한 적도 없고 시공사인 대우건설 역시 이름이 확정된 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반포’ 작명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작명에 상급지인 옆 동네 이름을 적용하는 건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부 아파트도 ‘목동 아파트’로 불리고, 잠원동도 ‘반포’로 통칭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김학렬 소장은 “흑석11구역은 반포와 인접한 준강남인 데다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철 4호선 동작역과 9호선 흑석역에 가까워 사업성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병원과 인접한 흑석9구역에는 지하 7층~지상 25층, 21개 동, 1536가구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019년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지만 2020년 6월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총회를 거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택했다. 아파트명은 동작구 최초로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적용한 ‘디에이치 켄트로나인’으로 정해졌다. 그리스어로 ‘중앙’을 의미하는 ‘켄트로(kentro)’에 9구역(nine)을 합성한 것이다. 현재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 진행 중인데, 남아 있는 흑석뉴타운 가운데 사업 진행이 빠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서울시가 스카이브리지 삭제, 수영장 설치 재검토를 조건부로 건축심의를 의결함에 따라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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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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