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숑이라는 필명으로 부동산 시장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과 함께 동네 임장기를 연재한다.
2월 19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주간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가 하락 및 약보합을 거듭하는 가운데 4주간 연속 상승을 기록한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송파구다. 이 기간에 핵심 입지로 꼽히는 강남구와 서초구도 등락을 반복했지만 송파구는 2월 19일 0.01%, 2월 26일 0.01%, 3월 4일 0.03%, 3월 11일 0.03% 오르며 미미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정동·방이동·오금동 등 여러 지역이 고루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올 1월까지 급매물을 소진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강세가 눈에 띈다. 2021년 10월 27억 원까지 올랐다가 2023년 1월 18억7000만 원까지 떨어졌던 엘스 30평형대의 경우 3월 2일 23억6000만 원에 거래되며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엘스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잠실 엘리트의 상승 배경에는 토지거래허가제(이하 토허제) 해제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허제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의 허가를 받게 한 제도다. 토허제 해당 지역은 실거주 목적으로만 거래가 허용되기 때문에 갭투자가 불가능해 사실상 가격 상승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잠실·삼성·청담·대치동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들 동은 원래는 토지, 빌딩, 아파트 등 전체 부동산 거래 시 허가를 받도록 했으나, 지난해 11월 아파트에만 적용하는 방향으로 일부 완화됐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토허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이번에 재검토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김 소장은 “토허제가 폐지될 경우 가장 먼저 날아오를 곳이 잠실동 아파트들”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잠실 엘스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도 “토허제 폐지 검토 기사가 나온 후 집을 보겠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급매가 소진되면서 매도자들도 집값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엘스 매물은 가장 최근 실거래가보다 5000만~1억 원 정도 높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엘리트의 토허제 해제 여부는 구역 지정이 만료되는 오는 6월 결정될 예정이다.
잠실 엘리트는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구의 대장 아파트다. 명성에 걸맞게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의 일부 아파트와 함께 국민 평형 기준 20억 원이 넘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엘리트는 1977년 입주한 잠실 주공 1~3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재밌는 사실은 잠실 주공아파트 입주 당시만 해도 행정구역상 이곳은 강남구에 속했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며 동네 규모가 커지자 1979년 강남구에서 분리돼 강동구로 편입됐다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신설된 송파구 관할로 바뀌었다. 그해엔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문을 열어 잠실 일대 쇼핑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엘리트 아파트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송파구지만 생활권은 거의 강남구다. 지하철로는 삼성역과 2정거장, 버스로는 대치동과 2정거장 거리고 대치동 학원가도 공유한다. 각각 잠실 주공 1·2·3단지를 재건축한 엘스(5678세대), 리센츠(5563세대), 트리지움(3696세대)은 생활권이나 시세 등이 거의 비슷하기에 사실상 1만4937세대가 한 단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잠실 주공아파트 시절에는 소형 평형(7.5~19평) 위주였고, 재건축 후에도 30평형이 주를 이루며, 대형 평형은 많지 않은 편이다. 대단지 아파트에다 거래량이 많아 부동산 시세 상승기나 하락기에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세 아파트가 동시에 입주한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입주 물량 폭탄이 터지면서 서울 시내 전체가 전세가 폭락 사태를 맞기도 했다.
각각 단지의 장단점을 따지자면 엘스는 초중고(잠일초·신천중·잠일고)를 모두 품고 있는 데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9호선 종합운동장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한강과 아시아공원도 가까워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리센츠는 12평형부터 48평형까지 구성이 다양한 데다 2m 이상 광폭 발코니가 적용돼 확장 시 실평수가 커지는 장점이 있다. 단지 내에 잠신초중고가 모두 있다. 트리지움 역시 단지 내에 서울버들초등학교와 영동일고등학교가 있어 자녀 키우기 좋은 환경이다.
잠실 주공 4단지를 재건축한 레이크팰리스(2678세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석촌호수를 끼고 있다. 재건축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참여했는데, 동 간격이 넓어 쾌적한 데다 롯데타운이 가깝고 벚꽃이 만개한 봄에는 환상적인 호수 뷰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엘리트에 비해 학교 및 지하철역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보니 가격도 조금 낮게 형성돼 있다. 김 소장은 “아파트를 잘 지어도 학군이나 교통 좋은 곳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파크리오(6864세대)는 엘리트 및 레이크팰리스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해 종종 ‘엘리트레파’로 묶이기도 하지만 이들 아파트들과는 태생이 조금 다르다. 앞서 아파트들이 잠실 주공을 모태로 하는 반면 파크리오는 잠실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데다 행정구역상 신천동에 속하기 때문에 잠실동만을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소장은 “파크리오는 그동안 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등이 토허제로 묶여 거래가 제한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 주공 1~4단지를 재건축한 엘리트, 레이크팰리스는 이미 재건축을 완료하고 15년 차 ‘중고 신축’에 접어든 반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잠실 주공 5단지(3930세대)는 여전히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005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2010년 안전진단 통과, 2013년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음에도 전 서울시장과의 갈등, 조합 내부 문제, 단지 내 신천초등학교 이전 문제 등으로 연이어 발목이 잡히며 사업이 지연돼왔던 것.
잠실 주공 5단지는 2022년 서울시로부터 최고 50층 높이의 정비계획안을 승인받았지만 서울시가 2023년 초 층수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최고 70층, 38개 동, 6303세대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축비 상승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재건축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면서 재건축 업계에서는 초고층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층일수록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각종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공사비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70층 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성동구 성수 1구역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50층 미만 준초고층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4구역은 그대로 77층 재건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소장은 “성수 지역의 경우 입지 측면에서 1구역이 더 낫다. 4구역은 1~3구역에 비해 입지가 떨어지는 만큼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더 내 초고층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은 대형 평수가 많아 평균 대지 지분이 큰 단지가 유리하다. 용적률이 낮아도 소형 평수가 많다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런 면에서 잠실 주공 5단지는 앞서 재건축이 완료된 1~4단지에 비해 유리한 편. 김 소장은 “더군다나 잠실 주공 5단지는 일반 분양분(2373세대)도 많고, 종상향 후 상가를 건축할 경우 상가 분양 또는 상가를 조합이 운영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재건축 분담금이 없거나 알파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공 5단지 34평형은 25억 원, 36평형은 26억5000만 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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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조영철 기자
2월 19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주간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가 하락 및 약보합을 거듭하는 가운데 4주간 연속 상승을 기록한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송파구다. 이 기간에 핵심 입지로 꼽히는 강남구와 서초구도 등락을 반복했지만 송파구는 2월 19일 0.01%, 2월 26일 0.01%, 3월 4일 0.03%, 3월 11일 0.03% 오르며 미미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정동·방이동·오금동 등 여러 지역이 고루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올 1월까지 급매물을 소진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강세가 눈에 띈다. 2021년 10월 27억 원까지 올랐다가 2023년 1월 18억7000만 원까지 떨어졌던 엘스 30평형대의 경우 3월 2일 23억6000만 원에 거래되며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엘스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잠실 엘리트의 상승 배경에는 토지거래허가제(이하 토허제) 해제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허제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의 허가를 받게 한 제도다. 토허제 해당 지역은 실거주 목적으로만 거래가 허용되기 때문에 갭투자가 불가능해 사실상 가격 상승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잠실·삼성·청담·대치동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들 동은 원래는 토지, 빌딩, 아파트 등 전체 부동산 거래 시 허가를 받도록 했으나, 지난해 11월 아파트에만 적용하는 방향으로 일부 완화됐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토허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이번에 재검토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김 소장은 “토허제가 폐지될 경우 가장 먼저 날아오를 곳이 잠실동 아파트들”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잠실 엘스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도 “토허제 폐지 검토 기사가 나온 후 집을 보겠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급매가 소진되면서 매도자들도 집값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엘스 매물은 가장 최근 실거래가보다 5000만~1억 원 정도 높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엘리트의 토허제 해제 여부는 구역 지정이 만료되는 오는 6월 결정될 예정이다.
잠실 엘리트, 교통·학군·생활 편의성 두루 갖춘 대단지 아파트
부동산 시황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잠실 엘스의 부동산 중개업소들.
엘리트 아파트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송파구지만 생활권은 거의 강남구다. 지하철로는 삼성역과 2정거장, 버스로는 대치동과 2정거장 거리고 대치동 학원가도 공유한다. 각각 잠실 주공 1·2·3단지를 재건축한 엘스(5678세대), 리센츠(5563세대), 트리지움(3696세대)은 생활권이나 시세 등이 거의 비슷하기에 사실상 1만4937세대가 한 단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잠실 주공아파트 시절에는 소형 평형(7.5~19평) 위주였고, 재건축 후에도 30평형이 주를 이루며, 대형 평형은 많지 않은 편이다. 대단지 아파트에다 거래량이 많아 부동산 시세 상승기나 하락기에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세 아파트가 동시에 입주한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입주 물량 폭탄이 터지면서 서울 시내 전체가 전세가 폭락 사태를 맞기도 했다.
70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 주공 5단지는 신천초를 품고 있는 ‘초품아’다.
주공 4단지를 제건축한 레이크팰리스
파크리오(6864세대)는 엘리트 및 레이크팰리스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해 종종 ‘엘리트레파’로 묶이기도 하지만 이들 아파트들과는 태생이 조금 다르다. 앞서 아파트들이 잠실 주공을 모태로 하는 반면 파크리오는 잠실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데다 행정구역상 신천동에 속하기 때문에 잠실동만을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소장은 “파크리오는 그동안 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등이 토허제로 묶여 거래가 제한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 주공 1~4단지를 재건축한 엘리트, 레이크팰리스는 이미 재건축을 완료하고 15년 차 ‘중고 신축’에 접어든 반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잠실 주공 5단지(3930세대)는 여전히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005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2010년 안전진단 통과, 2013년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음에도 전 서울시장과의 갈등, 조합 내부 문제, 단지 내 신천초등학교 이전 문제 등으로 연이어 발목이 잡히며 사업이 지연돼왔던 것.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 될 잠실 주공 5단지
잠실 주공 5단지는 잠실한강공원과 바로 연결되고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도 가까운 데다 단지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 천국이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과도 가깝고 잠실종합운동장복합개발(MICE)이 예정돼 있는 점도 호재다. 김 소장은 지난해 펴낸 책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에서 잠실 주공 5단지를 콕 집어 “재건축이 완료되면 서울 동남권의 랜드마크가 될 곳”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들이 5층 규모에 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됐던 것과는 달리 5단지는 15층에 34~36평형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 간격이 넓다. 대지 지분은 평균 22.43평이고 용적률은 138%다.잠실 주공 5단지는 2022년 서울시로부터 최고 50층 높이의 정비계획안을 승인받았지만 서울시가 2023년 초 층수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최고 70층, 38개 동, 6303세대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축비 상승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재건축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면서 재건축 업계에서는 초고층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층일수록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각종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공사비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70층 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성동구 성수 1구역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50층 미만 준초고층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4구역은 그대로 77층 재건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소장은 “성수 지역의 경우 입지 측면에서 1구역이 더 낫다. 4구역은 1~3구역에 비해 입지가 떨어지는 만큼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더 내 초고층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은 대형 평수가 많아 평균 대지 지분이 큰 단지가 유리하다. 용적률이 낮아도 소형 평수가 많다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런 면에서 잠실 주공 5단지는 앞서 재건축이 완료된 1~4단지에 비해 유리한 편. 김 소장은 “더군다나 잠실 주공 5단지는 일반 분양분(2373세대)도 많고, 종상향 후 상가를 건축할 경우 상가 분양 또는 상가를 조합이 운영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재건축 분담금이 없거나 알파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공 5단지 34평형은 25억 원, 36평형은 26억5000만 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잠실엘리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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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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