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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역세권 불패, MZ와 신혼부부 몰리는 당산

김명희 기자

2025. 02. 14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입지고, 입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교통이다. 당산이 최근의 부동산 약세장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사통팔달 교통 덕분이다. 

당산의 대장인 당산 래미안 4차 아파트. 일부 고층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당산의 대장인 당산 래미안 4차 아파트. 일부 고층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2024년 하반기 들어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이 상승에서 보합 또는 하락으로 반전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가 꾸준한 상승세(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 동향 기준)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지난 1년간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서남권 7개 구 가운데 1위(5.41%), 전세가 상승률은 성동구와 노원구에 이어 서울 전체에서 3위(7.09%)를 기록했다. 영등포구 중에서도 당산이 매매와 분양 시장에서 모두 강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에 따르면 당산은 일제강점기 공장과 철도 관련 시설이 있던 곳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의도와 목동 사이 어중간하게 낀 동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하철 9호선(급행)이 개통되면서 역세권으로서의 매력이 크게 부각됐다. 여기에 지식산업센터들이 들어오면서 일자리와 MZ세대 유동 인구가 증가, 힙한 건물과 상가도 생겨나는 추세다. 1월 초 찾은 당산역 인근의 분위기는 성수동 개발 초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활기찼다. 한국부동산원의 상가형 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당산역 일대의 상가 임대료 상승률은 성동구(4.29%)와 용산역 인근(2.15%)에 이어 3위(1.22%)에 올랐다.

신축보다 비싼 구축 아파트, 당산삼성래미안4차

당산 래미안 4차는 지하철 2호선 및 9호선 급행 당산역과 바로 연결된다.

당산 래미안 4차는 지하철 2호선 및 9호선 급행 당산역과 바로 연결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치트 키 중 하나는 역세권이다. 어디든 빠르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에 더해, 높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풍부한 수요를 동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역세권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당산삼성래미안4차(25개 동·1391세대)다. 당산삼성래미안4차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더블 역세권으로, 서울의 핵심 지하철 노선 2개가 지하도를 통해 바로 연결된다. 2호선을 통해서는 사당부터 시청을 거쳐 성수까지 연결되고, 9호선을 통해서는 마곡에서 강남까지 서울의 동과 서를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올림픽대로와 서부간선도로를 타기 좋아 자동차 이용이 편리한 데다 지난해 9월부터는 당산역광역환승센터도 마련돼 김포·인천까지,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게 됐다. 양평동 코스트코와 롯데마트, 타임스퀘어, IFC몰, 더현대서울 등 쇼핑 및 편의 시설이 가깝고 한강공원과 여의도 인프라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한강과 인접해 있어 일부 동 고층에선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당산에서 귀한 신축인 당산 센트럴아아파크.

당산에서 귀한 신축인 당산 센트럴아아파크.

이러한 장점 덕분에 당산삼성래미안4차는 2003년 입주한 구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8월 17억4000만 원(19층)의 신고가를 기록한 전용면적 84㎡는 이후 16억2500만 원(2024년 10월·18층)에 거래됐다가 현재 17억~17억5000만 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인근 신길이나 흑석 뉴타운의 신축 아파트보다 비싼 가격이다. 서울당서초, 당산중, 당산서중 등 학업성취도가 높은 초중학교가 도보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교육 여건 역시 좋은 편이다. 다만 고등학교 학군이 애매하다. 중학교부터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목동 학원가를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또 당산역 고가가 미관을 해치는 데다, 고가를 사이에 두고 당산로가 동과 서로 단절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7개 동·802세대)는 당산동5가 상아·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해 2020년 입주한, 이 동네에서 유일한 신축 아파트다. 단지 내 산책로와 잔디밭 광장이 조성되었고, 7개 동 전체가 중앙광장 정원을 둘러싸고 있어 거실 혹은 발코니에서 조경 감상이 가능하다. 아파트 바로 옆에는 기부채납을 통해 지어진 공원과 어린이집이 있어 아이를 키우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지하철 당산역과는 500m 정도 거리로 당산삼성래미안4차보다는 교통 여건이 떨어지지만, 평지인 데다 지하철역까지 도보 7분이면 닿을 수 있어 더블 역세권 혜택을 누리기에 나쁘지 않다. 김학렬 소장은 “2018년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2870만 원(전용면적 84㎡ 기준 약 9억 원)으로 시세보다 저렴했는데 입주하자마자 19억 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로또 수준이었던 셈이다. 해당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는 18억 원(2024년 10월·10층)이며 호가는 18억~18억5000만 원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당산 유원제일 2차 아파트(왼쪽).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당산 유원제일 2차 아파트(왼쪽).

당산 지역은 신축이 워낙 귀하다 보니 2024년 11월 분양한 e편한세상당산리버파크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40: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원제일1차(5개 동·360세대)를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지상 25층, 8개 동, 전용면적 44~84㎡, 55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철 2·9호선 당산역과는 도보 10분,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과는 도보 7분 거리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5080만 원으로, 전용면적 51㎡가 약 10억 원, 59㎡가 약 14억 원 선이다. 소형 평형만 일반분양으로 나오다 보니, 젊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청약이 몰렸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84㎡의 조합원 매물이 13억 원에 나와 있다. 추가 분담금은 3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이주 및 철거를 완료하고 착공에 들어가 2028년 3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원제일1차 외에도 당산동 일대에서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는 노후 아파트가 많아지고 있다. 1984년 입주한 유원제일2차는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근처 재건축 아파트 중 당산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다. 현재 5개 동, 410세대 규모이며 전용면적 84㎡부터 145㎡까지 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 재건축 후에는 지상 49층, 6개 동, 총 700세대로 거듭난다. 재건축이 임박한 탓에 매물이 많지는 않다. 전용면적 84㎡가 15억5000만 원에 나와 있다. 김학렬 소장은 “유원제일1차에 비해 2차는 당산역 도보 접근성이 더 뛰어나고 강변북로와도 인접해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이 용이하다. 대신 유원제일1차는 대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당산동3가 한양아파트와 당산현대3차도 2023년과 2024년 차례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 재건축을 향해 닻을 올렸다.


#당산래미안4차 #당산리버파크 #당산센트롤아이파크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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