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층 따사로워진 날씨에는 적당한 볼륨감에 가볍게 떨어지는 쇼트 디자인이 빛을 발한다. 특히 블루종이나 보머 재킷같이 2026 S/S 트렌드로 떠오른 ‘대디 시크’ 아이템들을 활용하면 보다 다채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대디 시크는 말 그대로 아빠의 옷장에서 자주 봤을 법한 투박하면서도 빈티지한 스타일을 뜻한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과거의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일상과 런웨이의 경계를 허무는 스타일링을 제시했다. 더불어 편안함을 기조로 한 실루엣으로 실용성을 강조했다. 로에베는 데님처럼 보이는 오버사이즈 레더 보머 재킷으로 쿨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카키색 블루종에 플라워 모티프를 촘촘하게 장식한 발렌시아가는 버뮤다팬츠를 매치하며 편안한 무드를 자아냈다.
패피들의 열띤 호응을 얻은 아이템은 후사르 재킷, 일명 ‘나폴레옹 재킷’이다. 후사르 재킷은 화려한 금속 장식과 견장 등을 단 상의로, 마이클 잭슨과 리한나 등 팝스타의 전유물로 여겨왔다. 브랜드들은 후사르 재킷을 좀 더 유연하게 변형하며 2026 S/S 뉴 트렌드 아이템으로 재조명했다. 가장 눈에 띈 브랜드는 알렉산더맥퀸이다. 각진 어깨 라인과 이이코닉한 브레이드 장식을 과감하게 덜어낸 뒤 금사 자수로 클래식함을 살렸다.
후사르 재킷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플레어 진이나 슬랙스에 플랫 슈즈를 매치하는 것. 여성스러움은 물론 로맨틱한 무드까지 자아낼 수 있다. 이수정 스타일리스트는 “후사르 재킷에 실크 소재의 브이넥 톱과 레더 스커트를 매치하면 와일드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짧은 기장의 아우터를 좀 더 유니크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벌룬 팬츠를 추천한다. 봉긋한 실루엣에 자연스러운 볼륨감으로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이때 아우터는 허리선 위까지 올라오는 아주 짧은 길이를 선택할 것. 벌룬 팬츠 특유의 벙벙함을 커버하면서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이번 시즌 미디 아우터 범위는 좀 더 넓어졌다. 힙라인에서 허벅지까지 길이를 확장하고, 경량 신소재 등 웨어러블 테크가 결합된 소재도 적극 활용했다. 더불어 매 시즌 아우터 트렌드로 거론되는 과장된 어깨선, 빅 보 디테일 등을 가미해 클래식 재킷의 현대적 변주를 제시했다.
올해 미디 기장의 재킷을 입을 때는 한껏 멋을 부려도 좋겠다. 재킷과 비슷한 길이의 팬츠를 매치해 하의 실종 룩을 연출하거나, 화려한 색감의 스카프를 두르는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가 풍성하다.
액세서리를 활용해 분위기의 변화를 꾀한 브랜드도 눈에 띈다. 마이클코어스는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베이식한 재킷에 과감한 사이즈의 조개껍질 펜던트 목걸이를 착용했다. 블랙 재킷의 딱딱함을 중화시키기 위해 조형적인 골드 메탈을 활용한 것이다. 구조적인 테일러드 재킷 위에 청바지를 매치한 뒤 볼드한 벨트와 레드 힐을 더한 셀린의 룩에서는 창의성과 참신한 실험 정신이 엿보였다. 이 외에도 영감은 넘쳐난다. 베르사체는 블루 컬러의 오버사이즈 재킷을 레드, 민트 등과 조합한 컬러 플레이 룩으로 시선을 끌었다. 스텔라맥카트니는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원피스 스타일의 재킷과 청바지로 패러독스 드레싱의 정석을 제시했다.
미디 길이를 가장 잘 소화하는 아이템은 밀리터리 의상 아닐까. 와일드한 인상이 강하지만 스타일링에 따라 얼마든지 트렌디하게 변신할 수 있다.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오버사이즈 핏을 선택하면 밀리터리 특유의 투박한 감성을 덜어낼 수 있다. 여성스러운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웨이스트라인이 조절 가능한 디자인을 눈여겨보자. 허리끈을 살짝 조여 라인을 강조한 뒤 스키니 진이나 플레어 팬츠를 매치하면 오피스 룩으로도 손색없다.

화려하고 개성 있는 아이템만이 패션 신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컬러, 실루엣 등 분위기를 압도하는 단 하나의 요소만으로도 룩의 집중도는 올라간다. 트렌치코트는 그 자체만으로 룩의 감도를 상승시키는 아이템으로, 절제된 색감과 미니멀한 실루엣 등 클래식한 디자인이 런웨이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그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레더를 활용한 올드 머니 스타일, 소매나 칼라에 패턴을 믹스한 룩 등을 런웨이에 올리며 ‘트렌치코트는 클래식이 진리’라는 관념을 조금씩 지워내는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드레스에 가까운 변주가 눈에 띈다. 허리를 조여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하거나, 밑단이 플리츠스커트처럼 퍼지는 스타일로 우아함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심플한 롱 코트를 갖고 있다면 브랜드의 레퍼런스를 참고해도 좋겠다. 실크 소재의 아우터와 이너의 조합으로 고급스러운 아웃핏을 완성한 페라가모, 레드 컬러 코트 안에 브라운 색상의 재킷을 레이어드한 라코스테 등이 좋은 예다. 발목을 넘는 긴 기장의 코트를 갖고 있다면 팬츠리스 스타일을 시도해보자. 걸을 때마다 은근히 비치는 다리 라인 덕분에 관능미를 뽐낼 수 있다. 이정윤 패션 프리랜서 에디터는 “쇼츠 안에 트렌치코트와 상반되는 색상의 스타킹을 신으면, 컬러와 실루엣의 극적인 대비로 룩이 더욱 스타일리시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우터의 길이가 길수록 이너 웨어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몸 전체를 커버하는 아우터 특유의 답답함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 이때 이너 웨어는 단순히 아우터 안에 숨기는 아이템이 아닌, 룩의 중심을 잡아주는 용도가 돼야 한다. 블랙 컬러나 레더 소재의 아우터를 입었다면 딱 달라붙는 화이트 슬리브리스를 선택해 시선을 상체로 끌어올리자. 어깨가 처지는 루스한 스타일의 아우터라면 이너 웨어로 오버사이즈 셔츠를 추천한다. 실루엣이 비슷한 아이템을 선택해야 룩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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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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