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럴 톤으로 미니멀하게 꾸민 거실. 부부의 공통 취미인 영화 감상에 집중한 공간으로 대형 TV와 폭신한 소파, 다이닝 테이블로만 채웠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a0/67a986a0027bd2738250.jpg)
뉴트럴 톤으로 미니멀하게 꾸민 거실. 부부의 공통 취미인 영화 감상에 집중한 공간으로 대형 TV와 폭신한 소파, 다이닝 테이블로만 채웠다.
올해로 결혼 11년 차에 접어든 정해진·이승은 부부는 지난해 여름,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 두 번째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지어진 지 26년 된 107㎡(약 32평)의 구축 아파트로, 시간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부부의 선택에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부부 모두 출퇴근을 하기에 거리가 적당했고, 무엇보다 어떤 집을 만나든 ‘취향껏 리모델링하리라’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 신혼집도 20년이 훌쩍 넘은 구축 아파트였어요. 지어진 이후 수리를 전혀 하지 않아 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죠. 디자인부터 자재 선택, 디자이너와의 조율 등 인생에서 처음 하는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공부가 참 많이 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희 입맛대로 디자인된 집이 주는 힘을 알게 됐어요. 그 집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는데, 생활하는 내내 삶의 만족도가 정말 높았거든요.”
![유난히 좁아 고민이 많았던 현관. 거실의 원목마루와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비슷한 컬러의 모자이크 타일과 유리블록을 활용해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a6/67a986a61e91d2738250.jpg)
유난히 좁아 고민이 많았던 현관. 거실의 원목마루와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비슷한 컬러의 모자이크 타일과 유리블록을 활용해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 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했던 경험 덕에 새로운 집의 수리 방향은 비교적 명확했다. 부부가 중점을 둔 부분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따뜻하고 포근한 휴식 중심의 공간으로 디자인할 것. 둘째, 주조색으로 화이트와 밝은 우드를 활용할 것. 셋째, 취미 생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것 등이다. “첫 신혼집을 수리하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 집에서 꽤 오랫동안 살았는데, 그 기간에 저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인테리어 포인트들을 알게 됐죠. 그래서인지 사는 내내 “다음 집은 이렇게 하자”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집의 메인 콘셉트는 ‘휴식’이에요. 평일에는 퇴근 후 소파에 편히 앉아 맥주 한잔하며 하루 동안 쌓인 피로와 긴장을 덜어내고, 주말에는 음식을 맛있게 요리해서 와인을 곁들여 먹으며 대화할 수 있는 집. 이곳은 단순히 디자인이 예쁜 집을 넘어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과 로망을 담기 위해 노력한 공간입니다.”
기능과 동선에 집중한 레이아웃
![주방과 다용도실을 연결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개방형 주방. 냉장고는 빌트인 제품으로 구매한 후 가구 도어를 달아
마치 키큰장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했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ab/67a986ab01f4d2738250.jpg)
주방과 다용도실을 연결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개방형 주방. 냉장고는 빌트인 제품으로 구매한 후 가구 도어를 달아
마치 키큰장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정해진·이승은 부부가 디자인만큼 공을 들인 것이 있다면 생활 패턴에 맞춘 동선 설계다. 침실 옆 드레스 룸, 아일랜드 테이블을 세로로 길게 배치한 개방형 주방 등 모두 동선의 효율성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이번 시공에서 고민을 가장 많이 한 곳은 주방이에요. 유난히 좁기도 했거니와 둘이 함께 음식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싶었던 저희로서는 실용적인 동선을 만드는 게 꽤나 중요했거든요. 여러 레이아웃을 고민하다 지금의 개방형 주방 디자인을 선택했는데, 재료 손질부터 조리, 설거지까지 요리의 전 과정에 부부가 함께할 수 있어 여러모로 만족해요.”
![재택근무나 취미 생활을 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미니멀한 서재.](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af/67a986af11c4d2738250.jpg)
재택근무나 취미 생활을 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미니멀한 서재.
‘ㄱ’ 자 싱크대와 냉장고, 4인용 식탁만으로도 꽉 찼던 작은 주방이 이런 개방감 있는 곳으로 변신한 것은 버리는 부분 없이 공간을 알뜰히 사용했기 때문이다. 수납을 해결하기 위해 수납공간이 많은 주방 가구를 제작했고, 세탁실 용도로만 사용하던 다용도실을 주방과 이어지도록 설계해 보조 주방의 역할을 더했다. 보조 주방은 밥솥,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 가전과 부엌살림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미니멀한 집에 세련미를 더하는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 온도조절기는 ‘구글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선택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 온도 조절을 하는 등 구축 아파트지만 IT 기술을 누릴 수 있게 재정비했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b4/67a986b424bfd2738250.jpg)
미니멀한 집에 세련미를 더하는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 온도조절기는 ‘구글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선택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 온도 조절을 하는 등 구축 아파트지만 IT 기술을 누릴 수 있게 재정비했다.
침실 한쪽에 가벽을 세워 만든 드레스 룸도 부부의 시간을 아껴주는 레이아웃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침실이 유독 넓어서 수면 공간 이외에 또 다른 성격으로 이곳을 활용하고 싶었어요. 몇 가지 공간을 떠올리다가 저희의 생활 패턴과 평소 동선을 고려했을 때 드레스 룸으로 쓰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은방 한 곳도 세탁실 겸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고 있거든요. 침실 옆 드레스 룸은 아내가, 작은방 드레스 룸은 제가 주로 사용하는데, 바쁜 아침에 동선이 겹치지 않으니 출근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이색 소재로 만들어낸 인테리어 포인트
![빈티지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해 레트로풍으로 디자인한 부부 욕실. 좁은 공간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세면대와 변기만을 세팅하고, 건식으로 사용한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ba/67a986ba2201d2738250.jpg)
빈티지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해 레트로풍으로 디자인한 부부 욕실. 좁은 공간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세면대와 변기만을 세팅하고, 건식으로 사용한다.
이 집에서 포인트가 되는 것은 소재다. 특히 우드와 화이트로 채워진 뉴트럴 톤의 공간에 유리와 스테인리스 소재는 확실한 포인트가 된다. “음식점의 오픈 키친, 인더스트리얼 콘셉트의 로스터리 카페, 기내 서비스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소재들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차가운 소재 자체의 느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위생적이고 실용적으로 보였거든요. 처음엔 주방 전체를 스테인리스로 채우고 싶었지만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어요. 그래도 꼭 한 곳은 스테인리스를 넣고 싶어서 홈 바 소재로 선택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커피, 위스키가 모두 이 스테인리스 소재와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이 집의 첫인상이기도 한 유리블록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로 디자인과 채광, 개방감을 모두 만족시킨다. “커튼 없이도 사생활 보호와 채광 등 모든 면에서 만족을 주는 소재로 유리블록만 한 게 없어요. 공간 분리를 위해 가벽을 설치할 때도 벽 일부를 유리블록으로 처리하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면서 공간에 포인트가 되죠.” 시공을 담당한 카멜레온디자인 현은지 실장의 조언이다. 자신들의 취향을 잘 알고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집을 완성한 정해진·이승은 부부. 새로운 취향을 더하며 집이라는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이곳은 늘 온전한 쉼을 선사하는 휴식처가 될 것만 같다.
![유난히 큰 방이었던 침실에는 가벽을 설치해 작은 드레스 룸을 만들었다. 가벽에 유리블록 디테일을 더하니 개방감을 주는 것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7/a9/86/c1/67a986c11faad2738250.jpg)
유난히 큰 방이었던 침실에는 가벽을 설치해 작은 드레스 룸을 만들었다. 가벽에 유리블록 디테일을 더하니 개방감을 주는 것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다.
#인테리어 #아파트리모델링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제공 카멜레온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