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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저속노화 구세주로 떠오른 ‘애사비’, 어떻게 마셔야할까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2024. 10. 16

애플 사이다 비니거를 줄여 부르는 ‘애사비’ 열풍이 가실 줄 모른다. 다이어트에만 효과가 있다고 오해하면 금물.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으니 저속노화의 친구로 손색이 없다.

125만6500. 지난 1년간 네이버에서 ‘애사비’를 검색한 횟수다. 정식 명칭인 애플 사이다 비니거를 검색한 49만여 건까지 합치면 총검색량은 175만여 건에 달한다. 애사비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다이어트를 넘어 건강법으로

애플 사이다 비니거(Apple Cider Vinegar·ACV, 이하 애사비) 다이어트가 화제가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빅토리아 베컴을 필두로 미란다 커, 스칼렛 요한슨, 킴 카다시안 등 셀럽들이 10여 년 가까이 애사비를 마셔왔다. 해외에서 애사비의 줄임말로 쓰이는 ACV를 인스타그램에 검색하면 4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나온다. 한국에서 애사비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2023년부터. 당시 평균 월 검색량은 1만 건 정도로 집계됐다. 정점을 찍은 건 올해 2월. 한 달 동안 검색 건수가 무려 17만 건에 달했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MC 전현무가 애사비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여름이 지났음에도 애사비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꿀팁뿐 아니라 건강법으로 알려진 덕분이다. SNS에서 애사비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다이어트인데, 그 뒤로 혈당과 혈당 스파이크가 따라붙는다. 다이어터를 넘어 성인병 환자나 식단 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애사비 인기가 퍼지는 중이다. 특히 혈당 스파이크는 저속노화 트렌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제 애사비는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사비가 정확히 뭔데?

애플 사이다 비니거는 우리가 흔히 쓰는 사과식초와는 다르다. 시판 사과식초를 패스트푸드로, 애사비를 슬로푸드로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시판되는 사과식초는 소량의 사과즙에 주정을 넣어 단시간에 발효시킨다. 일반적으로 정제수에 주정과 사과 농축액을 약간 넣고, 구연산과 합성향료 등의 첨가물이 들어가기도 한다. 반면 애사비는 으깬 사과에 설탕을 더한 후 효모로 자연 발효시킨 결과물이다. 사과와 설탕, 효모로만 만들고 합성 첨가물은 들어가지 않는다. 애사비를 소개할 때는 ‘두 번 발효했다’는 설명이 자주 언급된다. 이름을 살펴보면 발효의 과정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사과(apple)가 발효되어 생성되는 첫 번째 결과물은 사과주(cider)다. 그리고 사과주가 초산 발효돼 만들어지는 최종 결과물이 식초(vinegar)인 것이다.

긴 시간 발효 과정을 거치는 만큼 효모로부터 생성된 유익한 성분이 가득하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아세트산은 유기산의 한 종류로, 초산이라고도 불린다. 식초의 시큼한 맛을 내는 성분이다. 유기산은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하고, 체내의 활성산소를 파괴해 항산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외에 단백질, 펙틴, 칼륨을 비롯해 각종 미네랄도 풍부하다. 좋은 애사비를 고르고 싶다면 ‘초모’에 주목해야 한다. 초모는 에틸알코올을 직접 산화시켜서 아세트산을 만드는 호기성 세균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쉽게 말해 식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균주를 일컫는다. 발효 상태에 따라 초산과 유기산이 결합해 덩어리지기도 한다. 만약 애사비 병 속에 침전물이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초모를 확인한 것이다. 속성 발효 후 살균도 하는 시판 식초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귀한 존재다.

하루 1잔, 애사비 다이어트

다이어트 퀸으로 알려진 소유가 선택한 애사비.

다이어트 퀸으로 알려진 소유가 선택한 애사비.

애사비의 효능은 다양하다. 특히 과한 것을 줄여주는 효과가 좋다. 체중 감소, 혈당 저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고혈압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수립되었고, 연구 역시 진행 중이다.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관심도 많이 받는 주제는 역시 다이어트다. 하루에 1큰술, 15ml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니 감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혹할 만도 하다. 다이어트 전문 유튜버 ‘일주어터’를 비롯해 에스파 지젤, 시스타 소유, 전현무 등이 평소 다이어트 비법으로 언급했을 만큼 실제로 애사비에 열광하는 셀럽이 많다.

감량의 비밀은 애사비 속 아세트산에 있다. 식초의 신맛은 입맛을 돋우기도 하지만, 포만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적은 양을 먹어도 쉽게 배부름을 느낄 수 있으니 음식 섭취량이 줄어든다. 특히 탄수화물 함량이 많은 식단에 산미를 더하면 효과가 좋은데, 쌀밥이나 국수, 면류 등에 집중된 한국인의 식습관에 그만이라는 평이다.

애사비와 체중 감량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도 있다. 레바논 카슬리크 성령대학교의 로니 아부-칼릴 박사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2주 동안 매일 사과식초 1큰술을 마신 12세부터 25세까지의 참가자 120명의 몸무게가 평균 6.8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15ml의 애사비를 마신 참가자 30명은 평균적으로 8.2kg의 감량이 이루어졌고, 10ml를 마신 참가자들은 평균 6.4kg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5ml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평균 4.6kg의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참여자가 10~20대로 제한적이고, 연구 기간이 12주로 짧다는 점은 아쉽지만 애사비의 다이어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세 그룹에서 공통으로 혈당과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노화를 늦추고 싶다면, 애사비 활용법

‘나혼자산다’의 전현무와 유튜버 ‘일주어터’도 애사비 열풍에 동참한다.

‘나혼자산다’의 전현무와 유튜버 ‘일주어터’도 애사비 열풍에 동참한다.

최근의 저속노화 트렌드에 따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게 된 혈당 역시 애사비로 낮출 수 있다. 애사비 속 유기산이 침 속에 포함된 소화 효소의 작용을 둔화시키는 게 포인트다. 당질의 분해 속도가 지연됨으로써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한다는 원리다. 일본 가나가와현립 보건복지대학의 스기야마 미치코 교수 팀이 일본 내에서 조사한 연구 결과가 좋은 사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쌀밥 1공기를 먹을 때 식초를 1숟가락 정도 함께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식후의 혈당 상승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연쇄적으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군에 있는 사람이라면 애사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좋다.

심각한 질환이나 질병을 우려해서라기보다 애사비는 대사에 여러 가지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장점이 바로 소화 능력 개선이다.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위산이 부족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애사비 속 유기산이 위산과 더해지면 소화력을 높일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에 시달리는 사람이 애사비를 적절히 섭취하면 위장 내 산도가 조절되면서 속쓰림을 개선할 수 있다.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애사비에 함유된 펙틴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일에 많이 함유된 펙틴은 장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기여하므로, 변비나 설사 등을 완화한다.



애사비 복용 시 주의 사항

다만 산도가 높은 애사비의 특성상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원액 그대로 마시거나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식도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치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일반적으로 따뜻한 물 1잔에 애사비 1숟가락(15ml)을 타서 마시는 것이 보편적이다.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하루 최대 2숟가락(30ml)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치아의 법랑질을 최대한 보호하려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공복에 복용할 경우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으니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젤리 형태의 애사비도 인기다. 다만 젤리는 흡수율이 떨어지고, 당류 함량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애사비 #애플사이다비니거 #전현무다이어트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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