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이 다른 ‘블루’ 컬러 매치와 진한 월넛 우드 디테일의 필름으로 무게감 있게 연출한 거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b/6c/659e2b6c0b0bd2738250.jpg)
톤이 다른 ‘블루’ 컬러 매치와 진한 월넛 우드 디테일의 필름으로 무게감 있게 연출한 거실.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154㎡(46평) 공간은 이경민·이경희 부부와 열 살, 세 살배기 형제가 사는 네 식구의 보금자리다. 6주 동안의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20년 된 여느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구조를 완성했다.
“새해에 결혼한 지 12년 차가 돼요. 결혼 후 신혼 생활을 시작한 집에서 오랜 기간 전세를 살다 평수를 넓혀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죠. 이 집은 결혼 후 처음 장만한 ‘내 집’이기도 해요.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인 데다, 우리 가족이 장만한 첫 집인 만큼 고민할 것도 없이 아주 공을 들여 집을 고치기로 마음먹었죠. 리모델링 전략은 ‘디자인 능력은 물론 시공자의 소통 능력 등 여러 면을 고려해 마음에 드는 시공업체를 고른 후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자’였어요. 그게 집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지금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결정한 이들 부부에게도 주문 사항은 있었다. 심심한 화이트 인테리어 대신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집 전체를 디자인할 것,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별도 공간을 확보해줄 것, 레고 놀이를 좋아하는 큰아이에게 작게나마 전용 놀이공간을 마련해줄 것 등이 그것. 이번 시공을 맡은 디자인코멘트 신윤섭 실장은 이 의견을 듣고 블루 컬러 베이스의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아이들의 공간은 철거할 수 없는 내력벽을 적극 활용했다. 베란다 확장 후 남은 내력벽 뒤로 평상형 벤치를 놓았는데, 이로써 방과 다른 매력의 아늑한 독서 공간이 마련됐다.
번뜩이는 내력벽 활용 아이디어
![베란다는 확장하고 벤치를 설치해 아이들의 독서 공간으로 활용한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b/fc/659e2bfc1602d2738250.jpg)
베란다는 확장하고 벤치를 설치해 아이들의 독서 공간으로 활용한다.
거실은 부부의 주문 사항에 가장 부합한 공간이다. 진한 월넛 우드 디테일의 필름이 한쪽 벽면을 채우고 그 앞으로 네이비에 가까운 딥 블루 컬러의 패브릭 소파, 비비드한 컬러감의 블루 선반, 블루 컬러 베이스의 그림이 어우러져 부부가 원하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이 완성됐다. 거실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곳은 베란다 확장 공간. 소파 옆에 설치된 선반형 파티션은 베란다 확장 후 철거할 수 없는 내력벽을 적극 활용해 디자인한 것으로, 비비드한 색감의 블루 철제 선반을 뱅 둘러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곳에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실용성까지 더한다. “새집에 이사하면 아이들의 독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각각 방을 하나씩 내어주고 서재와 드레스 룸, 부부 침실을 확보하고 나니 따로 활용할 수 있는 방이 없더라고요. 그때 실장님이 베란다 활용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내력벽에 인테리어 요소를 더해 파티션 역할을 부여하고, 벤치를 만들어 독서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말이죠. 내력벽 뒤가 좁다 보니 참 아늑한 공간이 완성되었는데, 아이들이 그곳을 아지트처럼 여기며 참 좋아해요. 그곳에 앉아 바라보는 바깥 뷰가 근사해 저희 부부도 애정을 가지는 장소가 되었고요.”
![철거가 어려운 내력벽을 파티션으로 활용해 공간 분리 효과를 내는 주방. 아일랜드 식탁 상판과 다이닝 테이블 모두 같은 패턴의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 공간에 통일성을 더했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f/22/659e2f222595d2738250.jpg)
철거가 어려운 내력벽을 파티션으로 활용해 공간 분리 효과를 내는 주방. 아일랜드 식탁 상판과 다이닝 테이블 모두 같은 패턴의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 공간에 통일성을 더했다.
주방의 레이아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집 주방은 따로 분리하지 않았음에도 별도의 공간으로 나뉜 것처럼 보인다. 파티션을 만들어두었기 때문인데, 그 덕에 주방이 구분되는 효과가 생긴 것은 물론 자질구레한 살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생겨났다. 주방을 완벽하게 가려주는 파티션은 사실 철거할 수 없는 내력벽을 활용해 만든 것. 주방과 거실 모두를, 리모델링을 방해하는 골칫덩어리로 치부되던 내력벽을 활용해 변신시킨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코지 코너의 재발견
![코지 코너의 조적 벽체를 모두 철거한 후 드러난 파우더 룸을 재단장해 완성한 건식 세면 공간 겸 파우더 룸. 레트로 패턴의 타일과 모던한 컬러 수전, 세면대의 조화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d/ff/659e2dff22b6d2738250.jpg)
코지 코너의 조적 벽체를 모두 철거한 후 드러난 파우더 룸을 재단장해 완성한 건식 세면 공간 겸 파우더 룸. 레트로 패턴의 타일과 모던한 컬러 수전, 세면대의 조화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실에 이르는 긴 복도를 만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복도 끝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저희 집의 코지 코너도 여느 집처럼 벽면이었어요. 옆으로는 부부 침실로 들어가는 문이 나 있었고, 부부 침실에 들어가면 또 하나의 문을 통해 파우더 룸과 부부 욕실이 이어져 있었죠. 이 공간을 대대적으로 손봤어요. 복도 끝 코지 코너의 조적 벽체를 모두 철거하고, 철거 후 드러난 파우더 룸에 세면대를 설치해 건식 세면 공간 겸 파우더 룸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죠.” 이경민·이경희 부부 침실 옆 오픈된 파우더 룸은 얼핏 유럽 호텔 욕실을 연상시킬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존 중문 위치를 옮겨 긴 폭의 복도형으로 디자인한 현관. 공간이 길어진 만큼 수납공간이 대폭 늘어났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30/39/659e303905e6d2738250.jpg)
기존 중문 위치를 옮겨 긴 폭의 복도형으로 디자인한 현관. 공간이 길어진 만큼 수납공간이 대폭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은 조적 세면대 받침에 쓰인 타일과 세면대 마감재. 블루 컬러의 수전과 블랙 세면대, 레트로 무드 패턴 타일의 조화는 세련됨을 넘어 힙한 느낌까지 풍긴다.
![아늑함이 극대화된 부부 침실. 침대와 마주한 벽면에는 붙박이장과 오픈 행어, 벤치 등을 설치해 침실의 활용도를 높였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e/20/659e2e201cf9d2738250.jpg)
아늑함이 극대화된 부부 침실. 침대와 마주한 벽면에는 붙박이장과 오픈 행어, 벤치 등을 설치해 침실의 활용도를 높였다.
파우더 룸의 변신으로 부부 침실 구조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입구. 여닫이문 대신 철제 간살 디테일의 슬라이딩 도어를 시공해,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집이 아닌 여행지의 숙소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내부 공간 역시 호텔을 연상시킨다. 바닥부터 침대 헤드월까지 원목마루로 연결해 따뜻한 느낌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헤드월 뒤편으로 간접조명을 달아 아늑한 무드를 더했다.
![블루와 옐로 컬러의 조화가 발랄한 분위기를 전하는 아이방. 침대 헤드보드로도 활용되는 파티션 뒤편으로 단차를 높인 좌식 공간을 마련, 아이의 레고 놀이 장소 겸 아지트로 쓴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e/65/659e2e65236dd2738250.jpg)
블루와 옐로 컬러의 조화가 발랄한 분위기를 전하는 아이방. 침대 헤드보드로도 활용되는 파티션 뒤편으로 단차를 높인 좌식 공간을 마련, 아이의 레고 놀이 장소 겸 아지트로 쓴다.
침실 반대편 공간은 부부 욕실이다. 세면대를 바깥으로 뺀 덕에 욕실 공간이 훨씬 여유로워졌는데, 그 덕에 넓은 조적 욕조 시공이 가능했다. 욕조는 집에서 두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물을 가득 받아두면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긴다고. 집의 컨디션이 생활의 질을 한껏 높인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만족도가 상상 이상이라는 이경민·이경희 부부. 집 꾸미는 재미에 매일이 즐겁다는 이들 부부의 달뜬 목소리에서 공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세면대를 바깥으로 빼내고 넓은 조적 욕조를 설치한 부부 욕실. 욕조는 3가지 타입의 타일로 디자인해 유니크한 분위기가 난다.](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65/9e/2e/79/659e2e791673d2738250.jpg)
세면대를 바깥으로 빼내고 넓은 조적 욕조를 설치한 부부 욕실. 욕조는 3가지 타입의 타일로 디자인해 유니크한 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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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디자인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