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일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 궁중음식(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이수자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요리 연구가인 한복선(71) 씨는 궁중요리 대가로 꼽혔던 故 황혜성 선생의 둘째 딸로, 자매들은 물론 딸 정라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까지 온 가족이 궁중음식을 연구하며 한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맛깔스럽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보급하는 데 평생을 바쳐온 그로부터 여름 보양식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선생님은 여름에 어떤 음식을 즐겨 드시나요.
시어머니께서 한여름에 콩국수를 해주시곤 했는데, 지금도 여름이면 즐겨 먹습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대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합니다. 비타민 B가 풍부하고 A와 D도 함유되어 있으며, 익혀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요. 또 콩의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콩국수의 핵심은 콩국입니다. 우선 흰콩을 씻어 4~5시간 충분히 물에 불린 뒤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뚜껑을 열고 삶으세요. 콩을 덜 삶으면 비리고, 너무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므로 적당히 삶는 것이 포인트랍니다. 삶은 콩은 찬물에 헹궈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긴 뒤 블렌더에 넣고 물을 조금 부어 곱게 가세요. 이때 잣이나 볶은 참깨를 첨가하면 고소한 맛이 더해집니다. 곱게 간 콩을 체에 밭친 뒤 냉장고에 차게 두면 완성입니다.
면역력 증진 등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이 있으신지요.
음식이 보약이라는 걸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알게 됐어요. 매 끼니마다 영양 균형이 잘 맞도록 재료 선택에 신중을 기합니다. 조리할 때는 간을 약하게 하고, 조리법 역시 최대한 간단하게 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고요. 또 하루에 6천 보 이상 지속적으로 걸으며 체력을 관리하고 있어요.
‘궁중요리’ 하면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일반인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여름철 궁중요리를 추천해주신다면.
궁중에서 즐겨 먹었던 여름 음료인 제호탕과 생맥산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호탕은 갈증 해소에 제격인 음료로 한약재로 만들어요. 오매육 600g과 초과 40g, 백단향 20g, 축사인 20g을 각각 굵게 간 뒤 돌냄비에 담아 물 3컵을 넣고 1컵이 되도록 천천히 달이세요. 그리고 꿀 1½컵에 약재 달인 물 1컵을 섞어 약불에서 30분쯤 달인 뒤 자기에 저장해두고 찬물에 타서 마시면 돼요. 생맥산은 여름에 끓인 물 대신 마시면 원기를 돋워주는 음료예요. 돌냄비에 맥문동 30g과 굵게 부순 인삼 30g을 넣고 물 5컵을 부어 천천히 약불에서 50분쯤 달이다가 오미자 15g을 넣고 10분쯤 끓인 뒤 불을 꺼요. 기호에 따라 수박즙이나 배즙을 넣어 마시면 열도 내리고 맛도 한결 좋아진답니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좀 더 맛있고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도 알려주세요.
닭은 성질이 따뜻해 위와 비장에 온기를 주고 원기를 보충해줘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뇌의 활동을 촉진하고 간 기능을 회복시켜 피로한 몸에 활력을 주는 영양 만점 식품입니다. 저는 영계 배 속에 찹쌀과 수삼, 껍질 벗긴 밤, 은행, 대추, 마늘을 넣고 푹 끓이는데 각종 재료가 어우러져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랍니다. 다만 닭 배 속에 찹쌀을 너무 많이 넣으면 잘 익지 않으니 적당량을 넣는 것이 중요해요. 냄비에 닭과 함께 찹쌀을 넣고 끓이거나, 찰밥을 따로 짓는 것도 방법이고요.
중장년층은 특히 한여름에 접어들면 입맛을 잃거나 소화력이 떨어져 고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여름 입맛 돋우는 요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구운 황기와 인삼, 쌀을 넣고 끓인 약선죽인 ‘보허정기죽’을 추천해요. 황기는 기력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피부를 건강하게 해요.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진액을 생성해 마음을 편하게 하며, 자양 강장 효과가 있고요. 건삼 1뿌리는 저며 썰고, 자른 황기 30g은 마른 팬에 구워요. 돌냄비나 유리냄비에 건삼과 황기를 넣고 물 5컵을 부어 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약하게 해 20분간 끓인 뒤 국물을 걸러요. 건더기에 물 5컵을 부어 20분쯤 끓이다가 국물을 걸러 이전의 국물과 합해 약물을 완성해요. 이 약물에 쌀 1컵을 넣고 잘 퍼질 때까지 푹 끓여 죽을 만들면 완성입니다. 기호에 따라 꿀을 넣어 먹어도 좋고요.
요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음식이 몸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요리를 시작하세요. 솜씨가 없어도 여러 번 시도하다 보면 차츰 요리가 재밌어지고 맛도 나게 된답니다. 한 끼 식사가 나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귀하게 여기세요. 또 어떤 음식이든지 만든 사람을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복선표 복날 음식
Ingredients
닭 ½마리, 대파 1대, 마늘 2쪽, 생강 1쪽,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흰 깨 1컵, 다진 소고기·미나리 50g씩, 두부 30g, 완자양념(소금·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밀가루·달걀물·식용유 적당량씩, 달걀·불린 표고버섯·홍고추 2개씩, 오이 ⅓개, 녹말가루 1큰술
How to make
1 닭에 대파와 마늘, 생강을 넣고 무르게 삶는다. 닭살은 찢어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양념하고, 국물은 차게 식혀 기름을 걷는다.
2 흰 깨는 물에 불려 껍질을 벗긴 뒤 블렌더에 담고 닭육수를 조금씩 부으며 곱게 갈아 체에 밭친다.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3 다진 소고기와 두부를 섞고 완자양념을 넣어 무친 뒤 직경 1cm의 완자 모양으로 빚는다.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식용유를 두른 팬에 지진다.
4 미나리는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지지고, 달걀은 황백 지단으로 부친다. 미나리전과 지단을 2×4cm의 골패형으로 썬다.
5 오이, 표고버섯, 홍고추를 달걀 지단과 같은 크기로 썰어 녹말가루를 씌운 뒤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에 헹군다.
6 큰 그릇에 준비한 재료를 담은 후 ②의 국물을 차게 해서 붓는다.
사진제공 한복선
선생님은 여름에 어떤 음식을 즐겨 드시나요.
시어머니께서 한여름에 콩국수를 해주시곤 했는데, 지금도 여름이면 즐겨 먹습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대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합니다. 비타민 B가 풍부하고 A와 D도 함유되어 있으며, 익혀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요. 또 콩의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콩국수의 핵심은 콩국입니다. 우선 흰콩을 씻어 4~5시간 충분히 물에 불린 뒤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뚜껑을 열고 삶으세요. 콩을 덜 삶으면 비리고, 너무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므로 적당히 삶는 것이 포인트랍니다. 삶은 콩은 찬물에 헹궈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긴 뒤 블렌더에 넣고 물을 조금 부어 곱게 가세요. 이때 잣이나 볶은 참깨를 첨가하면 고소한 맛이 더해집니다. 곱게 간 콩을 체에 밭친 뒤 냉장고에 차게 두면 완성입니다.
면역력 증진 등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이 있으신지요.
음식이 보약이라는 걸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알게 됐어요. 매 끼니마다 영양 균형이 잘 맞도록 재료 선택에 신중을 기합니다. 조리할 때는 간을 약하게 하고, 조리법 역시 최대한 간단하게 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고요. 또 하루에 6천 보 이상 지속적으로 걸으며 체력을 관리하고 있어요.
‘궁중요리’ 하면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일반인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여름철 궁중요리를 추천해주신다면.
궁중에서 즐겨 먹었던 여름 음료인 제호탕과 생맥산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호탕은 갈증 해소에 제격인 음료로 한약재로 만들어요. 오매육 600g과 초과 40g, 백단향 20g, 축사인 20g을 각각 굵게 간 뒤 돌냄비에 담아 물 3컵을 넣고 1컵이 되도록 천천히 달이세요. 그리고 꿀 1½컵에 약재 달인 물 1컵을 섞어 약불에서 30분쯤 달인 뒤 자기에 저장해두고 찬물에 타서 마시면 돼요. 생맥산은 여름에 끓인 물 대신 마시면 원기를 돋워주는 음료예요. 돌냄비에 맥문동 30g과 굵게 부순 인삼 30g을 넣고 물 5컵을 부어 천천히 약불에서 50분쯤 달이다가 오미자 15g을 넣고 10분쯤 끓인 뒤 불을 꺼요. 기호에 따라 수박즙이나 배즙을 넣어 마시면 열도 내리고 맛도 한결 좋아진답니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좀 더 맛있고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도 알려주세요.
닭은 성질이 따뜻해 위와 비장에 온기를 주고 원기를 보충해줘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뇌의 활동을 촉진하고 간 기능을 회복시켜 피로한 몸에 활력을 주는 영양 만점 식품입니다. 저는 영계 배 속에 찹쌀과 수삼, 껍질 벗긴 밤, 은행, 대추, 마늘을 넣고 푹 끓이는데 각종 재료가 어우러져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랍니다. 다만 닭 배 속에 찹쌀을 너무 많이 넣으면 잘 익지 않으니 적당량을 넣는 것이 중요해요. 냄비에 닭과 함께 찹쌀을 넣고 끓이거나, 찰밥을 따로 짓는 것도 방법이고요.
중장년층은 특히 한여름에 접어들면 입맛을 잃거나 소화력이 떨어져 고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여름 입맛 돋우는 요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구운 황기와 인삼, 쌀을 넣고 끓인 약선죽인 ‘보허정기죽’을 추천해요. 황기는 기력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피부를 건강하게 해요.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진액을 생성해 마음을 편하게 하며, 자양 강장 효과가 있고요. 건삼 1뿌리는 저며 썰고, 자른 황기 30g은 마른 팬에 구워요. 돌냄비나 유리냄비에 건삼과 황기를 넣고 물 5컵을 부어 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약하게 해 20분간 끓인 뒤 국물을 걸러요. 건더기에 물 5컵을 부어 20분쯤 끓이다가 국물을 걸러 이전의 국물과 합해 약물을 완성해요. 이 약물에 쌀 1컵을 넣고 잘 퍼질 때까지 푹 끓여 죽을 만들면 완성입니다. 기호에 따라 꿀을 넣어 먹어도 좋고요.
요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음식이 몸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요리를 시작하세요. 솜씨가 없어도 여러 번 시도하다 보면 차츰 요리가 재밌어지고 맛도 나게 된답니다. 한 끼 식사가 나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귀하게 여기세요. 또 어떤 음식이든지 만든 사람을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복선표 복날 음식
임자수탕
Ingredients닭 ½마리, 대파 1대, 마늘 2쪽, 생강 1쪽,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흰 깨 1컵, 다진 소고기·미나리 50g씩, 두부 30g, 완자양념(소금·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밀가루·달걀물·식용유 적당량씩, 달걀·불린 표고버섯·홍고추 2개씩, 오이 ⅓개, 녹말가루 1큰술
How to make
1 닭에 대파와 마늘, 생강을 넣고 무르게 삶는다. 닭살은 찢어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양념하고, 국물은 차게 식혀 기름을 걷는다.
2 흰 깨는 물에 불려 껍질을 벗긴 뒤 블렌더에 담고 닭육수를 조금씩 부으며 곱게 갈아 체에 밭친다.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3 다진 소고기와 두부를 섞고 완자양념을 넣어 무친 뒤 직경 1cm의 완자 모양으로 빚는다.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식용유를 두른 팬에 지진다.
4 미나리는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지지고, 달걀은 황백 지단으로 부친다. 미나리전과 지단을 2×4cm의 골패형으로 썬다.
5 오이, 표고버섯, 홍고추를 달걀 지단과 같은 크기로 썰어 녹말가루를 씌운 뒤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에 헹군다.
6 큰 그릇에 준비한 재료를 담은 후 ②의 국물을 차게 해서 붓는다.
사진제공 한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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