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핀 율의 집 2 가구 디자이너 핀 율
‘덴마크 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핀 율(1912~1989)은 이름 자체의 명성 외에 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큰 존재감을 남긴 디자이너다. 2012년은 건축가이자 가구 설계자였던 그의 탄생 1백 주년을 기리는 해다. 핀 율의 나라 덴마크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크고 작은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으며, 대규모 회고전이 우리나라 ‘대림미술관’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핀 율은 1912년 덴마크에서 의류상인 요하네스 율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권위적인 아버지의 설득으로 1930년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 건축학부에 입학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건축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고, 자신의 사무실을 열어 건축뿐 아니라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 등에 걸쳐 큰 활약을 보이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가구 설계를 배운 그는 1937년 가구 설계자로 공식 데뷔하고 보비르케 회사에서 그의 가구를 시리즈로 생산했다. 1951년부터는 미국 미시간의 베이커 퍼니처 주식회사가 그의 가구를 생산했으며, 같은 해 UN미국본부가 문을 열면서 회의장 건물의 인테리어를 맡아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1950년 밀란 트리엔날레에서 5개의 골드메달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친 그는 해외에서 수차례 전시를 진행하며 그때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덴마크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가구를 건축물의 일부 혹은 방 표현의 일부라고 보았다. 이로 인해 핀 율의 가구는 작은 크기의 건축물임과 동시에 아트 오브제 같은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재료와 공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은 디자인과 기능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숙련된 장인들이 최고의 손길로 마감하는 핀 율의 작품은 1940년대 완성도 높은 공정으로 생산됐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현재 덴마크 원컬렉션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 Chieftains chair는 보는 이가 압도당할 만큼의 크기와 강한 남성적인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다. 젊은 인디언 추장이 성난 짐승을 사냥하는 이미지를 모티프로 삼아 제작했으며, 장인들이 최고의 손길로 마감했다.
2 핀 율의 대표작 No.45chair(1945)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우드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벗어나 유려한 곡선이 드러나게 형태를 잡은 획기적인 암체어다. 프레임에서 시트와 등받이 부분을 분리시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의자로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핀 율 컬렉터 오다 노리츠구 교수는 이 의자를 ‘근대 의자의 어머니’라고 정의했다.
3 1940년 발표된 Pelikan(오른쪽 의자)은 새의 부리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의자로, 형태 전체를 감싸는 유기적인 곡선의 흐름이 자유롭고 예술적이다.
김명한씨는…
빈티지 가구 컬렉터이자 복합 디자인 공간인 aA디자인뮤지엄의 대표. 1992년 아지오를 설립했고, 얼마 전에는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 aAfurniture를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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