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발목까지 쌓여 도로 위 차가 엉금엉금 기어가던 지난겨울, 하늘이 뿔난 듯 이어지는 기상이변을 겪으며 ‘과연 봄이 올까?’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 해보다 유난히 봄이 기다려졌다. 이런 걱정도 잠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대지에 봄기운이 도래하니, 꽃구경 산구경 하러 나온 나들이족이 눈에 많이 띈다. 봄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레스토랑 겸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한 지앤아트 스페이스(031-286-8500)는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도예공방, 아트숍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외관 분위기부터 남다르다. 소마미술관과 선유도공원을 건축한 조성룡 건축가의 작품으로 ‘풍경으로의 건축’을 보여주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총 5개 각기 다른 건물로 구성된 공간은 전시, 교육, 창작, 레스토랑 등 서로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커다란 전체를 이루고 있다. 2층으로 구성된 하이드파크 레스토랑에선 양식과 커피 메뉴를 판매한다. 공간 곳곳에 도예가인 주인장이 직접 만든 그릇이 전시돼 있어 우리 도자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이곳 음식은 이런 도자기에 풍성하게 담겨 나오는데, 긴 사각접시에 담긴 루콜라샐러드와 관자애피타이저는 재료와 소스가 잘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맛 또한 일품이다. 호주산 쇠고기로 만든 부드러운 질감의 스테이크와 감칠맛 나는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해물스파게티도 강추다. 디저트 애플·아이스크림 피자를 꼭 맛볼 것! 식사를 마쳤다면 1·2층으로 된 옆 건물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특별전을 제외하고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예술 장르에 관계 없이 일반인이 쉽게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겸 아카데미, 생활용품·공예품·그릇·토분·식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지앤숍, 따뜻한 햇살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정원도 마련돼 있다.
이미 나들이족들에게 명소로 알려진 파주 프로방스 마을(1644-8088)도 이맘때면 꼭 들르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도 많고, 개성 있는 디자이너의 옷도 구경할 수 있으며, 보양식부터 양식 요리까지 다양한 맛을 고를 수 있기 때문. 예술마을인 헤이리와 인접해 있으며 파주출판도시와도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볼거리 많은 나들이 장소로 good!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장흥아트파크(031-877-0500)도 미술관, 야외공연장, 조각공원, 카페와 레스토랑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예술 작품들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화덕 모양의 아트파크 카페와 2층 규모의 패밀리 레스토랑 빨간소에서 식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육질이 부드러운 소안심 스테이크와 소갈비 스테이크가 이곳의 대표 메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던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싱그러운 꽃과 나무를 통해 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는 많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을 놓치지 말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향유해보길 바란다.
홍석천씨는 …
95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 각종 시트콤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방송인이자 이태원 마이타이를 비롯해 마이첼시, 마이차이나 등을 성공시킨 레스토랑 오너다. 미식가로 소문난 그는 전문적인 식견으로 맛은 물론 서비스, 인테리어, 분위기 좋은 베스트 맛집을 매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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