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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복스럽게 먹는 남편 김해준 보는 게 가장 큰 낙”

‘낭만 새댁’ 개그우먼 김승혜

이슬아 기자

2026. 03. 26

‘낭만부부’ 김해준과 더 낭만적인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개그우먼 김승혜를 만났다.



상대방의 밥 먹는 모습이 흐뭇하게 느껴지면 ‘찐 사랑’이라는 속설이 있다. 음식이라는 중요 자원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원초적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여서다. 지난해 개그맨 김해준과 결혼한 개그우먼 김승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승혜’에서 끊임없이 요리를 한다. “남편이 복스럽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결혼 후의 가장 큰 낙”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직은 요리 초보지만 제육볶음부터 냉이 갈비찜까지, 만들어내는 메뉴도 다채롭다. ‘현실판 낭만부부’에게서는 깨소금 냄새가 난다.

김승혜는 2024년 10월 김해준과 웨딩마치를 울리며 ‘개그계 24호 부부’가 됐다. 결혼을 기점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쾌한 신혼 생활과 소탈하면서도 진솔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개그맨 동료들을 두 사람의 신혼집으로 초대해 개그맨끼리의 사석 케미를 보여주는 영상이 화제다. 알콩달콩한 평소와 달리 동료들 앞에만 서면 흐르는 부부간 묘한 어색함이 특유의 웃음 코드로 작동한다. 결혼 1년 반이 돼가는 데도 “이제라도 비즈니스라고 고백하라”는 장난 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2007년 개그우먼이 된 김승혜는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았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고, ‘연예가중계’ 리포터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여성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FC개벤져스 미드필더로 활약한 바 있다. 결혼 이후 방송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사랑과 흥 넘치는 친근한 새댁’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김승혜를 마주했다.

김승혜와 김해준은 2024년 10월 결혼하며 ‘개그계 24호 부부’가 됐다.

김승혜와 김해준은 2024년 10월 결혼하며 ‘개그계 24호 부부’가 됐다.

유튜브 채널이 순항 중이에요. 운영은 즐겁나요.



신혼 생활도 그렇고 제 친구들과의 여행, 일상이 하나하나 영상으로 기록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소중해요. 찍으면서도 정말 즐겁고요. 요즘 들어 ‘이래서 다들 유튜브를 하는구나’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손님 초대와 음식 장만이 부담스럽지 않은가 봐요.

사실 MBTI는 I예요(웃음). 그런데 친구들이나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E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연예가중계’ 리포터일 때도 인터뷰만큼은 극 E처럼 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최근 남편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밖에서 사람 만날 시간이 거의 없어요. 일 핑계로 친한 친구들과 모여서 먹고 떠들다 보면 남편도 많이 웃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서 “사람들을 더 부르자” 하게 되더라고요.

먹는 촬영이 많아서일까요. 김해준 씨가 결혼 후 인생 최대 몸무게를 기록했다고 해 화제가 됐어요.

제가 주로 요리를 하는데, 잘 먹는 남편 모습이 보기 좋아서 2인분 이상씩 음식을 하고 그랬어요. 남편은 워낙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해주면 해주는 대로 다 먹어요. 그래서 살이 많이 찐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남편이 그렇게까지 살찐 줄 몰랐어요. 그냥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개그맨 동료들이 저희 집에 촬영하러 오면 엄청 놀리더라고요. 뒤늦게 심각성을 느꼈죠. 문제는 다이어트 음식도 자꾸 많이 만들게 된다는 거예요. 얼마 전에는 마녀 수프를 한 솥 끓였어요. 너무 많이 퍼줬는지 남편이 한 끼만 먹었는데도 질려하더라고요. 아무튼 남편이 밥 먹는 모습을 보면 ‘시부모님이 이래서 남편한테 음식을 계속 주시는 거구나’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요. ‘오늘 저녁에는 또 뭘 해주면 잘 먹을까’ 하는 고민도 하고요. 이런 게 신혼의 묘미 같아요.

“표현하는 법 알려준 남편, 정말 고맙죠”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데, 영상에서는 왜 그렇게 서로 어색해하는 건가요.

처음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을 때 저희 결혼을 안 믿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아직도 굉장히 많아요(웃음). 댓글뿐만 아니라 개그맨 동료들도 그렇게 놀리고요. 둘이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데, 남 앞에서는 괜히 부끄러워서 더 연기를 하게 되는 듯해요.

카메라 밖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서로만 아는 의외의 면이 있다면요.

많은 분이 영상을 보고 “김해준이 실제로는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남편은 표현에 적극적인 타입이에요. 반대로 저는 장녀라서 그런지, 표현에 좀 서툰 면이 있고요. 연애 때나 신혼 초에는 쑥스러워서 표현을 잘 못 했어요. 그런데 이제 남편을 보고 배워서인지 더 많이 표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점이 남편에게 정말 고마워요. ‘아 나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신혼부부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로 상대방이 퇴근해서 들어올 때 “오늘 고생했어요, 여보” 이렇게 하는 게 있잖아요. 이런 말을 진짜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게 되더라니까요. 남편이 요즘 ‘낭만부부’로 활동을 많이 하는데, 머리에 흰색 칠을 하고 지쳐서 들어오면 더더욱 그래요.

평소 성향, 여행 스타일 등은 정반대라던데요. 이런 것들은 어떻게 조율하고 있나요.

여행 스타일은 서로 완전히 달라요. 저는 스킨스쿠버라든지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 같은 액티브한 활동을 좋아하고요. 남편은 말 그대로 그냥 쉬기, 휴양을 즐기는 편이에요.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간 것도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하와이에서 경험해 보니 저도 휴양 여행이 편하고 괜찮더라고요. 이후로는 남편 여행 취향에 좀 맞추고 있어요. 그것 말고 실생활에서는 부딪히는 게 많지 않아요. 일단 식성이나 취향이 비슷해요. 쉴 때 닭발, 떡볶이 같은 음식을 시켜놓고 여행 유튜브 보는 걸 좋아하죠. 또 부부들이 청소나 위생 관념 문제로 많이 싸운다고들 하던데, 저희는 제가 많이 어지럽히는 편인데도 남편이 잔소리를 잘 안 해요. 스스로 심각하다고 느끼고 치울 때까지 기다려주니까 싸울 일이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남편이 유튜브 촬영을 반기기는 하죠(웃음). 사람들을 부르면 집을 싹 치우고 그 상태가 일주일은 가니까요. 

“‘낭만부부’ 출연? 질투 유발 재밌었어요”

금슬 좋은 개그맨·개그우먼 부부가 많아요. 롤 모델로 삼는 결혼 선배가 있나요.

1년 반쯤 살아보니 오히려 선배들이 저희 부부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던데요(웃음). 왜냐면 정말 하루하루가 즐겁거든요. 저희는 안 보이는 곳에서 알콩달콩한 편인 것 같아요. 티키타카가 잘 되니까 웃음도 끊이지 않고요. 제가 집에서 아이돌 춤 따라 추는 걸 좋아하는데, 남편이 그런 저를 보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정답을 외쳐요. 딱 봐도 아이돌 춤인데 갑자기 ‘그 사람이 여기서 왜 나와’ 싶은 답을 얘기하는 거죠. 둘이서 진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재밌게 놀아요.

직업적으로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불편한 건 없나요.

저희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노터치’예요. 저도 저만의 개그가 있듯 남편에게도 남편의 개그가 있기 때문에 존중하는 거죠. “여기서 이렇게 하면 더 웃길 것 같아” 하는 피드백을 줄 거라고들 생각하시는데,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똑같은 시청자로서 보고 있어요. ‘낭만부부’ 같은 경우에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와 진짜 우리 아빠 보는 것 같다’ 싶고, 숙모 연기를 하는 보람이(나보람)와 남편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저쪽이 더 부부 같은데?’ 하면서 즐기죠.

‘낭만부부’ 에피소드에 직접 출연도 하셨잖아요. 촬영은 어땠나요.

양상국 선배 소개팅 상대로 출연했어요. 그때 남편 반응이 웃겨서 저랑 양상국 선배랑 일부러 더 썸 타는 것처럼 장난을 쳤어요. 갑자기 대본에도 없는 쌈을 싸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손을 잡고(웃음). 대본에는 상황만 있었는데, 그렇게 하니까 남편도 막 웃고 당황스러워하면서 화내는 연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연기일까, 진짜 약간의 질투가 섞인 걸까, 저도 긴가민가하면서 재밌었어요.

유튜브 ‘낭만부부’에서 개그맨 양상국과 김승혜의 썸 타는 연기가 김해준의 질투를 낳았다.

유튜브 ‘낭만부부’에서 개그맨 양상국과 김승혜의 썸 타는 연기가 김해준의 질투를 낳았다.

김해준 씨만큼 부캐가 많은 개그맨도 없어요. 옆에서 보기에도 신기할 것 같아요.

맞아요. 캐릭터 하나 짜는 것도 정말 어렵거든요. 그래서 제 남편이지만 어떤 면에서 존경스러워요. 심지어 연기하는 캐릭터의 연령대, 직업, 성격이 다 다르잖아요. 개그에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캐릭터로는 원톱이지 않나 싶어요. 평소에 “대단하다” “최고의 개그맨이다”라고 직접 말도 해주는 편이에요.

개그우먼으로서 본인의 올해 목표도 궁금해요.

당장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유튜브 활동에 집중하려고 해요. 영상에 달아주신 댓글들을 보다 보면 정말 친근하다, 내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스스로 잘 몰랐던 모습을 알아보고 발견해 주시니까 감사하기도 하고, 저도 또 다른 나를 계속 발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영상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굉장히 털털한 성격이에요. 그동안 개그 무대에서는 예쁜 여자 역할을 주로 맡아서 이런 본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어요. 유튜브를 통해 원래 성격을 다 보여드리고 나니까 사실 저도 되게 편해요. 

또 한편으로는 구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제 제육볶음 레시피를 따라 했는데 맛있었다거나 다른 레시피도 더 알려달라는 댓글을 보면 ‘요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의지가 생겨요. 기회가 된다면 ‘편스토랑’에도 출연해보고 싶고요.

아쉽게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 8에서는 FC개벤져스를 볼 수 없게 됐어요. 팀 근황을 귀띔해주세요.

일단 팀 훈련은 안 하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하면서 다들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어요. ‘이제는 진짜 축구를 알 것 같다.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감이 온다’ 싶은 때 개편이 돼서 아쉬워요. 딱 이 한 계단만 오르면 우리도 3등 안에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물론 요즘 다른 팀들 실력이 너무 좋기는 해요. 그래서 FC개벤져스도 기존 멤버들만으로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그맨 가족, 친인척까지 축구 인재 풀을 넓혀서 신규 멤버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들이든 딸이든 빨리 낳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에서 임신 준비 중이라는 언급도 공개적으로 하시더라고요.

사실 신혼 초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어요. 산전 검사 영상을 찍은 뒤부터 ‘아, 내가 나이가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씩 준비를 시작했네요. 공교롭게 주변에 결혼하고 이제 막 임신을 준비 중인 친구들이 많아서 영양제는 어떻게 챙겨 먹어야 하는지 이런 정보들을 자주 공유하고 있어요.

자녀는 몇 명이나 계획하고 있나요.

어릴 때는 한 세 명쯤 낳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한 명이라도, 아들이든 딸이든 빨리만 낳으면 좋겠어요.

남편과 ‘나중에 어떤 부모가 되고 싶다’ 하는 대화도 나누시나요.

이제는 그런 대화를 하긴 하는 것 같아요. 재밌는 건 저도 남편도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공부보다는 재능 있는 분야, 관심 분야를 밀어주자는 쪽이라는 거예요.

개그맨을 하고 싶다고 하면요.

쉽지 않겠지만, 세상 모든 일이 쉽지 않잖아요. 요즘 남편의 재능을 보다 보면 시켜봐도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웃음). 웃음 DNA를 잘 물려받으면 좋겠네요.

#김승혜 #김해준 #낭만부부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사진제공 김승혜 사진출처 유튜브 ‘낭만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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