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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경쟁 치열한 펫 산업, 틈새 시장 찾아야”

반려동물 미용 프랜차이즈 GNS 강남스타일 이상욱 대표

김명희 기자

2025. 09. 26

펫 산업이 단순한 시장을 넘어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25년간 업계 변화를 지켜본 이상욱 GNS 강남스타일 대표는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자리 잡은 만큼, 품질·차별화·브랜드화가 미래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2024년 기준 약 1546만 명, 국민 3명 중 1명꼴이다. 거리에 나가면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퀵커머스 서비스인 쿠팡이츠는 반려동물용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펫 산업이 거대한 시장이자 새로운 문화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2022년 8조 원 규모였던 펫 산업이 연평균 14% 이상 성장해 2032년에는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욱 GNS 강남스타일 대표는 지난 25년간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 있었다. 칼빈대학교 애완동물학과 겸임교수로 펫 산업 경영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펫 산업을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사람과 동물이 교감하며 함께 살아가는 문화로 바라본다.

그가 펫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다소 특별하다. 어느 날 작은 강아지가 아픈 자신을 간호해주고 다독여주는 꿈을 꾼 뒤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이후 갓 태어난 골든리트리버 2마리를 옥탑방에서 몰래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건물주에게 들켜 함께 쫓겨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갈 곳을 잃은 그는 2마리의 대형견과 함께 서울 흑석동 달동네 판자촌에서 지내며 ‘반려’라는 단어의 의미를 체감했다. 이 경험은 그가 펫 산업에 뛰어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서울퍼피를 창업해 반려동물과 반려가족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며 수출·수입·유통·무역 사업을 했고, 쇼핑몰 운영과 매장 오픈, 창업 컨설팅 등 펫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기업 컨설팅, 마케팅, 펫 테마파크 조성,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펫 플랫폼 운영, 제품 소싱과 기획까지 펫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물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화 잘되는 사료’로 유명한 ‘V 멀티’ 시리즈도 서울퍼피에서 개발한 것이다. 25년간 산업의 변화를 지켜본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찾습니다. 이제 반려동물을 단순히 집을 지키거나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가 아니라 가족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현재 8조 규모인 펫 산업은 2032년에는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8조 규모인 펫 산업은 2032년에는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 인구 90% 이상이 여성, 반려묘 가정 크게 증가 

실제로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90% 이상은 여성이고, 이들의 구매력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또 불과 5년 전만 해도 개와 고양이의 비율이 9:1로 반려견이 압도적이었으나, 최근에는 6:4까지 좁혀졌다. 고양이는 독립성이 강하고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기 때문에 1인 가구에서도 많이 키우는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만큼 위험도 커졌다. 

“침대 회사가 애견 전용 침구를 만들고, 의류 기업이 반려동물 옷을 출시하는 시대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국에 2500여 개의 애견용품 무인 매장이 생겼지만, 상당수가 폐업했습니다. 쿠팡이츠까지 반려동물용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소상공인들에게는 더욱 치열한 시장이 될 겁니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장밋빛 미래에 대한 낙관에 기대기보다 사전에 충분한 경험이 있는 업체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제품 소싱이나 시장 분석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 대표가 주목하는 펫 산업의 틈새시장은 반려동물 미용 전문 매장이다. 상담·점포 선정·인테리어·교육·오픈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소자본 창업 모델인 GNS 강남스타일을 론칭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반려동물 미용 예약은 며칠, 길게는 몇 주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풍부하지만 인허가, 인테리어, 구인 문제 때문에 창업이 쉽지 않은 분야다. 이 대표에 따르면 반려동물 미용을 위해서는 관련 국가자격증 3급 이상 취득이 권장되며, 자격증 취득 후 최소 1년 6개월~2년간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장 입지 조건도 중요하다. 민원 발생 우려가 적고, 소음·먼지·냄새 관리가 가능한 곳이어야 하며, 특히 털이 많이 날리기 때문에 덕트 시설은 필수다. 대단지 아파트 인근도 좋지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많이 이용하는 산책로·공원 근처도 괜찮다. 반려동물을 맡겨놓고 쇼핑을 할 수 있는 대형마트 부근도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그는 “반려동물을 내 아이처럼 아끼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분들이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펫 산업의 미래를 “빠른 회전과 순환이 이루어지며 공감이 중요한 산업”으로 평가했다. 반려동물 문화가 점차 고급화되면서 미용·건강·보험·장례 등 새로운 분야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실버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펫 산업은 이미 포화 상태로 가고 있지만, 차별화된 전략과 브랜드화에 성공한다면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큽니다.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고요.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우리의 가족입니다. 그래서 그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펫산업 #반려동물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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