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반품 과정은 왜 달라지는 게 없는 걸까. 상품을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반품 신청을 하고도 환불받을 때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우선 택배사에 상품 회수 요청을 한다. 이후 업체에 반품 배송비를 입금하고, 택배 기사님께 반품할 상품을 전달하며, 카드 취소 혹은 환불 금액이 계좌에 들어오기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복잡하다.

소비자 사이에서 특히 악명 높은 것은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의 반품 절차. 1인 마켓·쇼핑몰·브랜드 등이 입점한 오픈 마켓 형태로 셀러와 고객을 중개하는 기업이다 보니, 앱에서 반품 신청을 해도 상품 자동 수거 시스템 유무에 따라 고객이 택배사에 직접 회수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이로 인해 “환불 요청 눌렀는데 승인은 언제 되느냐” “반품 방법 너무 어렵다” 같은 고객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3월 11일 오후 3시 56분, 네 곳 모두에서 상품이 도착했다. 배송된 폴리백에는 주문한 티셔츠와 브랜드 로고 스티커, 교환·반품(환불) 요청서가 들어 있었다. 곧이어 3월 14일, 앱을 통해 네 곳 모두에 반품을 신청했다. 접수가 가장 빠른 곳은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여기까지 읽고는 “브랜디랑 스타일쉐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갈아타야 하나?” 고민에 빠질 수 있을 터.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네 곳 모두 상품 수거는 한날에 했다는 사실. 플랫폼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에이블리
반품 빠르기·절차 간소화 공동 1등

3월 14일 오후 11시 17분 반품을 접수하고, 16일 상품 회수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19일 기준 상품 수거는 완료했고, 환불은 진행 상태다. 에이블리는 평일 오후 6시 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출고하는 ‘샥 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 찜’과 ‘구매 이력’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서비스도 있어 내가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귀찮은 건 절대 못 참아!” 참을성 없는 이들에게 권하는 플랫폼이다.
#브랜디
낮 주문 저녁 도착 가능, 반품 시 배송비 별도 입금 필요

3월 14일 오후 11시 15분 반품 접수를 하니 다음 날 “단순 변심으로 인한 교환은 왕복 배송비 5000원 입금이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왔다. 20분 뒤 배송비 5000원을 입금했다. 다시 하루 뒤인 16일 택배사에서 상품 회수 알림 메시지가 왔다. 19일 기준 상품 수거는 완료했고, 환불은 진행 상태다. 브랜디의 장점은 빠른 배송.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받는 ‘하루 배송’ 서비스가 있고, 서울의 경우 낮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 배송받는 ‘저녁 도착’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반품 시 배송비를 따로 보내야 하는 게 귀찮지만 배송과 반품 접수는 신속하다. “반품, 교환 필요 없다!” 옷이 내일 당장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하겠다.
#지그재그
반품 빠르기·편의성 공동 1등, BUT 배송비 6000원

앞선 세 플랫폼의 장점을 모으고, 각각의 단점까지 보완했다. 앱에서 ‘반품 요청’ 클릭 후 ‘반품 사유’를 적은 다음 ‘수거해주세요’ ‘이미 보냈어요’ ‘나중에 직접 보낼게요’ 가운데 수거 방법을 고른다. 이후 반품 배송비를 환불금에서 차감할 건지, 택배 박스에 동봉할 건지, 셀러 계좌에 송금할 건지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수거해주세요’와 ‘배송비 환불금 차감’에 각각 체크했다. 환불 예정 금액은 반품 배송비 6000원을 제외한 1만3800원. 배송비가 나머지 세 곳보다 1000원 더 비싸다. 밤 12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는 ‘직진 배송’ 서비스 이용 가능.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광고는 물론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같은 국내 대표 쇼핑몰을 만나볼 수 있다. “평소 쇼핑 스타일이 까다롭다. 돈 더 내도 상관없으니 편하고 세심한 앱이 좋다” 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겠다.
#스타일쉐어
반품 접수 확인 필요, 상품 최저가 1등

스타일쉐어는 플랫폼 입점사에 따라 앱으로 환불 신청을 해도 택배가 자동으로 수거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챙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입점사 가운데 25%가 각 택배사와 개별적으로 맺고 있는 계약 문제 때문이라고. 이들 업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반품할 때 직접 택배사에 반품 신청을 해야 한다. 스타일쉐어 측은 “불편함을 겪는 이용자가 많아 3월 31일 자로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라면서 양해를 부탁했다. 택배 회수가 늦어진다면 셀러 측에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반품 배송비는 환불금에서 차감된다.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상품 가격이 저렴하고 #에디터추천상품 #인기스타일 등 트렌드 파악이 한눈에 가능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스쉐라이브’에서 크리에이터가 제공하는 패션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반품 좀 느리면 어때! 가격 저렴하고 재미있게 쇼핑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딱 맞겠다.
#패션플랫폼비교 #기자가해봤다 #여성동아
사진 홍중식 기자
사진제공 브랜디 스타일쉐어 에이블리 지그재그 일러스트 게티이미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