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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돈 쓸어 담은 업비트·빗썸 강남 부동산 쇼핑

글 이현준 기자

2021. 12. 28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수천억원대 강남 부동산 쇼핑이 화제다. 구입 방식은 전액 현금. 암호화폐 열풍에 힘입어 수수료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이 원동력이다. 

두나무가 2021년 9월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건물 두 채.

두나무가 2021년 9월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건물 두 채.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 1·2위인 업비트와 빗썸이 서울 강남 지역 부동산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2021년 9월 신사옥 부지를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토지(삼성동 168-1, 168-2, 168-20)와 건물 2개를 사들였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신라스테이 삼성을 양옆에 두고 있으며 스타필드 코엑스몰과 마주 보고 있는 지역이다. 토지 면적은 2430㎡로 약 7백35평, 건물은 모두 지상 5층짜리다.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은 1992년, 안쪽에 위치한 건물은 2002년 지어졌다. 두나무는 두 건물을 허문 뒤 신사옥을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매매 대금은 3천억원대, 평당 약 4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도 테헤란로 일대 토지와 빌딩 매입에 나섰다. 빗썸코리아의 목적 역시 신사옥 부지 확보다. 테헤란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동 삼성교 구간에 이르는 도로다. 다수 벤처·스타트업이 몰려 있어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기도 한다. 빗썸코리아는 이 중 역삼역과 선릉역 사이 대로변의 한 중대형 건물과 토지를 낙점해 거래를 타진 중이며 거래액은 약 2천억원 선으로 전해진다. 빗썸코리아 관계자는 “몇 개월 전부터 여러 토지와 건물을 물색해왔고 매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흥정 단계일 뿐 확정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자금력 확보의 비결은 막대한 거래 수수료

두나무·빗썸코리아 모두 거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현금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2021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암호화폐 열풍이 불며 증가한 수수료 수입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암호화폐 매수·매도 시에 일정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업비트의 경우 0.05%, 빗썸은 0.25%의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상반기 거래 금액은 4천9백45조4천2백36억원으로 한국의 2020년 명목 GDP(1천9백93조2천억원)의 2.5배 수준에 달한다. 거래 횟수는 46억1천85만 회로 하루 평균 2천5백47만4천2백59회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익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두나무는 2021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2조8천2백9억원, 영업이익 2조5천9백39억원, 당기순이익 1조9천9백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92%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 특징이다. 두나무의 2020년 매출은 1천7백67억원, 영업이익 8백66억원, 당기순이익은 4백77억원이었다. 빗썸코리아 역시 2021년 ‘조 단위’ 수입을 예고하고 있다. 빗썸코리아는 2021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7천5백39억원, 당기순이익 7천6백8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5%, 818% 증가했다. 다만 빗썸코리아의 당기순이익 증가엔 빗썸코리아가 보유한 암호화폐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의 합산에 영업외비용을 차감한 값인데, 암호화폐 평가액은 영업외이익에 포함되는 까닭이다. 2020년 말 빗썸코리아의 감사보고서 기준 빗썸코리아는 비트코인 3백32개, 이더리움 5백58개 등 약 2백31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3천1백60만원, 이더리움은 81만4천5백원이었지만 2021년 3분기 종가 기준 비트코인은 5천3백32만3천원, 이더리움은 3백66만3천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사진 홍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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