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소는 지난해 9월 막내 세훈의 소집해제를 끝으로 전 멤버가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꼭 군백기가 아니더라도 엑소는 따로 또 같이 활동해왔다. 어쩌면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EXO-K 6명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EXO-M 6명으로 나눠 같은 날 동일한 곡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각각 발표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데뷔했다. 비록 중국인 멤버 3명이 연속 탈퇴하면서 팀 구분은 없어졌지만, 태양계 외행성 ‘엑소 플래닛’에서 따와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의미를 지닌 팀 이름만큼이나 획기적인 시도였다.
K-팝 근본 곡으로 손꼽히는 ‘으르렁’
성적 역시 두말하면 입 아프다. ‘으르렁’ ‘LOVE ME RIGHT’ ‘CALL ME BABY’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00년 이후 데뷔한 가수 중 최초로 국내 누적 음반 판매량 1000만 장 돌파, K-팝 아이돌 최초 5년 연속 연말 가요 시상식 대상 수상이란 대기록도 갖고 있다. 엑소의 위대함은 비단 숫자뿐만이 아니다. 팀은 인기 있어도 그 팀을 상징하는 국민 히트곡은 나오기 힘든 요즘, 이들은 ‘엑소’ 하면 떠오르는 확실한 대표곡이 있다. 바로 데뷔 이듬해인 2013년 발표한 ‘으르렁’이다.
보이 그룹이라면 연습생 시절 ‘으르렁’ 커버 영상을 안 갖고 있는 팀이 드물 만큼 ‘으르렁’은 콘셉트부터 안무까지 K-팝 근본 곡이다.
진정한 하나가 되는 날, 다시 열릴 새로운 세계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상과 주제가상을 받으며 K-팝의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K-팝은 점점 K 없는 K-팝이 되어가고 있다. ‘K’를 떼고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현지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K-팝의 황금기를 지켜봤던 ‘고인물’들의 향수도 커지고 있다. ‘K-팝’ 하면 떠오르는 특징들, 예컨대 흐트러짐 없는 칼군무와 도파민 터지는 고음 보컬, 마니아적 흡인력을 가진 세계관 등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초능력을 사용해 소중한 존재를 지켜내는 콘셉트의 ‘Crown’ 뮤직비디오.
이번 컴백은 앨범명 ‘REVERXE’에서 느껴지듯 아예 근본으로의 회귀다. SMP(SM Music Performance) 스타일과 세계관으로 돌아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독특한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개기월식 티저 이미지를 시작으로 ‘MMA’가 열린 고척스카이돔과 SM 사옥 인근에 암호가 적힌 명함을 뿌리고, 검은 망토 군단을 서울 주요 거리 곳곳에 출몰시켰다. 또 1월 20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팝업스토어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앨범 콘셉트에 맞춰 멤버별 초능력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SNS 소통도 남달랐다. 공식 X 계정에서는 정규 8집 세계관과 연결된 추리 퀴즈를 오픈해 전 세계 팬들이 엑소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도록 참여를 유도했다.
그렇다면 과연 엑소의 회귀 전략은 통할 수 있을까. 일단 국내 반응은 뜨겁다. 글로벌 결과는 빌보드가 2025년 7월 발표한 보고서 ‘K-POP Fandom in the U.S.’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팬 중 53%가 “K-팝 팬이 된 지는 얼마나 됐나?”란 질문에 “4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5~10년 이상이 24%, 4~5년 이상 17%, 2~3년 이상 16% 순이었다. 이제는 치즈 잔뜩 추가한 마라로제떡볶이가 아닌 원조 떡볶이를 먹고 싶을 때가 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1월 19일 공개된 엑소의 ‘Crown’ 뮤직비디오에는 “한국어 95%, 영어 5% 진정한 K-팝의 귀환”이라는 외국인 팬의 댓글이 5시간 만에 5만5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어쩌면 해외 팬들이 더 매콤한 엑소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K-팝 황금기 콤비 엑소와 방탄소년단이 군대를 다녀오고 개인 활동을 하는 동안 세계관과 퍼포먼스 맛집으로 손꼽히는 4세대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엔하이픈 등이 글로벌 인기를 다져놓은 걸 보면 말이다.
#아이돌 #엑소 #여성동아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사진출처 엑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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