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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존 몰로이 플로라이쿠 파리 대표

“향기의 스토리와 콘셉트를 하이쿠라는 일본 시의 형태로 전달해요.”

최은초롱 기자

2023. 06. 09

창립자 존 몰로이.

창립자 존 몰로이.

5월 31일 '니치향수계 라이징스타'로 불리는 존 몰로이 ‘플로라이쿠 파리’ 창립자가 한국을 찾았다. ‘플로라이쿠 파리’ 한국 론칭을 축하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존 몰로이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한다.

존 몰로이는 향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그는 2007년 부인 클라라 몰로이와 함께 프랑스 고급 니치향수 브랜드 ‘메모 파리’를 만들었다. 부부가 여행지에서 느꼈던 특별한 향기를 떠올리며 해당 지역의 희귀한 고급 원료를 사용해 만든 메모 파리는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감성으로 새로운 향기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존 몰로이. 그가 이번에 한국에서 새롭게 론칭한 니치향수 브랜드 ‘플로라이쿠 파리’는 또 다른 의미로 그의 향수 철학을 대변한다. 부부가 동아시아지역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향기를 아름답게 정제해 담아낸 것. 3행의 짧은 일본 정형시(詩)를 뜻하는 하이쿠(HAÏKU)를 통해 아시아 특유의 문화와 정서, 감성과 감각을 간결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주는 향으로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플로라이쿠는 꽃을 의미하는 단어 플로라(Flora)와 하이쿠(HAÏKU)의 합성어다.

존 몰로이 대표가 여름에 잘 어울리는 향으로 추천한 플로라이쿠 파리의 샌드 앤드 스킨.

존 몰로이 대표가 여름에 잘 어울리는 향으로 추천한 플로라이쿠 파리의 샌드 앤드 스킨.

플로라이쿠 파리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프랑스의 프리미엄 니치향수예요. 2008년 아내 클라라와 함께 '예술의 섬'으로 불리는 일본의 가가와현 나오시마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브랜드 스토리가 시작됐죠. 여행지에서의 시간과 자연, 아름다움 등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는 향기를 생각한 거죠. 브랜드 콘셉트와 철학은 하이쿠라는 시의 형태로 전달해요. 혹시 ‘하이쿠’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하이쿠는 일정한 음절 구조를 맞춘 세 줄로 된 매우 짧은 형태의 일본식 운문이에요. 시인이자 플로라이쿠 파리의 공동 창립자인 클라라는 하이쿠의 매력에 푹 빠졌고, 향기에 대한 느낌도 짧고 강렬하게 하이쿠로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 했어요. 그 결과 플로라이쿠 파리의 향수는 전부 고유의 하이쿠와 스토리가 있어요. 그리고 향수를 표현하는 주요 노트 또한 하이쿠의 3행처럼 꽃, 차 또는 나무 세 가지로만 구성했어요.

한국에서 먼저 론칭한 메모 파리도 향수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메모 파리와 플로라이쿠 파리 두 브랜드는 어떻게 다른가요.

2018년에 한국에 정식 론칭한 메모 파리는 여행지에서 느꼈던 특별한 향기와 문화적 배경, 해당 지역의 고급 원료들을 사용해 섬세하고 아름다운 향을 만들어내요. 브랜드명도 기억(memory)의 약자에서 따왔죠. 메모 파리의 주인공은 추억이 있는 장소예요. 플로라이쿠 파리는 향에 대한 접근 방식이 좀 달라요. 하이쿠라는 일본 단시에 등장하는 상황, 시를 읽을 때의 감정 등을 고스란히 향기에 담아냈어요. 보틀 뒷면을 보면 각각 그 향을 묘사하는 하이쿠라는 단시가 적혀 있어서 향기를 눈과 코로 동시에 즐길 수 있죠.

플로라이쿠 파리를 만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 것 같나요.

플로라이쿠 파리는 파리에도 숍이 있고, 런던 헤롯 백화점에도 숍이 있어요. 유럽에서 플로라이쿠 파리를 먼저 접한 한국 소비자들이 한국에서도 구매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정식 론칭을 하게 됐죠. 비싸지만 희소성이 높은 니치향수 브랜드나, 럭셔리한 패션이나 호텔 등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을 보면 한국 사람들은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것에 대한 니즈도 풍부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플로라이쿠 파리의 스토리에 대해서 관심도 많은 것 같고요. 지금이 플로라이쿠 파리가 한국에서 자리 잡기 딱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준비한 계획이 있나요.

플로라이쿠 파리는 소수를 위한 니치향수 브랜드예요. 굉장히 작은 가족 경형 비즈니스라서 엄청난 마케팅도 하지 않아요. 그래서 특별한 비즈니스 플랜은 정해진 것이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소비자들도 그 가치를 알아 줄 것이라고 믿어요.

플로라이쿠 파리의 제품들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감성적 가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요.

플로라(Flora)와 하이쿠(HAÏKU)가 조합된 브랜드명, 보틀 뒷면에 새겨진 하이쿠, 화려한 캡 디자인, 신화 속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그래픽 일러스트가 그려진 패키지 등 모든 것이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예요. 행복하다, 좋다 이런 감정들은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이 되죠. 향기를 느끼고 제품을 만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여름에 어울릴 만한 플로라이쿠 파리의 향수를 추천 한다면요.

샌드 앤드 스킨을 추천해요.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앱솔루트. 벤조인 에센스와 은은한 일랑일랑의 조합으로 달콤하면서도 포근함을 느낄 수 있어요. 보틀 뒷면을 보면 ‘수영장에서 돌아와 다시 만나네 살결에 닿는 모래’라는 하이쿠가 각인되어 있거든요. 클라라가 모래를 좋아하는데 여름에 수영을 하고 나서 피부에 모래가 닿는 촉감과 기분을 그대로 담아냈어요. 향수를 뿌리고 하이쿠를 떠올리면 아 정말 여름이구나 싶어요. 여유로운 여름 해변 풍경이 그대로 머릿속에 그려지죠.

마지막으로 브랜드의 향후 비전을 알려주세요.

앞서 말했듯이 플로라이쿠 파리는 다수가 아닌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향수예요. 합성 원료를 통해 대량생산 하는 대중적인 향수 브랜드의 제품과는 결이 다르죠. 앞으로도 고귀한 원료를 세심히 선별하고 장인정신과 혁신적 기술을 통해 구현한 향을 시와 함께 한 점의 오브제와 같은 보틀에 담아내는 브랜드로 지속적인 포지셔닝을 할 예정이에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한국에도 단독 숍을 오픈하고 싶어요. 고객들이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아늑한 공간에서 향수 경험도 하고 힐링도 했으면 해요. 아직 적당한 장소를 못 찾았는데 좋은 공간이 있으면 꼭 추천해주세요.



사진제공 플로라이쿠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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