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2월 10일 이후로 호주에선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근이 금지됐다.
호주 정부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틱톡, X,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스레드 등 16개 SNS 플랫폼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접속을 금지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3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해당 법안은 2024년 11월 호주 상원을 통과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법안 통과 후 기자회견에서 “SNS 플랫폼들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가 쏘아 올린 공, 전 세계로 향했다
청소년 범죄 증가 이면에 SNS의 부정적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법안 추진의 배경이 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차량 절도 챌린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차량 절도 챌린지는 차량을 훔친 후 경찰차를 따돌리는 영상을 SNS에 올리는 행위다. 이 챌린지가 호주의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며 실제로 차량 절도 범죄가 증가했다. 호주 범죄통계조사청에 따르면 2024년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주에서 청소년의 차량 절도 범죄는 179% 상승했다. 또 같은 해 4월 시드니 한 교회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16세 소년이 SNS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청소년 SNS 규제 논의에 불을 지폈다.호주의 조치 이후 각국은 잇따라 규제 논의에 나섰다. 프랑스는 올해 9월부터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고, 미성년자의 SNS 가입 시 부모 동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프랑스 상원은 미성년자(13~16세)가 SNS 가입 시 부모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영국은 2025년 7월부터 청소년이 포르노, 자살·자해 등 유해 콘텐츠에 접근할 경우 안면 인식과 신분증 확인 등 엄격한 연령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덴마크 정부도 2025년 11월,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플랫폼 이용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달 유럽연합의 입법 기구인 EP(유럽의회)에서도 13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차단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2025년 12월 10일 앤서니 앨버니지(왼쪽) 호주 총리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 금지 시행을 알리는 시드니 키리빌리 하우스 행사에 참여했다(왼쪽). 올해 1월 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SNS와 과도한 스크린 노출로부터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제재는 달라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 역시 청소년의 SNS 과의존 문제를 겪고 있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한국의 10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하루 평균 2시간 26분을 사용하고 있다(2025년 1~11월 기준). 지난해 12월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호주의 청소년 SNS 금지법과 관련해 “우리 정부도 청소년 보호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전문가들은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주현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청소년의 뇌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흥분해 SNS나 자극적인 뉴스에 노출되면 도파민 분비가 과도하게 일어난다”며 “특히 충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 기능은 약한 반면 쾌락·자극에 반응하는 회로는 강해 성인보다 중독과 위험한 선택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는 있지만 스스로 SNS 사용을 조절해나가는 경험 역시 청소년기의 중요한 사회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옥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호주와 달리 밀집형 도시 구조와 고도화된 정보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SNS가 일상과 사회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의 전면 금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 내에서 친권자가 명확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는 친권자에게 실질적인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후 제도적 차원에서 일정 시간 SNS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방식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금낭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디지털안전센터장은 “이미 어디서든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한국의 환경에서 전면 금지 규제는 오히려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며 “우회해서 접근하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소셜 플랫폼에 다가갈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틱톡의 경우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을 제한하고, 18세 미만 사용자 계정에 하루 60분 기본 이용 제한을 적용하는 등 플랫폼 차원의 규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며 “국가의 강제적 차단보다는 플랫폼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청소년 보호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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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뉴시스 사진출처 유튜브 ‘에마뉘엘 마크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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