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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Health Information | 추석과 질병

손맛 자랑하는 주부 괴롭히는 류머티스관절염

즐거운 명절 말 못할 고통

글·김현미 기자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1. 09. 07

손맛 자랑하는 주부 괴롭히는 류머티스관절염


손가락이 붓는가 싶더니 병뚜껑을 열거나 행주를 짜는 게 힘겹다. 반죽을 치대고 송편을 빚느라 손을 너무 많이 쓴 탓이라 여긴다. 쉬면 괜찮겠지 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자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뻣뻣하고 아프다. 명절 뒤끝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은데 쉬면 낫거나 참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류머티스관절염 초기 증상이기 때문이다.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관절염과 류머티스관절염이 있다. 흔히 노인들이 무릎이 아프고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면 퇴행성관절염, 중년 여성이 손가락을 비롯한 여러 관절이 아프고 붓는다면 류머티스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사용해 뼈를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생기는 질환으로 10~20년 동안 서서히 진행된다. 반면 류머티스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기관의 이상에 의해 면역세포가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약 1%가 류머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2~4배나 많고, 주로 30~50대 여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일단 발병하면 진행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서 1~2년 안에 관절이 변형되고 장애가 생기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 주부들은 손가락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있어도 ‘나이 탓’으로 돌리며 민간요법에 의지하다 병을 키우기도 한다.
발병 초기에는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해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진다. 손가락, 팔꿈치 관절, 어깨, 발목, 무릎 등에 집중적으로 염증이 생기면 손으로 가벼운 주방도구를 잡거나 청소도구를 다루는 것도 버겁다. 특히 명절에는 차례 음식을 준비하느라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다 보면 무릎과 손목 관절에 무리가 가고, 절을 하다가도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인하대병원 박원 교수(류머티스 내과)는 “류머티스관절염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추석과 같이 집안일이 많은 시기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과 맞물려 증상이 악화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는다”고 말한다. 또 “류머티스관절염은 무엇보다 발견 즉시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므로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고 붓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곧바로 전문의와 상담을 하라”고 조언한다.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에는 주로 관절의 염증을 완화하는 경구용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생리친화적 성분으로 이뤄진 주사제 형태 치료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제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정 기간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올 4월부터 기간 제한 없이 환자가 치료비의 10%만 부담하도록 해서, 평생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손맛 자랑하는 주부 괴롭히는 류머티스관절염


도움말·박원(인하대병원 류머티스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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