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제인 버킨과 에르메스 버킨백.

퍼렐 윌리엄스가 디자인한루이비통 ‘밀리어네어 스피디’백.
포스트 버킨을 노리는 후보들

미니멀리즘 철학으로‘콰이어트 럭셔리’의 상징이 된더로우의 마고백.
2018년 첫 출시 이후 매 시즌 소재와 컬러를 달리하며 선보여온 더로우의 마고는 지금 가장 ‘버킨에 근접한 백’으로 꼽힌다. 메리케이트와 애슐리 올슨 쌍둥이 자매가 2006년 뉴욕에서 설립한 더로우는 로고 대신 소재와 실루엣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 철학으로 ‘콰이어트 럭셔리’의 상징이 됐다. 제니퍼 로렌스, 켄달 제너 등 셀럽들의 애장템으로 관심을 모았고, 공식 웹사이트에는 ‘Join the Waitlist’ 버튼만 남을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소프트 마고 15 가죽 버전은 760만 원, 소프트 마고 10은 약 590만 원대다. 리세일 시장에서는 800만~13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프라다가 2024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버클백은 전통 위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 모델이다. 출시 후 한 달 만에 검색량이 280% 급증했고, 패션위크 현장에서는 알렉사 청, 클로이 세비니, 두아 리파 등 셀럽들이 앞다퉈 들며 화제를 모았다. 겉으로는 간결한 톱 핸들 백이지만 벨트를 두른 듯한 구조적 장치가 위트를 더한다. 블랙·화이트·캐러멜 등 클래식한 컬러 팔레트로 출시되고 있고, 라지 사이즈는 870만 원, 스몰은 745만 원에 판매된다.
피비 파일로의 복귀작도 주목받았다. 셀린에서 러기지백, 트리오백 등 수많은 아이콘을 만든 그녀는 2018년 셀린을 떠난 뒤 2023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피비파일로’를 론칭했다. 데뷔 컬렉션 ‘A1’에서 공개된 XL 카바스 토트백은 가로 57.5cm, 세로 41cm의 압도적인 크기와 간결한 구조로 눈길을 끌었다. 스웨이드 버전은 1096만 원, 송아지 가죽 버전은 1171만 원부터 시작되며 첫 출시 직후 전량 품절됐다. 셀린 시절 팬들의 충성스러운 지지가 이어지며 단숨에 ‘포스트 버킨’ 경쟁 구도에 합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59년 출시된 루이비통의 스피디는 엔트리 라인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아온 백이다. 퍼렐 윌리엄스가 2023년 남성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뒤 그는 이 상징적 모델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지난해 ‘밀리어네어 스피디’백이 약 100만 유로(약 13억 원)에 공개된 데 이어, 2024 F/W에서는 비비드한 컬러를 입힌 뉴 버전을 발표했다. 퍼렐이 강조한 “아이콘을 다음 단계로”라는 메시지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미래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더로우 마고백.
새로운 아이콘의 조건

할리우드 셀럽들의 사랑을받고 있는 프라다 벨트백.
아울러 희소성과 접근성도 중요하다. 아무나 살 수 없지만 누구나 알아볼 수 있어야 하는 것. 버킨백처럼 ‘소수만의 소유물이지만 모두가 아는 이름’이 될 때 비로소 사회적 언어로 기능한다. 반대로 과도한 로고 플레이는 빠른 복제와 포화로 이어져 아이콘으로 남기 어렵다.
마지막은 브랜드 내러티브와 복제 불가능성이다. 단순히 예쁜 가방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맞물릴 때 세대를 관통하는 상징이 된다. 더로우의 마고가 ‘현대의 버킨’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절제된 미니멀리즘과 ‘조용한 명품’ 철학이 결합하며 점진적으로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언젠가 새로운 버킨백이 탄생할지, 아니면 각 브랜드가 각자의 아이콘을 구축하는 시대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포스트 버킨’을 둘러싼 경쟁 자체가 이미 럭셔리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흥미로운 서사라는 점이다.
#에르메스 #버킨백 #루이비통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더로우 루이비통 프라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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