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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진학사 수시 모의 지원자 30% 증가, 올해 입시 경쟁 실감”

진학사 홍성수 연구원, 최고의 아웃풋 내는 수시 공략법

김명희 기자

2025. 09. 03

대입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원서 전략도 무시 못 한다. 진학사 홍성수 원구원으로부터
같은 성적으로 최고의 아웃풋을 내는 원서 영역 공략법을 들었다.



2026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이 9월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진행된다. 올해 수시 선발 인원은 27만5000여 명으로, 전체 모집 인원의 79.9%에 달한다. 대학 신입생 10명 중 8명이 수시 관문을 통해 대학에 입성하게 되는 셈. 이 중 의대는 2100여 명, 서울대와 연고대의 수시 선발 인원은 7100여 여 명이다. 올해는 현역 수험생 수가 지난해에 비해 악 4만 명 증가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입시설명회와 컨설팅 예약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수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이 주요 축을 이루지만, 대학별 평가 기준과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학생부도 지원 대학과 전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상위권 수시 전략의 최대 변수는 의대 정원 축소다. 지난해 수시 선발 인원(3100여 명)에 비해 1000명 넘게 줄었다. 이에 대한 여파로 의대와 메디컬 계열, 주요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연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을 위한 합격 예측 및 입시 정보를 제공하는 진학사의 홍성수 선임연구원은 “학생 수 증감만으로 입결이 크게 출렁이지는 않으며, 실제 상승 폭은 평균 0.1~0.2등급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마감 직전까지 지원 현황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수 연구원은 ‘홍쌤’이라는 별명으로 10년째 입시 분석 및 가이드를 제공, 합격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올해는 설명회나 컨설팅 예약이 유난히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여느 해보다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정보 수집에 적극적인 분위기가 강합니다. 진학사 모의 지원자 수만 봐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0% 증가했습니다. 학생 수 증가 폭 이상으로 모의 지원자 수가 늘어난 상태인데, 학생 수 증가와 의대 증원 취소 등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이 치밀하게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컷 상승이 예상되는 대표 학과는 어디인가요.

특정 학과 인기가 갑자기 치솟아 입결이 높아질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의·치·약대 등 메디컬 계열에 수시 원서 6장 모두 지원하던 학생들이 일부 카드를 일반 자연계 학과로 돌리면 생명과학·화학 등 관련 학과 경쟁률이 다소 오를 수 있습니다. 입결이 눈에 띄게 상승할 가능성이 큰 곳은 ‘작년 입결이 유난히 낮았던 학과’입니다. 학생들은 대학 지원을 할 때 전년 입결을 많이 참고하는데, 선호도가 높은 학과의 전년 입결이 낮았다면 올해는 지원이 몰려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년에 낮았으니 올해도 쉽겠다’는 접근은 위험합니다.

일부 대학의 경우 수시 선발에서 영재고나 특목·자사고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은 이런 대학을 피해서 지원하는 게 좋을까요.

설명회에 참석하고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많이 만나는데, 영재고나 특목·자사고 학생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선호하는 대학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럼에도 해당 학교 출신의 합격 비율이 높은 대학이 있다면, 그건 애초 그 학교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거나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학생부를 통해 드러나는 역량이 우수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오해를 사는 대학 중 하나가 연세대일 텐데, 2025학년도 연세대 학종 활동우수형 지원자 중 62.9%가 일반고 학생이었고, 등록자 중 일반고 비율은 67.6%였다고 합니다. 최초합 기준으로 하면 일반고 학생이 50%가 채 안 되는데, 최초합 한 영재고와 특목·자사고 학생 중 꽤 많은 인원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간 까닭에 최종적으로는 일반고 학생 비율이 더 높아진 거죠. 고려대의 경우는 학종이 학업우수형, 계열적합형 2가지가 있는데요. 계열적합형은 학업우수형에 비해 일반고 합격 비율이 눈에 띄게 낮습니다. 성균관대 과학인재전형은 과고·영재고 학생의 합격 비율이 높고, 중앙대의 경우는 융합형보다 탐구형의 특목·자사고 학생 비율이 높아요. 여러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전형마다 서류 평가 요소,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유무, 면접 유무 같은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전형 방식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시에도 펑크는 있다”

고려대 수시가 ‘납치 전형’이라는 말이 있던데요.

‘수시 납치’란 수능 성적으로 정시에서 더 선호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음에도, 수시에서 그보다 낮은 대학에 합격해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연세대 활동우수형은 면접이 수능 후에 있어 수능 성적이 잘 나오면 면접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려대 학업우수형은 면접이 없고 서류만으로 선발하며, 계열적합형은 면접이 수능 전에 있어 수능 성적에 따라 지원 전략을 조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납치 전형’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최근 대학들이 이런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면접을 수능 후로 옮겼고, 이화여대는 교과 전형에 면접을 폐지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학종 면접은 수능 후로 변경했습니다.

수시는 내신이 우상향이 아니면 불리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만회할 방법은 없을까요.

우상향이라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성적이 고르게 우수한 학생보다 더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대학은 성적뿐 아니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체험활동, 진로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등락이 있다고 해서 크게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학업역량 평가 비중이 낮은 전형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건국대 자유전공학부는 학업역량 평가 비중이 20%로, 다른 학과(30%)보다 낮습니다. 대신 자기주도성, 창의적 문제해결력, 경험의 다양성 등 성장역량 비중이 높습니다. 때문에 대학별 수시 요강을 통해 평가 비중을 확인하고 전략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8월 초 서울시에서 개최한 ‘2026년 수시 입학정보 박람회’의 모습.

지난 8월 초 서울시에서 개최한 ‘2026년 수시 입학정보 박람회’의 모습.

황금돼지띠가 대입을 치르는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진학사 수시 모의지원자 수도 30%정도 증가했다.

황금돼지띠가 대입을 치르는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진학사 수시 모의지원자 수도 30%정도 증가했다.

서성한은 상대적으로 전공 적합성 평가 너그러운 편

학생부가 특정 학과·계열 중심이라면 다른 계열 지원은 어려울까요.

인문계열 내 전공 변경은 비교적 제약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학 관련 탐구를 해온 학생이 철학과로 지원해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연계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자연계열은 다소 제약이 있습니다. 생명·화학 과목 중심 학생이 물리 기반 기계공학과를 지원하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대학들은 자연계열 지원 시 권장과목 리스트를 안내하는데, 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전공 적합성을 완화해 평가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화학·생명 과목에서 우수성을 보인 학생이라면 물리를 이수하지 않아도 과학적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대학 입학 후 물리도 잘할 수 있는 학생이라고 보는 거죠. 이 대학들이 아니라면 자연계열은 학생부에 따른 지원을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부터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는 추세인데, 무전공 선발을 공략할 방법이 있을까요.

대학이 무전공 선발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자기주도적 탐구 경험’입니다. 수업 시간이나 독서를 통해 생긴 궁금증을 스스로 탐구하고 확장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경희대는 무전공 선발 전형에서 ‘자기주도역량’, 건국대는 ‘성장역량’을 평가합니다. 이는 진로역량보다 더 폭넓게 호기심·탐구심을 봅니다. 다만 지난해에는 수학·과학 성적이 좋지 않은 자연계 학생이 공대 대신 무전공 선발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와 같은 단순 회피성 지원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가 한쪽 계열에 치우쳤더라도 깊이 있는 탐구 경험이 있다면 무전공 선발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시에서도 펑크가 발생할 수 있는지, 그걸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희대 교과 전형을 보면 보통 1등급 중후반에서 2등급 초반까지 학생들이 많이 합격하는데, 작년 한국어학과는 70% 컷이 3.76등급까지 나왔어요. 상당히 낮은 등급의 학생이 합격한 건데, 이건 수능최저학력기준과 경쟁률 영향이 컸습니다. 작년 해당 학과는 교과로 3명을 선발했는데, 지원자가 12명밖에 없었어요. 경쟁률이 4:1에 머문 거죠. 경희대 교과 전형 전체 경쟁률이 9.6:1 정도였던 걸 생각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 셈입니다. 그런데 그 12명 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춘 학생이 딱 3명뿐이었어요. 그래서 그 3명은 내신성적과 상관없이 모두 합격할 수 있었던 겁니다. 우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게 설정된 대학에서는 그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이 기준만 맞추면 합격하는 사례가 생깁니다. 경희대는 탐구 영역 두 과목 평균을 반영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라,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선호도가 높은 학과는 타 대학 중복 합격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의외로 합격선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고, 선호도가 낮은 학과는 지원 자체가 적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학생이 적어 펑크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렇게 펑크가 날 학과를 미리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고, 결국 행운이 많이 따라야 하는 부분입니다. 

진학사 데이터상 요즘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나 학과의 트렌드가 있다면요. 

등급별로 1등급대는 고려대, 2등급대는 건국대, 3등급대는 가천대를 가장 많이 지원합니다. 몇 년째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죠. 학과는 의대에 대한 선호가 생명과학 쪽으로 이어지는 편이고요. 인문계에선 경영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등이 꾸준히 인기가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좀 달라진 점이라면 무전공 학과의 경쟁률이 굉장히 높다는 겁니다. 

수시 6장 중 1~2장 소신 지원, 찬스 될 수 있어  

진학사 수시·정시 합격 예측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수시 교과 전형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적정 지원이라고 예측했을 때 84% 정도가 실제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학종은 평가가 정성적이고 면접 영향도 커서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부 AI 평가 모델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요. 제가 학생부를 읽고 평가한 것과 AI 평가 내용이 재작년, 작년에 비해 점점 더 일치하고 있거든요. 학생부 내 문장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깊이와 심화 정도를 수치화해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통해 다른 지원자와 비교할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100% 신뢰는 어렵고 입학사정관의 평가와도 차이가 있지만,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병행하며 자신의 학생부 경쟁력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정시는 최근 3년 평균 적중률이 약 87.1%로 교과 전형보다 높고, 매년 변수를 반영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위권 대학 교과 전형 합격 컷은 어느 정도일 거라 예측하나요.

의대는 지역이나 전형별로 차이가 있어서 일반화하기 쉽지 않지만 일반고 학생 기준 1.2등급 정도로 봅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1.4등급 이내, 연세대와 고려대는 교과 기준으로는 1.5~1.6등급 내외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인문계열은, 지난해 한양대의 경우 2등급대 성적도 있었지만 1.8~1.9등급 안에는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종은 일반고 학생이 4등급까지 합격하는 사례도 있지만, 평균적인 경쟁력 기준은 교과 전형 성적에서 0.3~0.4등급 정도 여유 있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수시 지원에 관해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작년 입결이 낮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지원하지 말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원서 마감 직전까지 경쟁률 추이를 꼭 지켜보고 지원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이 불안해서 너무 안정적인 지원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수시 원서 6장의 지원 기회를 모두 ‘안정권’으로만 채우려 하지 말고 1~2장 정도는 소신껏 도전해보는 것도 찬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진학사 #수시원서 #의대 #서울대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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