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크뮈스 @jacquemus
음식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소비 심리에도 작용한다. 디저트와 함께 제시된 립글로스는 ‘2만 원짜리 화장품’이 아니라 ‘라테 한두 잔 값’ 정도로 인식되기 쉽다. 또 감각적인 느낌의 제품명까지 더해지면 브랜드와 제품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고, 친근한 이미지도 더해진다. 브랜드는 결국 음식을 통해 경험을 설계하고, 감정을 움직이며, 기억에 남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연결되는 것이다.

감각적인 푸드 비주얼로 캠페인을 선보인 자크뮈스.
사고 싶은 욕망과 연결되는 먹고 싶은 이미지

스킴스 @skims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자크뮈스는 늘 익숙한 사물을 뒤틀고, 평범한 오브제를 특별한 감각으로 되살려 ‘패션계의 장난꾸러기’로 불린다. 최근 공개된 ‘GOING BANANAS FOR JON’ 캠페인에서는 미국 HBO 시리즈 ‘화이트 로터스’로 잘 알려진 배우 존 그리스가 등장해 바나나 셰이크를 마시고, 골프 선수가 되고, 우주복을 입고, 헬스 트레이너로 변신한다. 각기 다른 설정 속에서 바나나 소품이 중심에 등장하며, 자크뮈스 특유의 유머와 위트가 능청스럽게 펼쳐진다.
로에베는 일상의 농담마저 예술로 완성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X(옛 트위터) 유저가 올린 독특한 생김새의 토마토 사진에 “이거, 설명은 안 되는데 왠지 로에베 같다”는 멘트를 덧붙였고, 이 짧은 트윗은 순식간에 퍼지며 ‘로에베 토마토’ 밈을 낳았다. 그리고 이 유쾌한 상상은 결국 현실이 됐다. 로에베 디자인팀이 해당 밈에서 영감을 받아 부드러운 나파 가죽에 골드 애너그램을 더한 ‘토마토 클러치 백’을 제작한 것. 출시 직후 이 가방은 원 트윗 작성자에게 선물로 전달되며 훈훈한 뒷이야기까지 남겼다.

로드 @rhode

‘레몬티니’ 립밤 출시 기념으로 캔음료를 선보인 로드.
이처럼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이 아닌 기억에 남을 무언가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푸드 마케팅은 이 원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 전략이다. 음식이라는 익숙한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고, 연결되며, 기억하게 된다. 그 감각의 잔상은 오래도록 남아 브랜드를 더 깊고 유쾌하게 각인시킨다. 결국 우리는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에 끌리게 되어 있다.

로에베 @loewe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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