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즐기는 도심 태닝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는 해외 바캉스를 다녀온 흔적이자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마스크 착용과 실내 생활이 길어지며 태닝족들의 행동반경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한때 태닝 숍에서 인공조명 아래 고르게 피부를 태우던 이들이 자연광 아래서 즐기는 ‘진짜 태닝’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햇볕을 직접 쐬면 비타민 D 생성에도 도움이 되고, 기분 전환은 물론 면역력 증진 등 건강상의 효능도 높아진다. 자연 태닝을 웰니스 루틴으로 선택하는 이유다. 

더불어 한강공원 전역은 접근성이 탁월하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태닝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평범한 잔디밭이라도 선크림과 돗자리만 있으면 나만의 태닝 존이 완성된다. 뚝섬, 여의도, 반포 등 한강공원 일대의 잔디밭과 데크 존은 햇살을 온몸으로 받기에 최적의 장소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도심 안에서 자연광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강은 ‘도심 속 바캉스’를 꿈꾸는 이들에겐 최고의 아지트다.

여름철 한강 야외 수영장이 개장하면서 태닝족들의 풍경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물놀이 후 선베드에 누워 햇살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여느 해외 해변 풍경 못지않다. 특히 한강 수영장 선베드 위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며 나 홀로 태닝을 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짧은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일상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 속 힐링 루틴으로 태닝을 즐기는 것이다.

이 같은 도심 속 태닝 스폿의 인기 비결은 높은 접근성과 가성비에 있다. 저렴한 비용과 예약이 필요 없는 시스템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휴식이 되어준다. 태양이 오래 머무는 자리를 찾아 사람들은 오늘도 돗자리를 들고 한강으로 모여든다.

햇살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지금 이곳에 모인다
예약 없이 즐기는 도심 태닝 베스트 4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 직장인 태닝족의 해 질 녘 아지트



해 질 녘까지 따뜻한 햇살이 머무는 덕분에 여의도한강수영장은 ‘선셋 태닝’을 즐기려는 직장인과 커플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유아 풀 뒤편 데크와 넓은 잔디밭은 해가 오래 머무는 한적한 곳으로 태닝족들 사이에서 숨은 명당으로 꼽힌다. 특히 이곳은 업무 후 짧은 시간 안에 태양을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구역이라 평일 저녁에도 피크닉 매트를 펼치고 조용히 누운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의도공원과 샛강생태공원이 가까워 태닝 후 산책이나 가벼운 휴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제격인 곳으로, 이곳에선 도시와 자연이 함께하는 모습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위치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여의도공원 방향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 SNS가 먼저 알아본 태닝 스폿

‘서울에서 제일 태닝이 잘되는 곳’이라는 후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뚝섬한강수영장은 한강의 수영장 중 가장 넓은 데크 존을 자랑한다. #뚝섬태닝 #한강태닝 등의 해시태그로 도배된 SNS 인증 샷만 봐도 그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핫한 패션 피플과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태닝 명소로, 주말에는 수영장과 물놀이터를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태닝이 목적이라면 평일 오전이나 이른 오후를 노리는 것이 좋다. 작년까진 태닝 존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수영장 곳곳에 선베드가 고루 배치돼 어디서든 멋진 태닝 인증 샷을 남기기에 그만이다.

위치  지하철 7호선 자양(뚝섬한강공원)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잠원 한강공원 수영장 한강 태닝족의 성지

탁 트인 한강 뷰와 함께 멀리 남산타워가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평일 오후임에도 조용히 선크림을 바르고 누운 태닝족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며, 혼자만의 여유를 찾는 ‘혼태족’에게도 인기가 높다. 다른 수영장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으로 가족 단위보다는 개인이나 커플 방문객이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샤워실과 탈의실, 매점 등 기본 편의시설이 잘 마련돼 있어 장시간 머무르기에 불편함이 없다. 이곳은 태닝뿐 아니라 한강 분수 쇼와 선셋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가 진 뒤에는 바로 옆 세빛섬과 반포대교의 야경이 어우러져, 한낮의 태닝 이후 마치 도심 속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위치  지하철 3호선 잠원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노들섬 데크 존 & 서울웨이브 잔디밭 입문자를 위한 태닝 스폿

태닝족 사이에서 입소문 난 노들섬 한강변 데크 존과 서울웨이브 아트센터 인근 잔디밭. 이곳은 수영장도 아닌데 태닝 명소로 알음알음 알려졌다. 돗자리와 매트를 깔고, 선글라스에 이어폰까지 착용한 이들이 조용히 햇살을 만끽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특히 사람이 몰려 ‘한적한 도심 휴양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북 카페, 편의점, 공중화장실 같은 시설도 근처에 잘 갖춰져 태닝하며 머무는 내내 불편함이 없다. 수영복 대신 일상복 차림으로 가볍게 누워 햇빛을 받을 수 있어 처음 자연 태닝에 도전하는 이들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은 스폿이다.

위치  노들섬 내 한강변 데크, 잠원지구 서울웨이브 아트센터 앞 잔디 구역

#태닝명소 #한강시민공원수영장 #여성동아

사진출처 미래한강본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