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임영웅 |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하 ‘아임 히어로’)을 예매하려던 강 모 씨는 보통 CGV 예매 창과는 다른 화면에 놀랐다. CGV 영화 예매 화면에는 ‘일반’ 외에도 ‘경로’ ‘청소년’ ‘우대(장애/국가유공자)’ 등 할인 대상 선택 창이 뜬다. 하지만 ‘아임 히어로’는 일반과 청소년 선택 창만 뜰 뿐 경로와 우대 창은 뜨지 않았다. 그나마도 청소년은 선택 창만 있을 뿐 실제 할인이 적용되지 않았다. 영화가 개봉한 8월 28일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었음에도 반값 할인 혜택도 적용되지 않았다. 강 씨는 임영웅의 열성팬인 어머니를 위해 마지못해 티켓을 예매하면서도 “영화 관람객 대부분이 65세 이상임에도 경로 할인을 적용해주지 않는 건 너무 단기적인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처사 같다”며 씁쓸해했다.
8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 ‘아임 히어로’는 지난 5월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과 공연 제작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개봉 20일 만인 9월 18일 현재 누적 관객 수 28만3235명, 매출액 80억4400만 원을 기록했다. 일반 영화들에 비해 스크린 수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알짜 수익을 거둔 셈이다. 올여름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적표라 더욱 그렇다.
깜짝 흥행의 이면에는 티켓 가격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CGV는 홈페이지에 요일, 시간대, 스크린 형태(2D·3D·아이맥스), 좌석의 종류(스위트박스) 등에 따라 티켓 가격을 아주 세밀하게 분류해 공개하고 있으며, 경로 및 우대 할인 가격도 명시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아임 히어로’는 이 모든 원칙이 무시된 채 2D 2만5000원, 스크린X 3만2000원, 3D 3만5000원이 적용된다. 일반적인 2D 영화의 관람료는 1만4000원으로 65세 이상 할인 적용 시 7000원이다. ‘아임 히어로’의 티켓 가격이 다른 영화에 비해 2~3배 이상 비싸게 판매된 셈이다. ‘아임 히어로’의 누적 매출액을 누적 관객 수로 나눈 객단가는 2만8400원. 최근 개봉한 영화 ‘베테랑2’(9700원)의 2.9배, 어린이 관객이 많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7820원)의 3.6배 수준이다.
콘서트 영화의 가격은 극장과 IP(지식재산권) 홀더의 협의를 통해 정해진다. CGV 측은 “‘아임 히어로’ 같은 콘서트 필름은 일반 영화와는 다른 프리미엄 콘텐츠로 분류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영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매출을 5:5로 나누지만, 팬덤 층이 두꺼워 흥행이 확실히 보장되는 일부 콘서트 영화는 3:7, 2:8까지 수익 배분이 이뤄진다.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임 히어로’의 가격 책정과 관련해 CGV의 선택 폭이 넓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개봉한 다른 콘서트 영화의 가격도 ‘아임 히어로’와 비슷한 수준이며 할인이 제외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하더라도 콘서트 영화가 일반 영화 티켓에 비해 객단가가 월등히 높고 모객수도 방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CGV 측이 기존 우대 할인 정책을 모두 없앨 만큼의 손해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한 소비자는 “설령 CGV 측이 배급사에 비해 수익이 적게 책정된다 하더라도 그 부분을 ‘우대 할인 미적용’으로 보상받으려 한다면 그 또한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기업의 손해를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극장 티켓 가격은 물가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대상이긴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극장 자율로 결정된다. 우대 할인 역시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극장들은 국민 문화생활 증진이라는 목적과 함께 어르신들이나 청소년들을 극장으로 유입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대 할인을 제공한다. 콘서트 영화의 경우 ‘이미 잡은 물고기’, 즉 팬덤만으로도 극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할인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팬덤이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어르신과 청소년들이라는 점이 간과돼 있다. “극장(표) 가격 좀 내리라”는 배우 최민식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가뜩이나 비싼 영화 티켓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콘서트 영화의 가격 정책은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콘서트영화 #cgv #여성동아
사진 뉴스1
사진제공 물고기뮤직 CJ ENM
8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 ‘아임 히어로’는 지난 5월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과 공연 제작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개봉 20일 만인 9월 18일 현재 누적 관객 수 28만3235명, 매출액 80억4400만 원을 기록했다. 일반 영화들에 비해 스크린 수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알짜 수익을 거둔 셈이다. 올여름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적표라 더욱 그렇다.
깜짝 흥행의 이면에는 티켓 가격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CGV는 홈페이지에 요일, 시간대, 스크린 형태(2D·3D·아이맥스), 좌석의 종류(스위트박스) 등에 따라 티켓 가격을 아주 세밀하게 분류해 공개하고 있으며, 경로 및 우대 할인 가격도 명시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아임 히어로’는 이 모든 원칙이 무시된 채 2D 2만5000원, 스크린X 3만2000원, 3D 3만5000원이 적용된다. 일반적인 2D 영화의 관람료는 1만4000원으로 65세 이상 할인 적용 시 7000원이다. ‘아임 히어로’의 티켓 가격이 다른 영화에 비해 2~3배 이상 비싸게 판매된 셈이다. ‘아임 히어로’의 누적 매출액을 누적 관객 수로 나눈 객단가는 2만8400원. 최근 개봉한 영화 ‘베테랑2’(9700원)의 2.9배, 어린이 관객이 많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7820원)의 3.6배 수준이다.
콘서트 영화는 ‘이미 잡은 물고기’라서?
‘임영웅 |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관람객들.
극장 티켓 가격은 물가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대상이긴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극장 자율로 결정된다. 우대 할인 역시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극장들은 국민 문화생활 증진이라는 목적과 함께 어르신들이나 청소년들을 극장으로 유입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대 할인을 제공한다. 콘서트 영화의 경우 ‘이미 잡은 물고기’, 즉 팬덤만으로도 극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할인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팬덤이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어르신과 청소년들이라는 점이 간과돼 있다. “극장(표) 가격 좀 내리라”는 배우 최민식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가뜩이나 비싼 영화 티켓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콘서트 영화의 가격 정책은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콘서트영화 #cgv #여성동아
사진 뉴스1
사진제공 물고기뮤직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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