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KBS ‘조선로코-녹두전’,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jtbc ‘이태원 클라쓰’의 공통점은? 웹툰 원작 드라마라는 것!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거의 매달 선보이다시피 한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꾸준히 선전 중이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고루 잡으며 남다른 클래스를 자랑했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3월 11일 첫 방송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메모리스트’는 방송 첫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기억 스캔’이라는 초능력을 세상에 공표한 형사 동백(유승호)과 기억을 지우는 연쇄살인마의 대결 구도, 기억의 허점을 파고드는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까지 흥미로운 캐릭터와 스피디한 전개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월 25일 첫 방송하는 KBS 수목드라마 ‘어서 와’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로맨틱 판타지 코미디물이다. 꽃미남으로 변신하는 고양이 홍조(김명수)와 강아지 같은 여자 솔아(신예은)가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원작 특유의 수채화 톤 감성으로 극을 끌고 간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에 맞춰 반려동물이 ‘애완용’이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가족’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3월 28일 시작하는 공상과학 드라마 OCN ‘루갈’은 투믹스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했다. 생명공학 기술로 특수한 능력을 얻은 루갈과 국내 최대 테러 집단 아르고스의 대결이 주요 줄거리. 주인공 강기범(최진혁)이 아르고스에게 아내를 잃고 시력마저 잃은 뒤 루갈의 도움으로 특수한 능력을 얻어 복수에 나선다. 4월 6일 KBS에서 4부작으로 선보이는 드라마 ‘계약우정’은 평범한 고등학생 박찬홍(이신영)이 우연히 쓴 시 한 편 때문에 전설의 주먹 허돈혁(신승호)과 계약우정을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학교 청춘물이다. 원작은 2016년 9월 네이버 웹툰에서 첫선을 보인 뒤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다.
이외에도 2017년 연재 당시 평점 10점을 기록한 동명 원작을 드라마화한 황정음·육성재 주연의 ‘쌍갑포차’, 모처럼 로맨스물로 돌아오는 송승헌 주연 ‘저녁 같이 드실래요?’, 4차원 편의점 알바생 정샛별(김유정)과 훈남 점장 최대현(지창욱)을 내세운 ‘편의점 샛별이’가 상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팬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원작 팬이 많다는 얘기는 다시 말하면 캐스팅, 스토리 전개, 연출 등에 대해 잔소리할 ‘시어머니’도 많다는 얘기다. 2016년 3월 종영한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의 경우 여주인공 홍설 역을 두고 말이 많다가 결국 영화화할 때는 원작 팬들이 가상 캐스팅 1순위로 밀던 여배우로 교체했다.
이 같은 시어머니들 때문에 원작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도 부담감이 만만찮다. 동명의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한 번 경험해본 배우 박서준조차도 ‘이태원 클라쓰’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있어서 싱크로율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부담스러웠던 건 많이 사랑받은 캐릭터라는 거다. 원작을 사랑하는 분들도 있지만 드라마로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어 최대한 웹툰에서 참고할 부분을 참고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녹여내려고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제작자 입장에선 원작과 똑같아도, 달라도 고민이다. 또 원작이 인기작이라 해서 드라마가 100% 흥행한다는 등식이 늘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태원 클라쓰’는 웹툰 드라마 최초로 원작자가 직접 드라마 시나리오까지 맡았다. 원작자인 조광진 작가는 “대중이 이 작품의 어디에서 열광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좋게 봤는지를 미리 경험했기에 그 경험이 이번 집필에 도움이 됐다”고 이의 장점을 설명했다.
캐스팅 역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순히 웹툰 그림과의 ‘싱크로율’만이 중요한 것도, 스타 캐스팅에 의존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다. ‘어서 와’ 제작사 측은 “원작의 팬들과 원작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출연진의 면면이 중요하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웹툰은 아무래도 10~20대에 특화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해당 타깃층의 워너비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의 경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출신의 한류 배우 김명수와 요즘 핫한 신예은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다음 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콘텐츠 IP를 보유 중인 카카오는 그야말로 ‘열일’ 중이다. ‘이태원 클라쓰’ ‘메모리스트’ ‘쌍갑포차’ ‘망자의 서’가 모두 다음 웹툰 연재작인 것. 특히 ‘망자의 서’는 지난해 KBS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첫 번째 작품이다. 당시 카카오는 KBS와 ‘다음 웹툰에서 연재한 웹툰을 카카오 자회사인 메가몬스터에서 드라마로 제작해 2020년부터 매년 한 편씩 3년 동안 KBS에서 방송한다’는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촬영 중이거나 드라마화 작업을 논의 중인 작품도 많다. 학교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그린 동명의 네이버 웹툰 리메이크작 jtbc ‘지금 우리 학교는’과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성공적으로 제작한 본팩토리에서 작업 중인 ‘여신강림’, 올 하반기 촬영을 목표로 하는 김풍 작가 원작의 ‘찌질의 역사’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획 정혜연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각 드라마 제작사 웹툰 캡처
그 바통을 이어받아 3월 11일 첫 방송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메모리스트’는 방송 첫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기억 스캔’이라는 초능력을 세상에 공표한 형사 동백(유승호)과 기억을 지우는 연쇄살인마의 대결 구도, 기억의 허점을 파고드는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까지 흥미로운 캐릭터와 스피디한 전개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월 25일 첫 방송하는 KBS 수목드라마 ‘어서 와’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로맨틱 판타지 코미디물이다. 꽃미남으로 변신하는 고양이 홍조(김명수)와 강아지 같은 여자 솔아(신예은)가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원작 특유의 수채화 톤 감성으로 극을 끌고 간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에 맞춰 반려동물이 ‘애완용’이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가족’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3월 28일 시작하는 공상과학 드라마 OCN ‘루갈’은 투믹스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했다. 생명공학 기술로 특수한 능력을 얻은 루갈과 국내 최대 테러 집단 아르고스의 대결이 주요 줄거리. 주인공 강기범(최진혁)이 아르고스에게 아내를 잃고 시력마저 잃은 뒤 루갈의 도움으로 특수한 능력을 얻어 복수에 나선다. 4월 6일 KBS에서 4부작으로 선보이는 드라마 ‘계약우정’은 평범한 고등학생 박찬홍(이신영)이 우연히 쓴 시 한 편 때문에 전설의 주먹 허돈혁(신승호)과 계약우정을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학교 청춘물이다. 원작은 2016년 9월 네이버 웹툰에서 첫선을 보인 뒤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다.
이외에도 2017년 연재 당시 평점 10점을 기록한 동명 원작을 드라마화한 황정음·육성재 주연의 ‘쌍갑포차’, 모처럼 로맨스물로 돌아오는 송승헌 주연 ‘저녁 같이 드실래요?’, 4차원 편의점 알바생 정샛별(김유정)과 훈남 점장 최대현(지창욱)을 내세운 ‘편의점 샛별이’가 상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든든한 지원군과 ‘시어머니’ 사이 원작 팬
사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명암이 분명하다. 최대 장점은 유료 매출, 누적 조회 수 등으로 검증받은 원작을 통해 어느 정도 시청률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 색다른 소재를 찾는 일도 힘들지만, 힘겹게 발굴한 아이템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원작이 히트 친 인기 콘텐츠라면 흥행성과 작품성을 검증받은 것이나 다름없어 배우 캐스팅을 하거나 협찬사를 섭외할 때 유리하다. 3월 25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 ‘어서 와’ 제작사 관계자 역시 “웹툰은 아무래도 ‘콘티’가 미리 준비되어 있어 영상화했을 때의 그림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오리지널에 비해 기획 기간이 짧다”며 “웹툰이 워낙 화제성이 높은 콘텐츠다 보니 리메이크가 된다는 소식만으로도 팬덤을 드라마 시청자로 유입할 수 있어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이 팬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원작 팬이 많다는 얘기는 다시 말하면 캐스팅, 스토리 전개, 연출 등에 대해 잔소리할 ‘시어머니’도 많다는 얘기다. 2016년 3월 종영한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의 경우 여주인공 홍설 역을 두고 말이 많다가 결국 영화화할 때는 원작 팬들이 가상 캐스팅 1순위로 밀던 여배우로 교체했다.
이 같은 시어머니들 때문에 원작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도 부담감이 만만찮다. 동명의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한 번 경험해본 배우 박서준조차도 ‘이태원 클라쓰’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있어서 싱크로율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부담스러웠던 건 많이 사랑받은 캐릭터라는 거다. 원작을 사랑하는 분들도 있지만 드라마로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어 최대한 웹툰에서 참고할 부분을 참고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녹여내려고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제작자 입장에선 원작과 똑같아도, 달라도 고민이다. 또 원작이 인기작이라 해서 드라마가 100% 흥행한다는 등식이 늘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태원 클라쓰’는 웹툰 드라마 최초로 원작자가 직접 드라마 시나리오까지 맡았다. 원작자인 조광진 작가는 “대중이 이 작품의 어디에서 열광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좋게 봤는지를 미리 경험했기에 그 경험이 이번 집필에 도움이 됐다”고 이의 장점을 설명했다.
캐스팅 역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순히 웹툰 그림과의 ‘싱크로율’만이 중요한 것도, 스타 캐스팅에 의존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다. ‘어서 와’ 제작사 측은 “원작의 팬들과 원작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출연진의 면면이 중요하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웹툰은 아무래도 10~20대에 특화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해당 타깃층의 워너비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의 경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출신의 한류 배우 김명수와 요즘 핫한 신예은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플랫폼 넘어 드라마 제작까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이 재조명받은 ‘이태원 클라쓰’의 예처럼 웹툰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업체 입장에서는 드라마화하는 일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때문에 웹툰 플랫폼에 그쳤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예 각각의 자회사인 스튜디오N과 카카오M을 통해 직접 드라마 기획과 제작, 유통에 뛰어들어 웹툰 원작 드라마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웹툰·웹소설의 영상화를 지원하는 IP 브리지 컴퍼니인 스튜디오N은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을 공동 제작 중이다. 네이버에 연재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던 고등학생 현수가 욕망과 욕심이 반영돼 기괴한 괴물이 된 사람들에 맞서는 어드벤처 스릴러물로,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다음 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콘텐츠 IP를 보유 중인 카카오는 그야말로 ‘열일’ 중이다. ‘이태원 클라쓰’ ‘메모리스트’ ‘쌍갑포차’ ‘망자의 서’가 모두 다음 웹툰 연재작인 것. 특히 ‘망자의 서’는 지난해 KBS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첫 번째 작품이다. 당시 카카오는 KBS와 ‘다음 웹툰에서 연재한 웹툰을 카카오 자회사인 메가몬스터에서 드라마로 제작해 2020년부터 매년 한 편씩 3년 동안 KBS에서 방송한다’는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촬영 중이거나 드라마화 작업을 논의 중인 작품도 많다. 학교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그린 동명의 네이버 웹툰 리메이크작 jtbc ‘지금 우리 학교는’과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성공적으로 제작한 본팩토리에서 작업 중인 ‘여신강림’, 올 하반기 촬영을 목표로 하는 김풍 작가 원작의 ‘찌질의 역사’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획 정혜연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각 드라마 제작사 웹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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