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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가볍게 경쾌하게 투명하게… 라울 뒤피

우먼동아일보

2012. 08. 16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가볍게 경쾌하게 투명하게… 라울 뒤피

▲ 뒤피 ‘카우즈 해안의 보트경주’ (1934년, 유화, 81×66cm, 워싱턴D.C.국립미술관)


폭염이 유난히 심한 올여름, 더위를 피해 도심을 빠져나간 사람도 많지만, 오늘도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은 몸이 무겁고 정신이 몽롱해집니다. 잠시 눈과 마음이라도 파란 바다 속에 두어볼까요?
집채만 한 파란 색감, 알록달록한 돛이 즐거움을 주는, 그냥 보는 것만으로 시원한 그림입니다. 속도와 방향을 바람에 맡긴 채 보트에 타고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요?
이 작품은 빛과 색을 자유롭게 즐긴 화가, 라울 뒤피의 ‘카우즈 해안의 보트경주’입니다. 하늘을 닮은 바다색, 바다와 일체되어 떠 있는 보트의 율동감이 기분 좋게 만드네요. 어쩜 유화를 이렇게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그렸을까요?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가볍게 경쾌하게 투명하게… 라울 뒤피

▲ 뒤피 ‘도빌만’ (1938년, 유화, 33×81.9cm, 모리스 지라르댕 컬렉션)



“뒤피의 작품, 그것은 쾌락”
바다를 주제로 한 라울 뒤피의 또다른 작품 ‘도빌 만’입니다. 프랑스 북부 최고의 휴양지 도빌의 여유로운 풍경을 보세요. 바람결처럼 스쳐 지나가는 붓놀림이 음악소리처럼 리드미컬합니다. 가볍고 산뜻한 그림의 대가답게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느껴지네요.
“나의 눈은 태어날 때부터 추한 것을 지우도록 되어 있다”고 한 뒤피의 말처럼, 그의 바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멋진 휴양지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미술품 컬렉터 거트루드 스테인은 “뒤피의 작품, 그것은 쾌락이다” 라고 했는데, 프랑스 북부의 여행지 노르망디 해안에서 태어난 뒤피는 바다의 자유분방함과 투명함을 몸으로 체득했나 봅니다.
아무리 즐거웠던 휴가도 여흥이 2주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데, 이렇게 유쾌한 바다 그림을 수시로 보면서 삶에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이지현(‘예술에 주술을 걸다’ 저자)

글쓴이 이지현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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