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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kids #play

문화가 있는 날에 같이 놀자! 동동동 문화놀이터

EDITOR 이나래

2019. 05. 02

올해 가정의 달엔 아이들에게 놀이처럼 즐기면서 쉽게 예술에 다가갈 수 있는 공연을 선물하면 어떨까.

가정의 달 5월, 아이와 함께할 가족 이벤트를 기획하는 부모들 앞에는 선택지가 놓인다. 늘어나는 ‘노키즈 존’ 사이에서 아이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는 놀이동산이나 어린이 전용 공간을 다시 한 번 찾아야 할지, 아니면 불편함을 참으며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야 할지.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엄선한 ‘동동동 문화놀이터’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아이의 세계는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경험은 생각에서 태어나고, 생각은 행동에서 태어난다. 책만 읽어서는 인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국의 정치가 겸 작가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이 말을 2019년의 우리나라 육아 현실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면 “경험은 생각에서 태어나고, 생각은 행동에서 태어난다. 유튜브만 보아서는 인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부모에게도 사정은 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부모가 육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 반면, 아이를 동반할 수 없는 ‘노키즈 존’은 늘고 있는 것.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놀이터보다 유튜브를 더 좋아하고 책보다 인터넷을 가까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편한 방법만 선택했다가는 아이의 공감 능력과 사회성, 긴 호흡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공연이나 콘서트 관람은 인터넷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동과 통찰을 선사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법을 온몸으로 터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랄랄라! 움직이는 세계음악여행’과 ‘연희놀이터 덩 따라 쿵! 따!’

5월 31일 ‘동동동 문화놀이터’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랄랄라! 움직이는 세계음악여행’

5월 31일 ‘동동동 문화놀이터’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랄랄라! 움직이는 세계음악여행’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의외로 주변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예술적 표현과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준비 중인 공연 가운데 5월 3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광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 주간 특별 행사 ‘같이 놀자, 동동동 문화놀이터’는 특히 추천할 만하다. 봄 소풍을 콘셉트로 온 가족이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지역문화진흥원 동동동 문화놀이터 담당자 배성림 씨가 추천하는 공연은 ‘음악당 달다’의 야외 콘서트 ‘랄랄라! 움직이는 세계음악여행’이다. 서울거리예술축제, 과천축제 등 국내 유명 축제 초청작으로 전국에서 1백 회 이상 열린 이 공연은, 2017년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떠돌이 음악가 부부가 세계를 누비며 각국의 음악을 들려주는 내용으로, 어린이 관객들이 세계의 다양한 음악과 악기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 움직이는 커다란 집 모양의 무대 곳곳에서 깜짝 등장하는 여러 가지 악기와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이색적인 음악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음악당 달다는 마두금 연주자이자 음악감독인 이정훈 씨와 영화 ‘은교’의 음악을 담당했던 연리목 씨 부부가 창단한 음악 극단이다. 



‘연희놀이터 덩 따라 쿵! 따!’.

‘연희놀이터 덩 따라 쿵! 따!’.

극단 ‘광대생각’의 ‘연희놀이터 덩 따라 쿵! 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인 남사당놀이 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전통 꼭두각시 인형극 ‘덜미’와 접시 모양의 버나를 돌리고 날리는 기예 ‘버나놀이’로 구성된 전통 연희극이다. 어른에 비해 집중력이 짧은 어린이 관객을 배려해 인형극 20분, 기예 공연 15분을 선보이고 어린이들이 직접 버나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15분)도 마련했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인형극은 ‘이시미를 잡아라!’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이 먹어야 할 곡식을 주워 먹는 청노새를 쫓기 위해 나온 공주와 소년, 아저씨가 차례로 이시미(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에게 잡아먹히고, 마지막으로 잡아먹힐 뻔한 박 첨지를 주인공 ‘홍동지’가 구하는 내용을 그린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형은 친근한 모양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입과 팔을 움직이는 등장인물 손 인형과 오줌을 누는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 홍동지 인형, 앞뒤 색과 모양이 다른 홍박가 인형은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둥글고 넓적한 판을 곰방대나 꼬챙이를 이용해 던지고 받는 버나놀이는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기예지만, 그만큼 어린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버나를 던지고 노는 광대가 재담까지 곁들이면 객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어지는 버나놀이 체험에는 어린이들도 쉽고 안전하게 돌릴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버나를 활용해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는 전쟁기념관 평화광장에서 ‘국군 군악·의장행사’가 예정돼 있다. 군악공연, 전통의장대의 무예 시범과 육 · 해 · 공 · 해병대로 구성된 통합의장대의 시범 등 화려한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으니 놓치지 말자. 

공연 관람을 원할 경우 ‘문화가 있는 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해야 하며, 야외 공연인 만큼 돗자리를 지참하는 것이 좋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찾아가는 공연, 동동동 문화놀이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동(童)동(動)동(洞) 문화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예술적 표현과 감상의 즐거움을 만끽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5년부터 문화가 있는 날 기획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사업 중 유일하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문형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동동동 문화놀이터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40개의 문화예술 전문 단체가 전국 2백여 곳의 아동·보육 시설을 찾아가 맞춤형 예술 공연 및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찾아가는 문화놀이터, 예술로 크는 아이들!’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놀며 배우는 예술적 경험을 통해 감상의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들이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현재까지 1백85개 단체가 1천1백5개의 기관을 찾아 공연을 펼쳤고, 누적 관람객이 14만8천4백76명에 달할 만큼 많은 기관과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동동동 문화놀이터 프로그램을 이용하고자 하는 영유아 시설은 매년 2~3월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문화예술 단체가 방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대비용은 무료다.

기획 김명희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지역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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