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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 기자의 키워드 토크

배종옥

대체할 수 없는 매력

글·송화선 기자 / 사진·김보하(제5스튜디오) || ■ 헤어·박은경(박은경 뷰티살롱) ■ 메이크업·김승아(박은경 뷰티살롱) ■ 스타일리스트·한상희

2008. 02. 22

배종옥은 ‘배종옥’이다. 20대 초반 당차고 세련된 도시 여성의 상징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뒤부터 지금까지, 그는 줄곧 다른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그만의 향기를 풍겨왔다. 또박또박 쏟아내는 말투와 선명한 눈빛, 야무진 입매 너머 어딘가에 있는, ‘배종옥을 배종옥이게 하는’ 무엇, 그가 밝히는 ‘배종옥 스타일’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배종옥

배종옥(44)이 돌아온다.
지난해 여름 방영된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이후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던 그가 2월부터 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 배종옥은 이 작품에서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형사 ‘박정금’ 역을 맡았다. 40대 중반 여배우가 자신의 배역을 드라마 제목으로 삼은 작품의 주연을 맡는 건 극히 드문 일. 게다가 ‘박정금’은 극중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멜로의 주인공이다. ‘천하일색 박정금’을 통해 배종옥은 중년 여배우의 연기 지평을 한 차원 넓히고 있는 셈이다.

First keyword ; 고·집
“오늘의 저를 만든 건 아무리 힘들어도 나를 버리지는 않겠다는 고집이에요”

“행운이죠. 이 나이 될 때까지 ‘누구 엄마’ ‘누구 이모’가 아닌 개성 뚜렷한 배역을 맡을 수 있는 건 배우로서 제가 가진 최고의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오래전부터 작품을 선택할 때 비중보다 역할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는데, 그게 지금껏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한 힘이 된 것 같아요.”
배종옥은 예의 ‘배종옥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비음 섞인 목소리와 문장의 어미까지 또렷하게 발음하는 말 습관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배종옥은 이 말투만큼이나 뚜렷하게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왔다.
이번에 맡은 ‘박정금’도 기존 경찰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인물. 젊고 힘있는 형사가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한때는 ‘정의구현’을 꿈꿨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삶의 무게에 짓눌리면서 점점 꿈을 잃어가는 ‘생활인’이다.

배종옥

“제게도 ‘박정금’처럼 휘청대던 때가 있어요. 그래서 대본을 보는 순간 공감이 갔죠. 96년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막 깐깐한 노처녀 역할을 한 뒤였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제게 주어지는 역할이 그런 노처녀 아니면 ‘아줌마’밖에 없더라고요. 젊은 시절부터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이제 먹고살기 위해 저 길로 들어서야 하는 걸까, 아니면 어떻게든 고집을 부려 나를 지킬 것인가, 혼자 고민하며 한참을 방황했죠. 그때 저 역시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정금’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배종옥은 그때부터 98년 드라마 ‘거짓말’에서 연하의 유부남과 금지된 사랑에 빠져드는 ‘성우’ 역을 맡을 때까지 2년여의 시간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길고 끝이 보이지 않는 슬럼프였다고 말했다. 이제는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몇몇 작품에서 평범한 배역을 맡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 느낀 뒤 더 이상 개성 없는 아줌마 역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오늘 배종옥이 시장 바닥의 억척스런 생선장수(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스무 살 딸을 둔 엄마(영화 ‘허브’), 심지어 남편의 외도 앞에 무너지는 가정주부(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연기하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아줌마’ 틀에 갇히지 않는 중견 여배우로 살아남은 건 그때의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기적처럼 ‘거짓말’을 만났죠. 사실 ‘거짓말’은 제게 올 작품이 아니었어요.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PD가 황신혜씨를 염두에 두고 준비한 드라마였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하면서 ‘성우’ 역을 맡을 배우가 없어진 거예요. 하는 수 없이 다른 배우들과 접촉했지만, 당시 변변한 연기를 하지 못하고 있던 저는 아예 물망에도 올리지 않은 상태였죠.”
지인을 통해 작품 이야기를 전해들은 배종옥은 자신이 그 배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먼저 제작진에게 연락해 “그 역을 맡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그러나 한참 동안 연락이 오지 않다가, 드라마 시작 2주를 앞두고 주요 배역 가운데 마지막으로 그가 캐스팅됐다.
“끝까지 다른 배우를 찾았는데 잘 안된 거예요. 그래서 방송 초반엔 PD·작가와 사이가 좋지 않았죠. 그들이 생각한 주인공의 상이 있는데, 제가 그걸 충족시켜주지 못했으니까요. 한번은 촬영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희경 작가가 제게 달려들어 ‘연기 좀 똑바로 하라’며 목을 조른 적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랜 세월 ‘연기에 대한 열망’을 꾹꾹 다져온 배종옥의 개성이 빛을 발했고, ‘거짓말’은 우리나라 최초로 드라마 동호회가 만들어질 만큼 큰 사랑을 받은 마니아 드라마가 됐다. 그리고 배종옥은 “‘거짓말’을 통해 배우로 다시 태어났다”.
“사람들은 제가 죽 작품성 있고 개성 강한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지금의 이미지는 ‘거짓말’ 때부터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때 제가 품었던 열정, ‘이 작품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다시는 연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절박함이 새로운 삶을 열어준 거죠.”
그래서 배종옥은 자신을 배종옥이게 하는 첫 번째 키워드로 고집, 열정을 꼽았다. 세상과 타협해 그럭저럭 살아가지는 않겠다는 고집, 그리고 그 고집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정은 지금도 배종옥을 그답게 지켜주는 두 가지 축이다.
그는 지난 94년 결혼했다가 1년 만에 이혼한 뒤 혼자 키워온 딸 채은이(13)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미국에 유학 가 있지만, 함께 살 때는 둘이 참 얘기를 많이 했어요. 작품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를 빼고는 늘 같이 수다를 떨며 친구처럼 지냈죠. 아이라는 이유로 감추거나 꾸미는 것 없이,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줬고요. 저는 채은이가 그런 저를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지 않게 살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길 바라요. 그래서 언젠가 저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일을 찾길 바라죠.”

배종옥

Second keyword ; 여·자
“엄마, 딸, 그리고 수많은 여자에게 둘러싸인 ‘여자’로서의 삶”



딸 얘기를 시작하자 이내 배종옥의 얼굴 가득 웃음이 번졌다. “제가 재밌는 얘기 해드릴까요?” 하며 딸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채은이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 한국에 돌아와 국토순례 대장정에 참가했다고 한다. 한창 우리나라에 ‘내 남자의 여자’ 열풍이 불고 있을 때였다.
“걔는 미국에 있으니까 그때까지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어요. 제가 국제전화로 ‘엄마 요즘 짱 잘나가~’ 그러면 ‘그래?’ 하며 웃어넘기곤 했죠. 그러다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들이 ‘내 남자의 여자’ 얘기하는 걸 들은 거예요. 아이들이 ‘요즘 그거 정말 재밌지?’ 하고 수다를 떨기에 자기도 ‘우리 엄마가 거기 나와’ 하며 끼어들었대요.”
채은이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거기서 ‘지수’가 우리 엄마야”라고 하자 잠시 정적이 흐르다 바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아이는 배종옥에게 그 얘기를 전하며 “사람들은 엄마가 굉장히 잘나가는 배우인 줄 아나봐”라고 말했다고.
“그래서 제가 ‘그런 줄 아는 게 아니라, 엄마가 정말 잘나가는 배우야’라고 했어요(웃음). 집에서 매일 트레이닝복 입고 머리 질끈 묶고 있으니 아이 눈엔 제가 배우로 안 보이는 거죠. 그렇게 저를 그저 ‘엄마’로 생각하고, 편하게 대하는 ‘내 아이’가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채은이가 제 작품을 보고 ‘좋다’고 말해주면 세상 누구의 인정을 받은 것보다 더 힘이 나죠.”

배종옥이 자기 삶의 또 다른 키워드로 생각하는 건 이렇게 소중한 딸을 포함한 ‘여자’다. 6남매 가운데 막내로 어머니가 마흔둘일 때 늦둥이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한다. 이후 결혼 전까지 죽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1년여의 짧은 결혼생활을 끝낸 뒤 딸과 함께 돌아간 곳도 어머니의 품이었다. 지난 2002년 11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모녀 3대가 함께 살았던 배종옥은 그 시절을 ‘행복했다’고 기억했다.
“제가 재혼을 하지 않은 건 제 삶이 그 자체로 행복했기 때문이에요. 짧은 결혼생활 동안 제가 결혼과 잘 맞지 않는다는 걸 배우기도 했고요.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우리 딸이 있으니 굳이 다시 결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사회에서도 ‘여자와의 삶’에 익숙하다. 배종옥을 연기자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 드라마 ‘거짓말’ 이후 ‘바보 같은 사랑’ ‘굿바이 솔로’ 등에 잇달아 그를 캐스팅한 노희경 작가는 배종옥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 지난 92년 영화 ‘걸어서 하늘까지’를 끝으로 한동안 스크린을 떠나 있던 배종옥을 다시 영화로 돌아오게 한 ‘질투는 나의 힘’(2003)의 박찬옥 감독도 여자다.(배종옥은 97년 영화 ‘깊은 슬픔’에도 출연했지만, 이건 자신의 ‘본격적인’ 영화에서 제쳐놓는다)
“저를 좋아하는 팬도 남자보다 여자가 많은 것 같아요.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행복어사전’이라는 미니시리즈에서 여기자 역을 했는데, 당시만 해도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하는 여자 캐릭터가 드물던 때라 그 이미지가 오랫동안 제게 남아 있었죠.”
그는 이후 한동안 자신에게 비슷한 성격의 배역만 들어왔다고 말했다. ‘거짓말’이 성공하기 전까지 ‘멜로가 안되는 배우’로 그를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고. 대신 그는 자의식 강한 여자 역을 도맡아 연기했다.
“현실에서도 저는 제 생각과 바람을 직선적으로 표현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한계가 정해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에요. 그건 남자·여자의 문제를 떠나 저 자신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가 자의식이 강하다는 걸 처음 깨달은 건 중학교 3학년 때인데, 영어선생님이 수업 중에 ‘여자는 남자의 인형에 불과한 존재’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순간 저도 모르게 반감이 들면서 ‘왜 여자가 남자의 인형이야.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입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 즈음 본격적으로 ‘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배종옥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인간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실존주의 철학에 빠져들었고, 사르트르와 시몬드 보부아르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연기를 하게 된 것도 이 시기에 희곡을 읽으며 연극에 대한 관심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저희 집이 보수적인 분위기여서 큰오빠는 제가 연극영화과에 가는 걸 많이 반대했어요. 그때 이미 결혼해 조카까지 있는, 제가 보기엔 ‘어른’이었는데 연영과에 가겠다고 하니 ‘사대 가서 선생님하다 시집이나 잘 가지 무슨 연극이냐’고 하더라고요. 그때 엄마가 ‘내 딸은 내가 알아서 키울 테니, 넌 네 딸이나 잘 키우라’며 딱 잘라서 제 편을 들어주셨죠(웃음). 돌아보면 우리 엄마가 참 멋있는 분이셨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 6남매를 키우느라 힘이 많이 드셨을 텐데 한 번도 우리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신 적이 없고, 제가 이 길에 들어설 수 있게, 그 뒤엔 아무 걱정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든든한 방패가 돼주셨으니까요. 제가 자의식이 강하다면, 그건 엄마의 그런 씩씩하고 강한 모습이 제게도 전해진 덕분이겠죠.”

Third keyword ; 낭·만
“내 삶을 이끌어가는 건 낭만, 사랑이 찾아온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어느 여배우와도 대체될 수 없는 배종옥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그의 이런 고집과 자의식에서 나온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배종옥이 남다른 건, 그 고집과 자의식의 바탕에 ‘낭만’이 있기 때문. 배종옥은 자신이 본질적으로 로맨티시스트라고 말한다.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제가 굉장히 차가운 사람인 줄 알아요. 하지만 사실 전 뭔가를 잘 계산하는 스타일이 못 되거든요.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모든 걸 잊고 빠져들고, 그외의 부분에선 모르는 것 투성이고요. 작품을 선택할 때 배역의 비중보다 캐릭터를 보고, 시청률이 높을 것 같은 작품보다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는 것도 다 낭만을 추구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지금껏 굶지 않고 계속 연기해올 수 있었으니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작품에 몰입하지 않으면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는 성격인 탓에 한 번에 두 작품 이상 동시에 하는 법이 없는 배종옥은 지난 2005년 TV 단막극 ‘내가 살았던 집’을 찍느라 두 달간 그 작품에만 매달린 얘기를 들려줬다. 배역의 성격에 맞춰 숏커트를 하고, 다른 드라마와 영화 출연 제의도 다 거절했지만 작품을 찍는 동안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고. ‘내가 살았던 집’을 ‘거짓말’ ‘질투는 나의 힘’ 등과 함께 ‘내 인생 최고의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는 배종옥은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몰라도 나는 그 작품이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 ‘낭만주의’는 그해 ‘내가 살았던 집’으로 국제 TV 드라마 시상식인 골든체스트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뜻 깊은 보답을 받았다.

배종옥

똑부러지는 배종옥과 낭만을 꿈꾸는 배종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모습은 그의 안에서 자연스럽게 얽히며 오직 하나뿐인 ‘배종옥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그는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온 시간을 그것에만 쏟아부으며 철저히 계획적으로 살지만, 막이 내리면 훌쩍 아무 준비도 없이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미국 뉴욕이나 유럽의 어느 도시를 찾아 하루는 벤치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고, 다음 날은 한없이 길을 따라 걷기만 하는 여행을 즐기다 보면 또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할 힘이 솟는다고. 집 안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 혼자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것도 그가 낭만을 만끽하는 한 방법이다.
“사람을 여덟 가지 체질로 나눠 기질을 파악하는 ‘8체질’ 분류법이라는 게 있는데, 제가 그 가운데 ‘금양체질’에 속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 체질의 특징은 ‘남 앞에 나서지 않으며 창의적인 작업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설명이 저를 정말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제가 배우를 하는 건 남 앞에 나서거나 뭔가 과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독특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싶어서니까요. 저는 평범한 가운데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는 순간을 만들고, 그걸 마음껏 즐기며 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낭만이죠.”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사랑이 다가온다면 얼마든지…”라고 말하는 배종옥은 사랑에 관해서도 낭만주의자다. 지금까지 “사랑에 빠지면 늘 열정적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했다”는 그는 “다시 사랑을 한다면 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 만나면 행복하고 그 행복이 영원하기를 꿈꾸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먼저 누군가를 찾아나서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제 꿈은 삶이 다할 때까지 배우로 사는 것, 50대가 되고 60대가 돼도 개성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배종옥이 연기한 작품을 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는 거니까요. 그렇게 살아가다가 사랑이 다가오면 사랑도 하겠지만… 좋은 배우로 늙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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