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별책부록 | 2006 쿨~바캉스 플랜

경북 영주·안동·청송

“물돌이동의 운치와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가여행”

기획·이한경 기자 / 진행·이승민 ‘프리랜서’ / 글·이시목 한은희 유철상 ‘여행작가’ / 사진·이시목 한은희 유철상 동아일보출판사진팀

2006. 08. 04

첫째 날 ♥ 부석사 → 소수서원 → 숙박(선비촌) 둘째 날 ♥ 회룡포 → 하회마을 → 숙박(송소고택) 셋째 날 ♥ 주왕산 → 주산지 → 저녁(닭백숙)

경북 북부 내륙에 자리한 영주, 안동, 청송은 전통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선비문화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영주와 안동에는 부석사, 하회마을 등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고, 청송의 주왕산과 주산지에서는 때묻지 않은 청정 자연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영주에서 안동 가는 길에 들르는 예천 회룡포에서는 하천이 굽이쳐 흐르면서 마을을 감싸고 돌아나가는 물돌이동의 운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전통 가옥에서 머물며 우리의 자연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여행을 해보자.

첫째 날 -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
경북 영주·안동·청송

목조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부석사.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있는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왕의 명을 받아 만든 사찰이다. 평지가 아니라 경사진 지형에 사찰이 자리해 큰 법당인 무량수전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천왕문을 지나면 두 기의 3층 석탑이 보이고 범종루가 서 있다. 계속해서 올라가면 안양루와 무량수전이 차례로 나타난다. 목조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은 단청을 쓰지 않아 외려 더 기품 있다. 그 유명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 느긋하게 안양루를 낀 경관과 석등 주변 마당 분위기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문의 054-633-3464 www.pusoksa.org
-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나와 931번 지방도를 타고 부석면 방향으로 달리면 소수서원을 지나 부석사에 닿는다.

서원 솔숲을 따라 걷는 맛 일품, 소수서원
경북 영주·안동·청송

목조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부석사.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조선시대 왕으로부터 서적, 토지, 노비 등을 하사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인 소수서원(사적 제55호)은 아름드리 솔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은은한 솔향기와 맑은 개울이 조화를 이룬 산책코스로, 국보 제111호인 회헌 안향 선생의 영정과 명륜당, 동재, 서재, 학구재 등 고건축물들이 즐비해 보는 맛이 난다. 특히 죽계천변에 있는 경렴정과 취한대의 풍치가 일품이다. 정문 앞, 은행나무 옆에 있는 당간지주와 정문 왼쪽 언덕배기에 있는 ‘학자수’라 불리는 적송숲도 눈길을 끈다. 관람순서는 정문-명륜당-문성공묘-일신재-학구재-지락재.
- 부석사에서 풍기IC 방면으로 되돌아나온다. 부석사에서 소수서원까지는 14km. 부석면, 단산면을 지나면 왼쪽으로 보인다.

둘째 날 - 뿅뿅다리 건너 즐기는 모래놀이, 회룡포
경북 영주·안동·청송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유명한 회룡포마을 뿅뿅다리.


경북 북부내륙에서의 이튿날은 예천으로 간다. 예천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물돌이동(하천이 마을을 감싸고 돌며 흐르는 마을)이라 불리는 회룡포. 이곳은 마을 앞을 흐르는 내성천이 큰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도로 휘감아 돌며 빠져나가는 특이한 지형의 작은 마을이다. 여행의 기점은 비룡산 중턱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고찰 장안사. 거기서 10분 정도 가면 은빛으로 반짝이는 백사장과 초록으로 물든 회룡포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회룡대가 나온다. 강변으로 내려오면 바로 회룡포마을로 갈 수 있다. 회룡대 진입로에 있는 회룡마을(회룡포마을과는 다르다) 강변길이 끝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구멍 뚫린 공사용 철판을 이어붙인 뿅뿅다리를 건넌다. 주민들이 ‘아르방다리’라 부르는 이 다리에서는 드라마 ‘가을동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예천군에서는 회룡포에 쌓여있는 방대한 양의 모래를 이용한 ‘모래축제’를 올 8~9월쯤에 열 예정으로 모래깃대 세우기, 찜질체험, 모래썰매타기 등 모래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최근 수박따기 같은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마을의 소박한 풍경도 놓칠 수 없다. 문의 회룡포녹색농촌체험마을 054-655-9143,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054-650-6390
- 첫날 밤을 지낸 선비촌에서 931번 지방도를 타고 풍기읍까지 나온 다음, 예천 방향 931번 지방도를 탄다. 감천초등학교 앞에서 우회전해 28번 국도를 타고 예천읍까지 간 다음, 문경 방향 34번 국도를 탄다. 유천면과 개포면을 지나면 용궁면소재지. 여기서 회룡포 이정표를 따라 샛길로 가면 회룡포 초입마을인 대은리에 닿게 된다. 회룡대는 용궁농약사(용심회)에서 좌회전, 회룡포 이정표를 따라 5km 정도 가면 나오는 비룡산 장안사를 통해 올라간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신명에 ‘얼쑤’, 하회마을
경북 영주·안동·청송

하회별신굿탈놀이 중 할미마당.


회룡포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안동으로 접어들면 하회마을이 반긴다. 낙동강변에 풍치 좋게 자리한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들이 모여 살고 있는 전통마을. 태백 황지연못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이곳에서 회룡포를 만든 내성천처럼 여러 번 크게 휘돌아나간다. 그래서 이름도 ‘물이 빙 돌아나간다’는 뜻의 하회(河回)다. 마을 입구에 있는 탈박물관을 시작으로 북촌댁, 남촌댁, 충효당 등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집과 민가들을 구경한 후, 낙동강변으로 가면 백사장을 지나 약 70m 높이의 절벽인 부용대를 만난다. 부용대에서는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고 돌아 나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년 5~10월 토·일요일 오후 3시 하회마을에선 탈 공연도 신명나게 펼쳐진다. 무동과 주지, 백정, 할미, 파계승, 양반선비마당 등 6개 마당이 하회마을 전수회관에서 상설 공연되며 관람료는 무료. 공연시간은 1시간. 단 오후 2시경 회룡포를 출발해야 공연시간 전 하회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문의 054-841-2896 http:// hahoe.invil.org
- 회룡포에서 용궁면으로 돌아나와 안동 방향 34번 국도를 탄다. 풍산읍 못미처 풍산농협 앞에서 ‘하회마을’ 이정표를 따라 916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8km 정도 가면 하회마을이다. 회룡포에서 30~40분 소요.



셋째 날 - 폭포 따라 걷는 청정 트레킹, 주왕산
경북 영주·안동·청송

기암괴석과 폭포,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주왕산.


고가에서 운치있는 하룻밤을 보낸 뒤엔 주왕산 트레킹에 도전해보자. 주왕산은 해발 720m로 야트막하지만 거대하고 웅장한 바위가 멋진 산. 등산로를 잘 만들어놓아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특히 대전사가 있는 상의매표소에서 제1폭포를 거쳐 2, 3폭포를 돌아오는 코스는 길이 평탄해 가족 트레킹 코스로 안성맞춤. 아이들 걸음으로도 왕복 3시간이면 충분하다. 매표소를 지나면 대전사 경내에 들어선다. 곡선이 아름다운 절집 지붕 위로 우뚝 솟아있는 커다란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그 바위의 이름은 주왕암. 신라시대 신라군과 전쟁을 벌이다 패해 이곳까지 도망온 당나라 주왕이 깃발을 세웠다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로 주왕산의 얼굴 같은 존재다. 여기서 제1폭포까지는 1.8km. 30여 분을 오르면 제1폭포와 주왕굴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제1폭포는 폭포를 둘러싼 주변이 절경이다. 여기서 1.2km 정도를 더 가면 제2폭포를 지나 제3폭포에 닿게 된다. 제3폭포는 주왕산에 있는 여러 개의 폭포 중 가장 크고 웅장하다. 제3폭포에서 왕복 1시간 30분이면 ‘전기 없는 마을’로 잘 알려진 내원마을까지도 다녀올 수 있다. 문의 054-873-0014 www.knps.or.kr/chuwang
- 송소고택에서 청송읍으로 간다. 청송읍에서 31번 국도로 4.5km쯤 남하하면 주왕산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 길로 6.9km쯤 달린 뒤 좌회전해 1.7km만 더 가면 주왕산 종합주차장이다.

물속에 뿌리 내린 왕버드나무와 어울린 풍경이 일품~ 주산지
경북 영주·안동·청송

영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


주왕산에서는 대전사 반대편, 절골계곡 쪽에 있는 주산지도 꼭 들러본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왕버드나무와 어울린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감상 포인트는 물속에 비친 왕버드나무의 초록 그림자. 마치 렌즈에 포착된 화상처럼 물 표면이 매끄럽고 화사한 초록빛으로 반짝인다. 길이 100m, 폭 50m의 저수지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걷기도 좋다. 문의 주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54-873-0014 www.knps.or.kr/chuwang
- 주왕산 삼거리로 돌아나와 좌회전해 914번 지방도를 탄다. 언덕 2개를 넘으면 부동면. 면소재지로 들어가지 말고 직진해 500m 정도 가면 사거리와 주산지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1.5km 정도 가면 주산지 주차장.





맛집 & 숙박

달기약수로 끓여 맛 좋고 영양 많은 닭백숙
경북 영주·안동·청송
주왕산 서북쪽 자락에 있는 달기약수는 청송의 명물. 입 안을 ‘톡’ 쏘는 맛이 설탕 맛을 뺀 사이다 같다. 크게 상·중·하탕, 세 곳에서 약수가 솟는데,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은 약수터 주변 식당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부산식당’(054-873-2078)은 3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달기약수에 황기, 당귀, 인삼 등 10여 가지 한약재와 마늘, 녹두,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내 육질이 쫀득쫀득하면서 쉽게 물러지지 않아 씹는 맛이 좋다. 닭살을 발라 즉석에서 구워낸 닭불고기도 별미. 백숙은 3만원, 닭불고기는 1만5천원. - 주산지에서 청송읍으로 돌아나온 다음 ‘달기약수’ 이정표를 따라 움직인다. 주산지에서 약수터까지는 30여 분 소요.

타임머신 타고 조선시대로~선비촌
경북 영주·안동·청송
영주의 고택 12채를 원형대로 재현,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전통체험마을. 조선시대 저잣거리에서부터 고래등 같은 기와집, 초가까지 76채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 재현돼 있는 전통가옥 12채에서는 고가체험, 즉 숙박도 가능하다. 두암고택과 해우당고택 같은 고택과 김문기 가옥, 김상진 가옥 같은 중류가옥, 그리고 초가집 체험을 할 수 있는데, 고택이 가장 인기다. 고가마다 갖춘 편의시설이 달라 전화로 문의 후 예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숙박료는 가옥에 따라 2만~5만원. 문의 054-638-7114 www.sunbitown.com - 선비촌은 소수서원 바로 옆에 있다. 선비촌에 차를 세워두고, 소수서원은 걸어서 구경하는 것이 편하다.

툇마루가 있는 고가에서의 하룻밤 송소고택
경북 영주·안동·청송
청송지역 만석꾼인 청송 심씨 가문의 송소 심호택이 1880년 지은 99칸의 전통 한옥으로, 지난 2003년 고택 체험장으로 문을 열었다. TV는 물론 컴퓨터, 에어컨도 없지만 더우면 부채질을 하고 툇마루에 누워 옛날 양반들처럼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에 제기차기, 굴렁쇠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어 흥미롭다. 숙박료는 2인 기준 5만~9만원이며, 2인 이상은 1만원(초등학생은 7천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씩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문의 054-873-0234 www.songso.co.kr - 하회마을에서 풍산으로 돌아나온 다음, 안동·영덕 방향 34번 국도를 탄다. 진보 사거리에서 청송·포항 방면으로 우회전해 31번 국도를 탄 후, 파천초등학교 방음벽을 끼고 우회전해 덕천교를 지나면 고택이 보인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