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에서 ‘복수의 화신’역을 맡은 윤해영.
지난 3월 극비리에 이혼한 이후 두문불출하던 탤런트 윤해영(33)이 SBS 금요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로 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그는 전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윤해영은 동료 연예인의 소개로 만난 전 남편과 2년여의 열애 끝에 98년 결혼했으나 지난 3월 비밀리에 이혼했다. 그는 이혼 후 서울 근교에서 친정 부모,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그간의 생활에 대해 묻자 그는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노력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안정을 취했어요. 집 주변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도 타고 등산도 했어요. 원래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인데 나이가 드니까 군살이 붙어 운동을 하면서 체력도 기르고 몸매 관리도 했어요. 또 그동안 연기생활을 하느라 소원했던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죠.”
지난 9월23일부터 전파를 탄 ‘다이아몬드의 눈물’은 그가 KBS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 이후 1년 3개월 만에 도전하는 작품. 사실 그는 쉬는 동안 TV에서 다른 연기자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내가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가졌다고 한다.
“첫 촬영 마치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울었어요”
“예전에는 일을 참 멋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쉬면서 연기가 제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죠. 첫 촬영을 마치고 촬영장에서 나오면서 ‘아, 여기가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막 울었어요.”
‘다이아몬드의 눈물’은 사랑하던 연인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남자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의 정통 멜로물. 윤해영은 연인의 배신 이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와 아이를 잃고 이로 인해 강하고 냉정하게 변해가는 ‘복수의 화신’ 손인하 역을 맡았다. 자신과 인하의 성격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인하와 저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아요. 야무지지 못하고 착하고 여리기만 하죠(웃음). 인하의 복수도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단순히 사랑하던 남자에게 버림을 받았다면 그냥 거기서 포기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 남자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와 아이를 잃게 된다면 누구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극중 윤해영은 자신을 버린 남자 최형민(김성민)에게 치밀하게 복수하는 한편 자신을 지켜주고 감싸주는 문이석(이재황)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제가 어렸다면 극중 인하를 버리는 최형민처럼 카리스마 있는 남자를 좋아했겠지만 이젠 나이도 있고 하니 저를 믿고 지켜주는 이석 같은 스타일의 남자가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러나 그는 자신과 극중 손인하는 전혀 별개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혼을 겪으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런 경험들이 드라마에 반영되기는 하겠지요. 또 그간의 아픔을 연기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드라마와 저를 연관지어 생각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보고 또 보고’ ‘백만송이 장미’ 등에서 주로 여성스러운 역할을 맡았던 그가 ‘독한 캐릭터의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정작 윤해영은 “이제 나이도 있고 인생역경도 겪었으니 충분히 이전과는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출연 제의도 많이 받았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기 위해 이번에 정통 멜로를 선택했어요. 제 성격이 밝은 편인데 이번 드라마를 맡으면서 많이 독해지는 듯한 느낌이에요.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배역 소화를 잘 못할 것 같아서 평소에도 인하의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다이아몬드의 눈물’은 남자의 배신과 아이의 죽음 뒤 여자가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에서 지난 99년 심은하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청춘의 덫’과 유사하다. 하지만 윤해영은 연기를 통해 그런 의혹들을 잠재울 생각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연기자들이 각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 어떤 연기를 펼치느냐에 따라 ‘청춘의 덫’과 비교하는 말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혼의 상처를 겪으며 연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졌다는 윤해영. 꿋꿋하고 강한 여인으로 변신한 윤해영이 펼쳐보일 새로운 연기 세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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