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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랜선 남친 최준의 사랑 고백 (feat.김해준)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1.09.28 10:30:01

처음엔 고개를 돌리고 귀를 막았건만 어느새 점차 위로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왜 이러지’ 싶지만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당신은 그저 준며들었을 뿐. 


“준이가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 하하. 바보야. 그걸 내가 어떻게 스스로 말해. 음 일단 애플힙, 체리립, 보이지 않는 모공, 진한 눈썹, 날카로운 콧대, 그보다 날카로운 턱선, 코끝의 점, 그리고 눈빛. 그만할게요. 하하. 내가 너무 내 입으로 얘기하니 부끄럽다.”

거침없이 자기애를 듬뿍 드러내는 이 남자의 이름은 최준이다. 나이는 35세, 커피가 좋아 카페를 운영한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며 에티오피아, 칠레, 핀란드, 가나 등 많은 나라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스스로를 “이름이 외자라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사랑에는 공격적인, 완벽주의자 로맨티스트”라 말하는 남자.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영상 통화로 ‘비대면’ 데이트를 하는 콘셉트의 콘텐츠,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B대면 데이트’ 코너를 통해 한국 최고의 ‘랜선 남친’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준은 등장부터 강렬했다. 한쪽 눈을 덮는 쉼표 머리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어? 예쁘다. 너무 예뻐서 순간 나 머리가 하얘졌잖아”라며 비음 섞인 진득한 목소리로 건네는 첫인사, 쉴 틈 없이 꺼내는 오그라드는 멘트까지. ‘사람들이 뭘 싫어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댓글이 9천여 개의 추천을 받을 만큼 여자들이 기겁하는 요소를 다 갖췄지만 왜인지 볼수록 빠져드는 게 그의 매력이다.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그의 표현에 부담을 느꼈다가도 “유일하게 나한테 예쁘다고 해주는 사람”이라며 어느새 위안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많다.

최준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 지난해 11월 최준이 첫 등장한 영상은 올해 9월 17일 기준 4백2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에티오피아에서 유학을 했다는 것 자체가”라는 그의 말은 ‘철이 없었죠. OO가 좋아서 OO에서 유학을 했다는 것 자체가’라는 유행어로 번졌고 그의 이름을 딴 ‘준독되다(최준+중독되다)’ ‘준며들다(최준+스며들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 섭외도 밀려들고 있다.



대세를 증명하듯 8월엔 포토 에세이 ‘어? 오늘도 예쁘네?’(위즈덤하우스)를 출간하며 작가 반열에 올랐다. 책에는 그의 화보 및 일러스트와 ‘당신, 짐을 좀 내려놔요. 예뻐짐’ ‘당신, 오늘은 린스하지 말아요. 린스 여기 있잖아. 당신을 위한 프린스’ ‘뭘 그렇게 고마워해 바보야. 당신은 사랑받기 충분하고 사랑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요.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어. 사랑받기만 하면 돼’ 등 최준 방식의 애정 표현이 가득 담겼다.


인기 비결?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것!

9월 16일 홍대 인근 스튜디오에서 최준을 만나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으로 보던 쉼표 머리와 버터를 물고 있는 듯한 느끼한 목소리와 말투를 실제로 접하니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 “준이”라며 스스로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왠지 보는 사람이 부끄러워지는 듯도 했다. 하지만 이내 프로 모델 못잖은 능숙함을 뽐내며 익살 가득히 포즈를 취하는 그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 최준 특유의 웃음소리, 유쾌한 몸짓과 표정에 촬영 내내 현장은 웃음바다가 되곤 했고, 처음 만났을 때의 부담감은 잊은 채 어느새 함께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 이런 게 ‘준며든다’는 것일까.


6월 ‘B대면 데이트’를 마쳤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굉장히 정신없이 보냈어요.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살았죠. 사랑이 있는 곳, 준이를 찾는 곳, 어디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다니려 노력했어요.

‘어? 오늘도 예쁘네?’에 함께 실린 화보가 인상 깊었어요. 전문 모델처럼 사진을 찍어본 소감이 어떤가요. 또 촬영하며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궁금해요.

너무 감사하게도 준이가 화보 촬영을 다 했네요(웃음). 카메라에 대한 불안과 긴장감이 많이 해소됐어요. 또 준이의 보이지 않던 모습, 준이 자신도 몰랐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에피소드는… 정장 바지가 너무 꽉 맞았어요. 준이의 애플힙이 도드라져서 최대한 상반신 위주로 찍었던 기억이 나요. 하반신까지 다 나오면 준이에게 반해버릴 포인트가 너무 많아지니까(웃음).

스타일이 독특한데 포인트가 있나요.

우선 쉼표 머리. 준이를 보고 쉬어갔으면 하는 생각에 한 머리죠. 또 매일 나 자신을 체크하려는 완벽주의 성향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다녔죠. 하지만 ‘B대면 데이트’가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준이라는 인간은 완벽하지도, 완벽할 수도 없구나. 그래서 앞으론 체크 셔츠 외에도 다른 스타일링을 연구 중이에요.

최준 씨가 자랑할 만한 특기가 있다면.

라테 아트요. 커피 머신만 있다면 보여드렸을 텐데 너무 아쉽다. 손님들이 원하시는 건 다 해드려요.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거든요. 호랑이부터 초상화까지 전부 가능하죠. 아, 얼마 전엔 난쟁이 물총새를 원하셔서 해드렸네요(웃음). 기회가 생긴다면 꼭 보여드릴게요(웃음).

에티오피아, 칠레, 가나 등 많은 나라로 유학을 다녀왔잖아요. 흔히 유학을 가는 나라는 아닌데.

좋아하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좋아하는 것을 찾아 맹목적으로요. 커피가 좋아서 에티오피아에 갔고, 브라질너트가 좋아서 브라질로 갔어요. 자일리톨이 좋아서 스위스에 갔고… 아니, 스웨덴? 아, 핀란드! 너무 많은 나라를 다녀서 헷갈렸네요(웃음).

가장 좋았던 곳과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장 좋았던 곳은 아무래도 커피가 있었던 에티오피아죠. 지금의 사랑받는 준이가 있게 해준 곳. 가보고 싶은 곳은… 얼마 전부터 준이가 자메이카 치킨에 푹 빠졌어요. 자메이카에 유학을 꼭 가고 싶어요. 진짜로.

랜선 남친으로 인기가 뜨거운데, 자신의 인기 비결을 꼽자면.

글쎄요. 아마 준이가 사랑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 아닐까요. 요즘엔 직장 등 어디든, 착한 말이나 칭찬에 많이 인색해진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한 표현도 그렇고요. 이런 상황에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준이에게 따뜻함과 위안을 얻으시는 듯해요.

팬들의 댓글이나 응원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너무 많지만 하나를 꼽자면, ‘최준 영상을 보다가 엄마가 들어와서 야동으로 바꿔 틀었어요’였어요. 그 마음이 어떤 건지 내가 안단 말이야. 가족들한테도 보여주기 싫었던 거야. 자신만 보고 싶었던 거야. 그 정도로 준이를 너무 아끼니까(웃음). 참 위트 있는 댓글이었죠. 이 외에도 진지하게 준이를 응원해주는 댓글과 메시지들이 많아 엄청난 위안이 돼요. 울컥할 정도로요. 이런 마음에 꼭 보답하고 싶어요.

적극적인 건 좋지만 너무 공격적인 건 아닐까요. 혹시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면 어쩌죠.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결국 끝은 최준이라는 거. 결국 빠져든다는 거. 지켜봐요. 나와 눈 3초 마주쳐요. 하나, 둘, 셋. 오케이, 끝. 부담 사라졌죠(웃음).

특유의 느끼한 멘트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는 건가요.

특별히 영감을 받은 건 아니에요. 준이 안의 본성을 꺼낸 거죠. 본능대로, 날것 그대로. 모두들 이런 마음을 갖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밖으로 내뱉지 못할 뿐이에요(웃음).

혹시 ‘금사빠(금방 사람에 빠지는 사람)’는 아닌가요. 바람기가 있다거나.

아니에요. 주변에서 그런 오해를 많이 하죠. 순간 마음에 들어도 바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그렇다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알아가고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가는 거죠. 또 준이는 바람기 전혀 없어요. 여지없는 해바라기죠.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말을 듣지만 제가 연락하는 사람은 내 사랑 딱 하나뿐이에요. 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준이가 좋아하는 사람은 한 명이라는 거. 그거면 된 거죠(웃음).

살면서 꼭 필요한,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그게 바로 사랑

최준 씨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일단 커피를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많이 따뜻했으면 좋겠고요. 준이는 선순환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은 말을 건네면 상대방도 좋은 말을 할 테고, 그러다 보면 내 삶이 전반적으로 따뜻해질 거예요.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화가 잘되는 사람이면 해요.

지금까지 했던 사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뉴질랜드로 유학 갔을 때의 일이에요. 산에서 사슴을 만난 적이 있었죠. 서로 잡고, 잡히며 재미있게 놀다가 어느 순간 보니까 그게 사슴이 아니라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얘기했죠. “당신, 사슴이야? 왜 내 마음을 녹용(웃음)?” 기억이 자주 나요. ‘찐’ 사랑이었죠. 너무 눈망울이 아름답다 보니까 사슴인 줄 알았어요. 그 정도로 착각에 빠져 사랑하던 때가 있었어요(웃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올인하는 스타일인가요. 혹시 일과 사랑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여지없이 사랑이죠. 준이에겐 돈도 중요하지 않아. 일도 중요하지 않아. 오직 사랑이야. 사랑만 있으면 돼. 둘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둘만 의지하고 믿고 배려한다면 이 험한 세상을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죠.

최준 씨에게 사랑이란.

공기와도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살아가는 동안 꼭 필요한 것.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그게 바로 사랑 아닐까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요.

정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난 것 같아요. 만약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만난다면 당장이라도 할 거예요. 그게 준이가 원하는 삶이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일이니까.

혹시 소원이 있나요. 만약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나서 3가지 소원을 이뤄준다고 한다면.

가족의 건강,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 그리고 우리 귀여운 꼬마 아가씨와 꼬마 도련님(최준이 팬들에게 지어준 애칭)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라요.

좌우명이 있나요.

좌우명이라 할 건 없고 좋아하는 말은 있어요. ‘상상하는 모든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길’이라는 말이에요.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준이가 해주는 말이기도 한데, 참 좋아해주더라고요. 정말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꼭 현실로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한편 최준과 묘하게 닮은 개그맨이 있다.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 개그맨 부문을 수상하며 2018년 ‘코미디 빅리그’로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김해준이다. 그와 최준은 올해 서른다섯으로 나이도 같다. 이 때문일까. 둘은 함께 거론될 때가 잦다.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최준에게 김해준이란.

알고 있죠. 그분이 이번에 큰 상을 받으셨더라고요. 그분을 보면 개그맨 같지가 않아요. ‘어쩜 배우처럼 사람이 저렇게 천의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멋있고, 젠틀하고, 속도 깊고, 정도 많은 사람 같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 배울 점이 참 많아요. 준이도 그런 사람을 보며 배우죠. 그분의 영상만 봐도 마음씨가 느껴져요. 그의 태도, 인생을 대하는 자세 등 배울 게 얼마나 많아요(웃음). 지금 준이의 예의 바른 행동에도 그분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에헴.

사진 김도균 
메이크업 김수민(이경민 포레 홍대점) 스타일리스트 이주은 
의상협찬 로맨틱크라운 23.65 아노블리어 로이나인 반스 스위스밀리터리하노와 AD HOC



여성동아 2021년 10월 6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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