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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ory

틱톡 9백70만뷰 시니어 BTS, 아저씨즈

글 이진수 기자

입력 2021.04.23 10:32:28

5060 아저씨들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SNS를 장악해 댄스 영상 하나로 9백70만 뷰를 기록했다. ‘시니어 BTS’로 불리며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는 그룹 ‘아저씨즈’와의 힙했던 만남.


아저씨즈 멤버 홍인국, 김재우, 이정우, 박성만, 지성언, 정승훈(왼쪽부터).

아저씨즈 멤버 홍인국, 김재우, 이정우, 박성만, 지성언, 정승훈(왼쪽부터).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지난해 9월 25일 첫 업로드된 아저씨즈의 ‘할배 신발 챌린지’ 영상이 조회 수 16만6천을 기록했다. 해당 영상은 붉은색 등산복을 입은 한 아저씨가 손에 들고 있던 로퍼를 던지자 멋쟁이 아저씨로 변신하는 숏폼 콘텐츠로 “할배가 어디 있는데요??” “간지가 킹스맨급”이라며 젊은 층의 격한 반응을 몰고 왔다. 이후 10월 5일 아저씨즈 멤버들이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팬 사인회 가는 길’ 영상은 최고 조회 수 9백70만을 돌파하고, ‘Go Daddy Go’ 노래 가사를 ‘골 때리 고’로 패러디한 댄스 영상으로 조회 수 3백만을 넘기면서 아저씨 틱토커로 자리매김했다.

아저씨즈는 6명의 시니어 모델로 구성된 아저씨 그룹으로, 가장 맏형인 지성언(66), 리더 이정우(65), 홍인국(63), 박성만(62), 정승훈(57), 김재우(56)로 구성됐다. 사실 아저씨즈는 시니어 패션 콘텐츠 스타트업 ‘더 뉴 그레이’를 운영하는 권정현(32) 대표의 시니어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팀이다. ‘시니어 메이크오버’라는 유료 서비스로 시작해 지난해 9월부터 시니어 인플루언서 사업 아저씨즈를 선보인 것.

현재 아저씨즈는 패션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10만5천 명, 틱톡 팔로어는 16만6천4백 명이다. 멤버별로 개인 활동도 하는데 정승훈은 2018년 삼성카드 커뮤니티 서비스 광고 ‘당신께, 함께. 인생樂서’, 이정우는 도메스틱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 화보 등 CF와 패션모델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들의 인기가 방송계에 전해져 SBS 유튜브 채널인 ‘스브스뉴스’와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도 출연했다. 젊은 세대와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진심으로 관심 갖는 힙한 어른 여섯 멤버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아저씨즈 멤버들 사진이 지하철역 옥외 광고로 실렸더라고요. 요즘 인기를 체감하시나요.

홍인국 전국적으로 일이 좀 커졌는데 옥외 광고는 권 대표가 이미지를 합성해서 만든 만우절 장난이었어요(웃음). 체감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힘듭니다. 연일 스케줄이 바쁘다 보니 체력 보강이 필요할 정도로 정신이 없어요.



박성만 가족들 반응도 예전에는 “저 노인네 나가서 뭐 하나” 하고 쳐다봤는데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반찬도 “오늘은 고등어 구웠다”면서 달라지고, 저녁에 일찍 들어오라 그러더라고요.

아저씨즈 이름이 독특하면서도 재미있어요.

이정우 처음 팀 이름은 ‘그레이 아이콘’이었는데 활동을 시작하면서 ‘헬로우 젠틀’이라는 이름으로 바꿨어요. 그러다 지난해 가을쯤 권 대표가 먼저 브랜드 네임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자고 제안했어요. ‘헬로우 젠틀’ ‘아저씨즈’ ‘더 뉴 그레이’ 등 몇 가지 골라놓은 이름이 있었는데 권 대표가 그중에서도 ‘아저씨즈’를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권정현 대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아저씨’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5060 콘텐츠를 둘러보면 매번 ‘보통 남자’ ‘중년 남자’ 이런 식으로 ‘아저씨’라는 단어를 애써 피해가더라고요. 오히려 아저씨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젊은 이미지로 바꾸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멤버분들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홍인국 정우 형하고 권 대표가 먼저 만나 기존 아저씨의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취지로 팀을 만들었고, 저희는 캐스팅됐어요. 정우 형이 2019년 현대백화점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에 신사 정장을 입고 나갔다가 떨어졌어요. 저는 붙었고요(웃음). 그 일을 계기로 정우 형이 권 대표를 찾아가서 “내 옷도 한번 봐주고, 스타일링을 해달라”고 한 것이 아저씨즈의 시작이 된 거예요.

이정우 인국 씨가 이야기했듯이 2019년 현대백화점 콘테스트 2차 본선에서 아주 보기 좋게 낙방했어요. 그때 좀 쇼크를 받았지요. 자존심이 상하고, 오기도 생기고, 독기를 품었죠. 뭔가 한번 이뤄보겠다는 열망 때문에 인터넷이고, 외부 사람이고 여러 정보를 접하다가 권 대표를 찾아갔어요. 만나서 사업 의지나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하다 보니 서로 눈에 불꽃이 튀었어요. 만남을 시작한 후 둘이서 시니어 모델들을 대상으로 팀원 모집을 했어요. 저희만의 기준점을 토대로 15명을 선발했고, 이후에 옥석을 가려서 지금의 풀 멤버가 정해진 거예요.

권정현 대표 위워크(WeWork·사무실 공유 업체) 아시죠. 저도 거기 입주해 있었고 성언 선생님은 입주사의 대표셨는데, 로비에서 커피 마시다가 우연히 계속 눈이 마주쳤어요. ‘이 건물에 이렇게 옷 잘 입는 사람 나 말고 없다’ 생각했었는데 성언 선생님이 계셨더라고요(웃음). 중간에 한 다리 건너서 만나게 됐지요.

지성언 썸이었죠. 만나자마자 권 대표가 인스타그램을 하냐고 묻더군요. 저는 그 당시 상당한 꼰대였거든요. 안 한다고 했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제 계정을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러다가 지금의 멤버들 모임을 알게 됐는데 너무 들어가고 싶었어요. 아저씨즈의 스페셜 케이스로 들어왔어요.

여섯 분 모두 시니어 모델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홍인국 전에는 여성화 사업을 하면서 일본에 수출을 하고, 서울 서초동에서 샤부샤부 가게도 운영했었어요. 음식점은 계속하고 있고요. 그러다가 몸이 좀 아파 걷기 운동을 하려고 보니 그냥 걷기는 심심한 거예요.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 게 시초가 돼서 패션모델에 지원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아카데미에서 워킹 배우는 것도 너무 부끄러웠어요.

이정우 자영업을 했고, 지금도 일을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시절 길거리에서 캐스팅 제안을 세 번 정도 받았어요. 패션모델 두 번, 영화배우 한 번 받았는데 당시에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안 되면 감히 엄두도 못 냈던 상황이기에 포기 했었죠. 낮에는 일하고, 야간에는 학교 다니면서 주경야독했어요. 미련을 갖고 있다가 60세 넘으면서 가족들한테 해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모두 반대하더라고요. 재작년에 마지막으로 허락해달라고 사정했는데, 우연찮게 모델 기회가 한두 번 오다 보니 현재는 저를 완전히 밀어주고 있습니다.

김재우 저는 3개월 전에 MBN의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용접공 김재우’로 이름을 조금 알렸어요. 인생이 참 기가 막혀요. 제가 대구에서 용접 관련 제조업체를 운영해 늘 작업복 차림으로 일하고 있는데 우연히 대구FC 프로 축구단을 후원하는 대구FC엔젤클럽의 일원으로 패션쇼에 참가할 기회가 생겼어요. 특이하게도 패션쇼에 먼저 서고 모델을 꿈꿨죠. 무대에 서보니 기분이 짜릿하더라고요. 그전까지는 “내가 이런 일하면 뭐 하노”하면서 굉장히 부정적이었거든요.

지성언 저는 LG그룹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그중 30년을 중국권에서 주재원으로 있었어요. 특히 LF(엘지 패션) 상하이 법인장을 하면서 10년 동안 스타일도 바뀌고 일명 패셔니스타가 됐죠. 2015년에는 상하이에서 길거리 캐스팅돼 TV 광고를 찍고, 쇼핑 명소인 신천지 거리에서 화보도 찍었죠. 그 당시 제가 유일한 외국인인 데다 60대였어요. 사실 저는 아직 모델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저씨즈’가 뜨면서 저한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성만 저는 현대자동차에서 31년간 근무하다 2019년 정년퇴직했어요. 젊었을 때는 영화 연출 쪽에 관심이 있었어요. 신입 사원 시절에는 오후 6시 땡 하면 퇴근해 7시 30분부터 MBC 아카데미 수업을 1년 동안 듣기도 했지요. 회사를 뛰쳐나가고 싶은데 마침 또 집사람을 만나 사랑에 불타서 결혼하게 됐죠. 그 감정을 30년 동안 감추고 있다가 정년퇴직할 때 시니어 모델 쪽으로 생각을 옮기게 됐습니다.

정승훈 저는 직장도 다녔고, 장사도 해봤고 지금은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모델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2019년 10월쯤 집사람이 지인을 통해 모델 대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는 사람 옆구리를 찌르더라고요. “당신 가면 될지도 몰라. 나가봐요” 하길래 분위기 파악만 하고 올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어요. 그런데 본선까지 진출하고 수상까지 하면서 제 가능성을 봤어요. 심지어 KMA(한국모델협회)에서 개최한 제1회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였거든요. ‘아, 먹히겠구나’ 판단하고 과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시던데, 김재우 선생님은 대구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시는 건가요.

네. 처음에는 진짜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홍삼과 녹용 먹어가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이게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금방 포기했을 거예요. 아저씨즈는 제 취미이자 즐거움이고, 정우 형과 권 대표라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나서 지금 이렇게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거죠.

지성언 선생님은 ㈜차이나다 중국어 교육 플랫폼 대표, 칼럼니스트 등 N잡러 멋쟁이로도 유명하세요. 여러 일을 병행하려면 힘들지 않나요.

시간상 제약이 있는데 최근에는 이쪽 활동을 더 하려고 상근직을 비상근으로 변경했어요. 은퇴 후 직장엔 ‘일주일에 두 번만 나오겠다’는 식으로 정하니 여유가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면 칼로리 소모도 별로 안 되는 것 같아요.

박성만 선생님도 최근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활동을 하셨더라고요. 휴가와 반차를 쓰시면서 모델 활동을 꾸준히 하셨던데, 모델 일을 놓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건 짚고 넘어갈게요. 휴가는 썼는데 반차는 안 썼어요(웃음). 도전 의식이었다고 볼 수 있죠. 2019년도 정년퇴직하기 전에 카르멘 델로피체라는 미국의 90세 현역 여성 모델을 알게 됐어요. 그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체면이나 세상의 나이는 개나 줘버려라”는 말을 했는데, 그 소릴 듣는 순간 옛날에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잔상처럼 떠오르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옷 잘 입는다는 평가를 좀 많이 듣기도 했고요(웃음).


아저씨즈 멤버 김재우, 홍인국, 이정우, 박성만, 지성언, 정승훈(왼쪽부터).

아저씨즈 멤버 김재우, 홍인국, 이정우, 박성만, 지성언, 정승훈(왼쪽부터).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데 그중에서 틱톡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권정현 대표 콘텐츠로 뭘 하긴 해야 하는데 유튜브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5~6년 동안 시작을 못 하고 있었어요. 우연한 계기에 우선 틱톡부터 시작하게 됐지요. 근래 들어 숏폼 영상들이 인기고, 유튜브 역시 숏폼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더라고요.

박성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연에서부터 시작되죠. 엉뚱한 것을 했는데 엉뚱한 게 나온 거지요!

어린 친구들이 주로 쓰는 틱톡이라는 플랫폼에서 아저씨들이 춤을 춘다는 건 마치 세대 간의 만남처럼 느껴져요. 감회가 어떠세요.

이정우 아저씨즈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갖고 있던 고정관념 자체가 깨졌어요. 그러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저희를 볼 때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듯해요. 솔직히 우리 나이가 되면 가부장적인 부분들이 가미돼 있다 보니 거리를 좁히고 싶어도 가까워질 틈이 없어요. 지금은 SNS도 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다 보니 세대를 넘어 서로를 알게 됐죠.

지성언 우리가 사람은 빈티지지만 노는 건 새 마당에서 놀아야 해요. 이런 옷을 입고 스타일을 갖추고 탑골공원 가서 춤추면 느낌이 나겠어요? 결국은 트렌드에 맞춰 운동장에서 움직여야 많은 젊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같이 호흡할 수 있겠죠. 비록 숨은 좀 가쁘더라도 BTS 비트에 맞게 춤을 춰야 해요. 저는 틱톡이나 릴스를 미래와 접속된 플레이그라운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가 그것은 사용함으로써 젊은이들하고 소통할 수 있고, 영향력을 빨리 발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승훈 처음에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됐고 권 대표가 굉장히 밉더라고요. “왜 또 날 시키나” “야, 이걸 어떻게 연습하지? 앞으로 계속해야 할 텐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근데 저도 놀란 게, 춤을 출 때 그분이 오시는지 표정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우리 가족들도 놀랐어요. 요새 올라오는 댓글 보면 “귀엽다” “앙증맞다”는 반응이 많아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기분이에요.

홍인국 선생님은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신다고 들었어요.

일주일에 두 번씩 파핀(Poppin) 수업을 받고 있어요. 제 특기를 하나 가지고 있어야겠다 싶더라고요. 완전히 젊은 친구들이 하는 걸 한번 배워보자는 생각에 관절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약 먹어가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웃음). 개인 교습으로 30대인 아들과 함께 배우는데, 파핀 선생님은 부자가 같이 춤춘다는 걸 굉장한 이슈라고 생각하더라고요. 파핀 대회에 저희 부자를 출연시켜보고 싶다고도 하고, 앞으로 터질 영상이 무지하게 많아요.

평소 스타일링은 누가 담당하고 계신가요. 옷도 직접 구매해 입으시나요.

홍인국 다 각자 사서 입는데 가끔 권 대표한테 혼나죠. “에이 그거 안 돼요~”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다음 날 가서 반품하죠. 저는 자라 브랜드처럼 일주일 안에 반품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사요. 백화점에 가거나, 가끔씩은 빈티지 숍에서 1만~2만원짜리를 사서 입기도 해요.

김재우 오늘 입은 스웨터도 어깨에 걸치고 싶었는데 권 대표가 걸치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찍은 영상을 보니까 스웨터를 걸치는 것보다 입는 게 콘셉트에 맞았더라고요(웃음).

박성만 오늘도 권 대표가 이렇게 디렉팅 안 해줬으면 각자가 우습게 입고 나왔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패션 감각은 다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갖춰 입으라고 옷을 보내도 그게 안 되면 옷태가 안 나올 테니까요.

이정우 선생님은 셀카 수업도 받으시더라고요. 진정한 시니어 BTS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매주 금요일마다 셀카 수업, SNS 수업을 받는 정모가 있어요. 저를 포함해 멤버들 모두 권 대표에게 SNS 관리하는 법, 활용하는 법 등을 배우고 있어요. 권 대표가 노땅들 데리고 고생하는 거죠(웃음).

요즘 말로 ‘온 앤드 오프’라고 하죠. 아저씨즈 시작하고 나서 일할 때뿐 아니라 일상도 180%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홍인국 자녀들과의 대화 주제가 달라졌어요. 이 나이가 되면 대화 주제가 ‘내’가 아닌 ‘자식’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주제가 저예요. “아빠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 게 좋고”라며 아이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조언해주니 대화하기 너무 편한 거예요. 그리고 아들 친구들, 며느리 친구들까지 인스타그램 팔로를 열심히 걸어주더라고요.

김재우 대구는 서울에 비해 문화적인 부분이 다소 약해 백화점 쇼핑이 전부였었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지방과 서울 격차도 거의 없어진 듯해요. 요즘 보면 저희 두 딸 친구들이 아저씨즈를 보고 “야야, 느그 아빠 아이가”라며 계정에 들어오더라고요.

정승훈 가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전에는 동네 슈퍼를 대충 슬리퍼 신고 갔는데 이제는 그냥 못 가겠더라고요. 가까운 슈퍼라도 어느 정도 차려입고 가게 되고 이런 부분들이 많이 바뀌었죠(웃음).

정승훈 선생님께서 ‘아저씨즈’를 시작하고 SNS를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있다는 게시글이 인상적이었어요.

대만에 사는 패션 디자이너인데, 1년 정도 된 ‘아저씨즈’ 팬이에요. 크리스마스 때 엽서 카드도 보내주시고, 게시물 올릴 때마다 ‘좋아요’를 가장 먼저 눌러주시고, 멤버 모습을 직접 그려서 액자로 만들어 보내주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직접 디자인한 후디를 보내줬는데 감동을 안 받을 수가 없죠.

동네 친구들처럼 매일 모여 유쾌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홍인국 팀을 결성한 지 거의 1년 3개월 정도 됐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죠. 우리가 나눠지면 큰 의미가 없어요, 매력도 없고요. 어떻게 보면 물이죠. 소주병에 담겼다가 주전자에도 담겼다가 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으신가요.

홍인국 국내를 섭렵하고 우리만의 특기를 만들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요. 전 세계의 젊은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에요. ‘첩보’에 의하면 우리 같은 조직을 만들려고 꿈틀거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웃음). 저희가 선두 주자로 나서려면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죠.

박성만 이제 찐 아저씨 역할도 좀 하고 싶어요. 10~20대 아이들한테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DM이 종종 와요. 그런 메세지를 받으면 저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라 가슴이 좀 찌릿찌릿하거든요.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도 좋지만 ‘젊은 친구들의 상담 역할을 해도 좋겠다’ 생각했어요. 인생 선배 역할을 하는 거죠.

정승훈 아저씨즈를 더 알리려면 SNS 콘테츠를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인기를 조금밖에 못 얻은 상태라 패션 콘텐츠만 하고 있는데, 그동안 못 했던 유튜브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자리 잡을 때까지 겸손하게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사진 조영철 기자 김도균 



여성동아 2021년 5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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