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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따라 유튜브 접수한 채널 ‘마이맘TV’ 이주영

글 정혜연 기자

입력 2021.06.08 13:51:16

유튜브 세계에선 나이도 성별도 중요하지 않다. 아들의 꿈을 응원하다가 우연히 유튜버가 된 후 어느덧 3년 차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이주영 씨의 특별한 스토리.


시작은 호기심 많은 아들의 도전을 응원하면서부터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2014년, 초등학교 2학년이던 아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보통 부모 같았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방에 들어가서 숙제해”라고 답했을 텐데, 이주영(44) 씨는 남편과 함께 “그래 같이 한번 해보자”며 선뜻 아들의 손을 잡아줬다. 당시 유행하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푹 빠져 있던 아들은 2015년 이를 콘텐츠로 한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채널명은 자신의 이름 최린(15)에 MY를 합쳐 만든 ‘마이린TV’. 시간이 가면서 각종 온라인게임을 비롯해 당시 유행하던 장난감, 친구들과의 브이로그, 가족 여행 등 또래 아이들이 즐길 만한 아이템을 다양하게 골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올렸다. 서서히 구독자가 늘더니 어느새 아들은 ‘초통령’으로 불렸고, 지난해 1백만 구독자를 넘기면서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키즈 크리에이터 가운데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아들의 채널을 관리해주던 이주영 씨가 개인 채널을 따로 만든 건 아들 채널 구독자들의 호응 덕분이었다. 인기 장난감 ‘슬라임’을 아들과 같이 해서 올린 영상에 많은 어린이들이 댓글을 달아준 것. 이를 계기로 이주영 씨는 ‘마이맘’이라는 별칭으로 마이린TV에 자주 출연했다. 초반에는 슬라임을 함께 하는 정도였지만 갈수록 아들과 문방구에 가서 학용품 및 완구를 사고, 게임을 같이 하는 등 역할도 확대됐다. 어느덧 ‘우리 엄마보다 나를 더 이해해줄 것 같은 옆집 엄마’ 이미지가 생겼고, 마이맘을 더 보고 싶다는 구독자가 늘었다.

그렇게 이주영 씨는 2018년 자신만의 채널 ‘마이맘TV’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문구용품점 및 마트 쇼핑, 요리 및 뷰티 등 10대부터 40대까지 여성이라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아우르는 영상으로 서서히 인기를 얻었다. 3년 사이 구독자는 23만 명을 넘어섰고, 마이맘 이주영 씨 역시 아들 못지않은 인플루언서 대열에 합류했다. 평범한 워킹맘이었다가 주부로, 다시 주부에서 인플루언서가 된 마이맘 이주영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4월, ‘마이맘TV’ 3주년을 맞았어요. 감회가 어떤가요.

계정은 2017년에 오픈했는데, 사실 마이린TV에 댓글을 달기 위해 만든 거예요. 린이가 학교 간 시간에도 댓글을 달아주고 싶은데 린이 계정으로 달면 구독자분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거든요. 또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대응하는 등 마이린TV 채널 관리 목적도 있었고요. 제 개인 채널에는 영상 하나 올리지 않았는데 1년 사이 구독자가 2만 명이 됐어요. ‘영상이 없는데도 친근하게 여겨주시니 한번 영상을 찍어 올려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3년 만에 23만 구독자가 생겼어요. 그저 평범한 주부가 어느 순간 이렇게 유명해지니까 너무 신기하고, 시청자분들께 감사해요.

마이맘TV는 어떤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나요.

마이맘TV는 마이린TV의 스핀오프 채널인 셈이에요. 거기서 마이맘이 인기를 얻은 것도 ‘슬라임을 좋아하는 엄마’ ‘친구 같은 엄마’로 포지셔닝돼 있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슬라임을 비롯해 10대 여자 친구들이 좋아하는 다꾸 용품이라든가, 여러 아트숍과 뷰티 스토어 등에서 쇼핑한 물건들을 언박싱하는 영상들로 시작했어요. 그 덕에 10대 구독자 친구들은 ‘나를 이해해주는 어른’으로 생각해주더라고요. 또 실시간 방송을 몇 번 했는데 저를 ‘언니’라고 부르는 20대 친구가 있을 정도로 친근하게 생각해줘 고마웠어요. 지금 구독자들은 10~20대가 많지만 자녀를 키우는 육아맘들도 있어서 육퇴(육아 퇴근)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해요. 제가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낀 게, 연령대에 따라 취향에서 약간씩 차이가 날 뿐이지 여성들의 소비 패턴은 비슷하더라고요. 그 대상이 문구류냐, 뷰티용품이냐 하는 데서 갈리는데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들을 다루다 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구독자들이 봐주시는 것 같아요.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콘텐츠 폭도 넓더라고요.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일상에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앞으로 핫해질 것 같은 아이템 위주로 해요. 예를 들어 몇 해 전 ‘새벽배송’이 처음 생겼을 때 너무 좋더라고요. 장을 미처 보지 못했어도 다음 날 아침이면 식재료들이 도착하니까 편리했죠. 그걸 한번 찍어 올렸는데 시청자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그 김에 한 10개 정도를 찍어서 올렸죠. 이후로 주기적으로 올리는데, 지난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디너용으로 간편식을 사서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제가 크리에이터로서 역량이 뛰어나거나, 개그감이 좋은 건 아니에요. 대신 소재를 발굴해 영상에 잘 버무리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 같은 것도 살펴보고, 최근 이슈가 되는 소재도 관심 갖고 찾아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10대부터 40대까지를 전부 아우르는 건 어렵지 않나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청소년 자녀를 둔 어머님까지 구독자 폭이 넓긴 해요. 슬라임, 다꾸처럼 10대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다루다가 새벽배송 언박싱 영상을 계기로 주부 채널로 전환했어요. 그런데 그런 장보기 콘텐츠를 할 때도 10대, 20대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섞어 주문하는 게 저만의 차별점이에요. 예를 들어 새벽배송을 주문할 때 10대가 좋아하는 ‘바다포도’, 20대가 좋아하는 ‘중국당면’ 등을 섞는 식이죠. 평범한 주부의 삶과 크리에이터로서 취하는 아이템을 적절히 녹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피드백이 많이 올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마이린TV 채널에서 저희 가족의 일상 브이로그 영상을 보고 한 시청자분이 올린 댓글,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족의 사랑을 못 느꼈는데 마이린 가족을 보면서 위로가 됐다. 이제 내가 엄마가 됐는데 그런 가정을 꾸리려고 한다’는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핑 도네요. 그 댓글을 보고 ‘앞으로도 이런 좋은 영상을 많이 올려야겠다’ 다짐했어요.

아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선배인데 엄마의 채널을 보고 모니터링을 좀 해주는 편인가요.

아들이 그렇게 다정하지 않아요(웃음). 중3 아들과의 대화는 어떤 엄마라도 쉽지 않을걸요. 다만 아들에게 마이맘TV에 출연해달라고 하면 흔쾌히 해줘요. 올해 마이맘TV는 3주년, 마이린TV는 6주년을 맞았는데 기념 영상을 찍자고 했을 때 잘 도와주더라고요. 유튜브 채널을 계속 운영하다 보니 그 핑계로 아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촬영을 계기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등 순기능도 있어서 좋아요.

촬영이나 편집을 직접 하나요.

마이린TV를 다년간 촬영하다 보니 저희 집에는 촬영에 관한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요. 집에서 촬영할 땐 남편이 찍어주고, 언박싱이나 요리 등 제 시각에서 직접 해보는 영상들은 스스로 촬영해요.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는 일상 브이로그 형식의 콘텐츠는 그때그때 함께 찍고요. 찍기 전에 영상의 제목과 스토리 정도는 정해놓고 촬영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요. 그에 맞게 찍어서 컷 편집은 직접 하고, 편집자에게 맡기면 자막이라든가 편집 요소를 사용해 더 재미있게 꾸며줘요. 8분 내외 영상을 만들기 위해 기본 4시간 정도는 투자해야 해요.

대학에서 아동학을 전공하셨는데, 당시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리 원하던 전공은 아니었지만 공부하는 것도, 학교생활도 즐거웠어요. 저희 학과는 졸업할 때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데, 20대 때는 그게 그다지 끌리지 않았어요. 그냥 일반 회사에 취직하고 결혼했죠. 린이를 낳고 나서는 대학 때 배웠던 아동학이 육아에 도움이 되긴 하더라고요. 육아휴직하며 둘째를 낳으려 했는데 잘 안 됐고, 다시 복직했다가 린이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회사를 나왔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마이린TV 막내 작가 겸 보조로 재취업을 한 셈이죠(웃음).

일반 기업에 취직해 워킹맘으로 살거나 전업주부로 지내거나, 그런 평범한 일상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건 아닌가요.

직장 생활에 적응을 못 한 건 아니에요. 10년 근속을 앞두고 퇴직했으니까요. 아들 덕분에 이 길에 들어섰고, 어쩌다 보니 점점 얼굴이 알려지게 됐죠. 제 인생 계획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우연한 기회에 얼굴 공개까지 하게 됐고 열심히 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사랑도 받아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원래 마이맘TV를 열기 전에는 동네 학부모 모임에 나가 브런치도 먹고 이야기도 나눴는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그런 교류는 자연스레 줄었어요. 대신 동네에서 길을 가다 보면 알아보시는 분들도 생기고, 그러면서 또 다른 일상을 살고 있어요.

40대 초반에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했는데, 잘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나요.

마이맘TV를 통해 자연스레 촬영에 익숙해졌으니 어느 정도까지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평범하게 살던 내가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선을 넘어서까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긴 했죠. 어느 날 혼자 촬영한 걸 보는데 ‘그냥 40대 주부로 살았다면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이렇게 언론 인터뷰하는 날이나 TV 방송 출연을 위해 신경 써서 꾸밀 때면 기분도 색다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요.

요즘 30~40대 주부들 가운데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가 많아요.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SNS 인플루언서가 언뜻 쉬워 보이지만 노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이에요. 그래서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마시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또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좋게 꾸미는 것보다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의 하나로 유튜브나 SNS를 활용하시길 바라요. 저 역시 유튜브를 아들의 추억을 쌓는 용도로 시작했고, 하다 보니 인플루언서로 길이 열렸거든요. 시작부터 ‘수익을 내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지치기 쉬워요. 구독자 1천 명 이상, 4천 시간 이상 시청이 발생해야 유튜브 수익모델이 될 수 있어요. 지인들을 다 동원하면 구독자 1백 명 정도는 모으겠지만 1천 명 모으기란 쉽지 않아요. 시청 역시 4천 시간이 쌓이려면 생판 모르는 시청자들이 24만 분을 봐줘야 하거든요. 마이린TV도 수익모델이 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어요. 그런데 마이맘TV는 영상 하나 없는 채널에 구독자가 2만 명이었고, 영상 2개에서 4천 시간 시청이 발생해 바로 수익모델이 됐죠. 물론 아들 후광을 얻은 셈인데, 저와 남편 그리고 아들이 마이린TV를 꾸준히 가꾼 결과라고 생각해요.

잘되는 유튜브 채널도 있지만, 얼마간 운영되다가 사라지는 채널도 많아요. 채널을 성공시키려면 어떤 차별점이 있어야 할까요.

성공 전략의 첫 번째는 꾸준함이에요. 구독자 1천 명을 모으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다뤄야 해요. 시기별로 유행하는 콘텐츠가 있는데, 그 주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자기 채널도 같이 죽어버리거든요. 특정 채널이 인기를 얻을 때는 크리에이터의 매력 어필이 먼저 되고 난 뒤에 그가 다루는 주제 혹은 소재가 주목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니 더더욱 자기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다루는 게 좋겠죠. 두 번째로는 구독자가 늘고 줄어드는 것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사람들이 왜 안 봤을까?’ 하는 관점에서 내 영상을 철저히 분석하는 게 필요해요. 채널 분석에 들어가면 영상 하나의 총분량 가운데 시청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많이 봤는지가 그래프로 나와요.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에선 여지없이 그래프가 쑥 올라가죠. 그만큼 콘텐츠를 밀도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요즘 유튜브 시청자들의 눈이 예리하기 때문에 재미없는 걸 억지로 포장하면 바로 티가 나고, 클릭 한 번에 나가버려요.

마이맘TV를 운영하며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오래 하는 게 목표예요. 최근에 배우 윤여정 님께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으신 것처럼 60대, 70대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기 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잖아요. 유튜브계에서는 대표적으로 박막례 할머니, 밀라논나 등이 있죠. 두 분은 60대 이후에 채널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하고 계세요. 특히 박막례 할머니는 ‘코리안 그랜마더’라고 불리며 해외에서도 유명 인사로 통해요. 저도 60대까지 20년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마이린TV와 마이맘TV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후면 아들이 스물여섯 살이에요. 아마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사실 린이가 스무 살이 되면 독립시킬 생각이에요. 아예 집을 나가서 살라는 게 아니라, 마이린TV 채널 운영에 있어 지금껏 저희 부부가 도움을 줬다면 스무 살 이후에는 린이 스스로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독립적으로 꾸려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성인이 되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자기 직업으로 여기고 책임감 있게 운영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10년 뒤면 쉰네 살인데… 그때는 무슨 콘텐츠를 하고 있을까요(웃음). 지금과 똑같은 주제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자녀를 다 키웠으니까 그 경험을 살려서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을 상담하는 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그 이 외에도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에요.

사진 홍중식 기자 



여성동아 2021년 6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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