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hobby

한땀 한땀 빠져드는 펀치 니들

EDITOR 한정은

2019. 11. 17

요즘 핫하다는 펀치 니들에 도전했다. 아무런 생각도, 스트레스도 없이 집중하고 싶다면 빠져들 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자수, 펀치 니들

에디터의 취미 찾기 두 번째 도전은 ‘펀치 니들(Punch Needle)’이다. 다양한 실을 이용해 원단에 원하는 그림을 고리 형태로 자수 놓는 공예를 말한다. 흔히 자수라고 하면 ‘프랑스 자수’를 떠올린다. 바늘이 얇고 실도 얇은 프랑스 자수는 세심한 작업을 요한다. 하지만 펀치 니들은 일단 바늘이 두껍다. 또한 비교적 두꺼운 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프랑스 자수에 비해 결과물을 빨리 얻을 수 있다. 곰손인 에디터와 같은 사람들에게 맞춤형 취미인 셈이다. 결과물 또한 프랑스 자수에 비해 투박하지만 몽글몽글한 느낌이 들어 더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펀치 니들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곰손 에디터도 쉽게 성공

에디터가 펀치 니들 원데이 클래스를 체험한 곳은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스태리라운지다. 펀치 니들로 다양한 모양을 수놓을 수 있는데, 에디터는 작은 새를 작업해보기로 했다. 먼저 수틀에 천을 끼운다. 펀치 니들에 사용하는 천은 굵은 바늘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성기게 짜여 있다. 그런 다음 원하는 도안을 천 뒤에 대고 섬유용 펜으로 따라 그린다. 성긴 천 사이사이로 도안이 비치기 때문에 따라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에디터가 고른 도안은 동글동글 귀여운 새 도안. 천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비뚤비뚤 그려지지만 어차피 실로 가려지기 때문에 괜찮다. 그림을 다 그렸으면 도안을 없애고 선을 좀 더 진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거친다. 

펀치 니들 클래스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을 고르자면 바로 실을 선택하는 일이다.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실들은 참 매력적이다. 굵기도, 컬러도, 소재도 다양한 실 중 컬러 매치를 고려하며 고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초보자는 얇은 실보다는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실을 골라야 작업하기 쉽다. 니들에 실을 꿰는 것은 이날 배운 것 중 가장 어려운 일이다(그만큼 다른 작업이 쉽다는 얘기다). 니들 끝의 구멍에 실 끝을 꿴 다음 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바늘 가운데의 홈 사이로 넣으면 된다. 

에디터는 핑크 컬러 털실로 동글동글한 새의 얼굴부터 수를 놓아본다. 실을 꿴 커다란 바늘 앞부분을 천의 구멍 사이에 넣었다가 살짝 뺀다. 바늘이 천에서 떨어지면 실이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0.5cm 간격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천 사이사이를 지날 때마다 예쁜 털실로 수가 놓인다. 천을 아예 통과한 것도 아니고 뒤쪽으로 매듭지은 것도 아닌데 올이 빠지지 않고 수가 놓아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도안 가장자리를 뺑 둘러서 한땀 한땀 수를 놓은 뒤 점점 안쪽으로 이동해 면을 꽉 채운다. 촘촘히 수가 놓이면 맨 끝부분은 천 뒤쪽으로 빼 실을 자른다. 이때도 매듭은 짓지 않는다. 새의 날개, 몸통, 부리, 고깔도 각각 다른 컬러 실을 이용해 같은 방법으로 수를 놓는다. 새의 눈과 고깔의 방울은 이제까지와는 좀 다르다. 눈과 고깔의 방울은 입체감 있는 작은 공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천 앞면에서 바늘을 넣었다 뺐다면, 눈과 고깔을 만들 때는 천 뒤에서 바늘을 넣었다가 뺀다. 이때 실의 올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실을 천천히 잡아당겨 원하는 크기와 볼륨의 공을 만든다. 새를 모두 수놓은 다음 바탕도 원하는 컬러의 실을 골라 같은 방법으로 수를 놓는다. 마음에 드는 색실을 여러 개 골라 20cm 길이로 자른 후 돗바늘로 꿰어 새의 긴 꼬리를 표현하면 완성된다.

체험 후에…

에디터는 그 흔한 프랑스 자수 한번 해본 적 없다. 바느질을 곧잘 하지만 한 땀이라도 비뚤어지면 뜯어내야 하는 성격 탓에 자수를 놓는 것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치 니들은 그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좀 비뚤어져도, 땀의 크기가 맞지 않아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데다 울퉁불퉁 올록볼록한 특유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과감하게 수를 놓을 수 있고,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덜하니 재미 있다. 그럼에도 말없이 집중하게 되는 매력도 있다. 굵은 털실을 사용해 금방금방 면이 채워지는 게 눈에 보여 뿌듯하고, 그 덕분에 손놀림도 빨라진다. 같은 도안을 사용해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실을 선택하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도 장점이다.



스태리라운지는…
위빙, 마크라메, 펀치 니들 등 실로 만드는 공예를 즐기고 함께 작업하는 공간. 실로 그림을 그리고, 매듭으로 나만의 패턴을 디자인하면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 외에 실력을 키우는 정규 취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일요일 오픈하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한정은의 #취존생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취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미를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방증한다. 이 칼럼은 독자들에게 취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하고 에디터의 취미도 찾는 사심 칼럼이다. 에디터의 서툴지만 즐거운 취미 도전 현장은 여성동아 유튜브 ‘한정은의 취존생활’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기획 여성동아 사진 홍중식 기자 디자인 박경옥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