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ving

고양이와 집사, 책을 위한 영국풍 하우스 인테리어

글 정혜미

입력 2021.04.29 10:30:01

경기도 가평 뇌암산 자락에 책을 좋아하는 집사와 귀여운 고양이가 산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창밖으로 너른 논과 밭 그리고 산이 보이는 근사한 전망, 반려묘를 위한 요소를 곳곳에 갖춘 영국풍 주택을 선택한 박정미 씨를 만나보자.

나만을 위한 집

어린 시절 경기도 가평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던 부모님의 주말 주택을 자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이 있는 박정미 씨. 그 시간이 얼마나 좋았던지 나이가 들면 꼭 이 동네에 근사한 전원주택을 짓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초 부모님이 서울 아파트를 정리하고 주말주택으로 쓰던 집으로 아예 이사를 하면서 정미 씨는 고민에 빠졌다.

‘꼭 나이가 더 들고 은퇴 후에야 서울을 벗어날 수 있는 걸까?’ 회사원인 정미 씨는 직장이 서울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부모님이 계신 가평군 설악면에서 직장까지 자동차로 40여 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출퇴근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또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할 정도의 가격이면, 가평에 충분히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제가 책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소장하고 있는 2천여 권의 책을 보관할 서재가 필요했고, 서재에는 밀어서 여는 돌출된 퇴창을 두길 바랐어요. 오래전부터 도심이 아닌 곳에 나만의 집을 짓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꿈꿔왔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도 확실한 편이었죠.” 미팅을 많이 했지만 정미 씨가 원하는 부분들은 실현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적당한 시공사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건축박람회에서 공간기록을 만났고, 2019년 12월 설계, 2020년 3월 공사와 인테리어 작업이 착착 진행됐다. 총 시공 기간은 6개월, 드디어 정미 씨만을 위한 2층 전원주택이 완성됐다. 한눈에 보기에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집은 1층 약 102㎡(31평), 2층 약 79㎡(24평) 규모다.

스카이블루 색상의 소파는 거실의 포인트. 창을 통해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어우러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스카이블루 색상의 소파는 거실의 포인트. 창을 통해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어우러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2천여 권의 책을 보관하는 작은 도서관 같은 서재. 책 속에 파묻힌 것 같은 고요한 분위기다.

2천여 권의 책을 보관하는 작은 도서관 같은 서재. 책 속에 파묻힌 것 같은 고요한 분위기다.

영국의 고풍스러움과 빈티지함을 담아내다

2층 안방 건너편에는 이 집의 메인 공간인 작은 도서관 같은 서재가 마련되어 있다.

2층 안방 건너편에는 이 집의 메인 공간인 작은 도서관 같은 서재가 마련되어 있다.

“처음부터 강조했던 부분은 전통적인 영국 스타일 외관이었어요. 특히 빅토리아 여왕 집권 시기 중산층이 선호하던 주택인 ‘빅토리안 하우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죠.” 담당 디자이너는 정미 씨가 원하는 요소를 귀담아 듣고 이를 잘 담아내기 위해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빅토리안 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멋스러운 돌출 창호와 경사가 가파르고 뾰족한 지붕.

팔각 형태로 구성한 2층 서재의 돌출 창과 안방의 외부 난간은 영국 주택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을 잘 보여주는 포인트로 설계 시점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특징이 녹아든 외관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것 중 하나는 자재 선정이었다. 아무리 빈티지한 느낌을 살린다고 해도 소재 자체가 새것이기 때문에 영국의 오래된 집을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멋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터. 정미 씨는 앞으로 세월의 흔적이 묻은 외관 모습이 더 기대된다고 말한다.


책과 고양이, 그리고 집사

집의 또 다른 주인, 반려묘를 위한 인테리어도 집안 곳곳에 녹여냈다.

집의 또 다른 주인, 반려묘를 위한 인테리어도 집안 곳곳에 녹여냈다.

집의 메인은 2층이다. 2층은 건물의 전체적인 구조와 공간감을 그대로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서재는 수많은 책의 수납을 고려하면서도 돌출 창과 어우러지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책을 모두 수납할 수 있는 높은 책장을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집 짓기를 처음 계획할 때부터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요.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퇴창을 서재에 만드는 것이었는데, 이걸 실현하는 게 까다로워서 중간에 여러 번 포기할 뻔했었죠.” 결과는 성공! 결국 꿈꾸던 대로 책장으로 둘러싸인 서재와 기대보다 더 근사한 퇴창이 완성됐고, 정미 씨와 고양이가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됐다.
안방에는 무늬목으로 마감한 평상을 제작해 침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반려묘를 위한 요소도 곳곳에 반영됐다. 2층 안방 문에는 원형으로 된 고양이 전용 통로를 제작했고, 안방 평상 서랍에도 고양이 문을 따로 내어 반려묘가 침실로 사용하게 했다. 1층 계단 아래는 반려묘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아치 형태의 작은 개구부를 만들어두었다.


온수와 냉수로 구분된 골드 컬러의 수전을 둔 2층 화장실에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온수와 냉수로 구분된 골드 컬러의 수전을 둔 2층 화장실에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2층 화장실에도 영국풍의 인테리어를 녹여냈다. 블루와 골드, 패턴 타일을 사용해 청량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영국에서는 세면 수전이나 샤워 수전이 3홀로 구성되어 온수와 냉수 꼭지가 분리된 경우가 많다. 굉장히 작은 요소지만 수전의 디자인과 형식까지 영국 스타일을 담아 디테일한 부분 역시 놓치지 않았다. 1층에는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서 자주 방문하는 부모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방도 준비했다.


(좌)공간에 안락함을 선사하는 안방의 평상. 평상 밑 서랍장에 뚫린 반려묘 전용 출입구 디테일이 재미있다. (우)합리적인 동선과 깔끔한 디자인에 중점을 둔 주방은 정미 씨가 좋아하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비스포크 냉장고만 두어 심플함을 강조했다.

(좌)공간에 안락함을 선사하는 안방의 평상. 평상 밑 서랍장에 뚫린 반려묘 전용 출입구 디테일이 재미있다. (우)합리적인 동선과 깔끔한 디자인에 중점을 둔 주방은 정미 씨가 좋아하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비스포크 냉장고만 두어 심플함을 강조했다.

현관과 거실, 주방은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요소를 적용하여 집에 잘 녹아들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 거실과 주방은 분리되어 있지만, 둘 사이 유리창을 두어 공간의 연결성을 놓치지 않았다. “주방은 동선의 실용성을 많이 고민한 공간이에요. 조리대 앞으로 식탁을 대면형으로 배치해 독립된 다이닝 공간이면서도 주방과 연결되게끔 만들었어요.” 주방 옆으로는 다용도실을 두어 큰 냉장고 등을 수납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주방이 한결 깔끔하고 모던해 보인다.
정미 씨의 또 다른 취미인 가드닝을 위한 공간은 아직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정원과 온실이 마련되면, 바라던 꿈의 집이 완성되겠죠? 한껏 기대 중이에요(웃음).”

설계 공간기록 시공 홈스토리하우스 
사진제공 공간기록



여성동아 2021년 5월 689호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