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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체포된 론스타 ‘먹튀’ 핵심 ‘스티븐 리’는 누구?

김명희 기자

2023. 03. 06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동아DB]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동아DB]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미국 국적)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17년 간의 해외 도피 끝에 지난 2일 붙잡혔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의 공조로 미국 뉴저지에서 이씨를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여 거액의 차액을 남기고 되판 뒤 국내에서 철수한 이른 바 ‘먹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 원에 사들인 뒤 여러 회사와 매각 협상을 하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 원에 팔았다. 중간 배당까지 더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4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론스타가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06년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론스타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했으나, 이씨는 이에 앞서 2005년 9월 론스타코리아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돌연 대표직을 사임하고 미국으로 도피해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존 그레이켄 회장과 하버드 MBA 동문, 2017년에도 이탈리아에서 체포돼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 2019년 스티븐 리를 비롯한 론스타 사태 관련 인물들의 범죄인 인도 청구 및 엄정 수사 촉구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했다. [뉴스1]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 2019년 스티븐 리를 비롯한 론스타 사태 관련 인물들의 범죄인 인도 청구 및 엄정 수사 촉구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했다. [뉴스1]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론스타는 1991년 하버드 MBA 출신 존 패트릭 그레이켄 회장이 설립한 사모펀드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에 진출했다. 그레이켄 회장과 하버드 MBA 동문인 이씨는 론스타펀드 내 서열 3위로, 외환은행 인수를 비롯한 한국 투자를 총괄할 만큼 실세였지만 개인적인 부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으며, 하버드 MBA 이후 미국 투자은행에서 IB 업무를 하다가 론스타와 인연을 맺은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당시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씨의 정식 직함은 ‘컨트리 매니저(Country Manager)’. 론스타의 한국 투자 초기 부실채권을 싼값에 인수해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그레이켄 회장의 신임을 얻어 론스타 내에서 실세로 부상했다고 한다.



이씨가 미국으로 도피하자 검찰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로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에 이씨는 2017년 8월 이탈리아 밀라노 현지 경찰에 체포됐으나, 범죄인 인도 청구에 실패해 국내에 송환되지 못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미국 도주 이후 뉴저지에 차명 주택을 두고 거처를 옮겨가며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법무부는 2022년 새 지휘부를 꾸리고 론스타 사건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으며 이후 한미 당국의 공조 작업을 통해 이씨 체포에 성공했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조해 이씨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신속하게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씨가 송환되면 우리 정부와 론스타가 벌이고 있는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 취소 절차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론스타는 우리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절차를 지연시켜 손해를 입었다면 2012년 6조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지난해 8월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 원)와 일부 지연이자를 물어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론스타 #스티븐리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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