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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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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복현규, 구스피아(프리미엄 이불 브랜드)로 가다!

글 윤혜진

2021. 12. 29

웃겨야 산다! 그야말로 소비자를 웃겨야 더 팔리는 요즘, 라이브 커머스 ‘완판남’으로 활약 중인 개그맨 복현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폴란드 구스 이불 브랜드 ‘구스피아’ 마케팅 디렉터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복현규의 특별한 스토리. 

스타일과 비주얼 좋기로 손꼽히는 개그맨 복현규(39)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7년 SBS 공채로 데뷔했지만 2013년 방송사를 옮겨 KBS 공채 28기로 입사, 2020년 6월 ‘개그콘서트’가 폐지될 때까지 ‘놈놈놈’ ‘나는 킬러다’ 등의 코너에 출연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2017년부터 2년간 롯데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한 경력이다. 그것도 경쟁 오디션과 영상 판독 심사, 임원과 실무팀장 면접까지 거친 특채 형식의 정식 입사였다. 복현규는 “운이 좋은 만큼 고생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쇼호스트’의 ‘쇼’ 자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가 홈쇼핑 메커니즘을 배우느라 고생했고, 좀 안정된 후에는 특채로 들어간 것에 대한 기대치와 그럴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마음의 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게 인생이다. 현재 라이브 커머스 방송계 ‘완판남’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복현규는 “돌이켜보니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마케팅과 유통, 물건을 어떻게 하면 더 임팩트 있게 준비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됐다”며 “덕분에 지금은 방송 진행부터 마케팅, 바이럴, 영상 제작 등이 다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폴란드 구스 이불 브랜드 ‘구스피아’ 완판의 비결

구스피아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폴란드 구스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폴리시 마더 구스 가슴털을 사용하며 겉면은 부드러우면서도 밀도감 있는 80수 독일 새틴 면으로 제작한다.

구스피아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폴란드 구스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폴리시 마더 구스 가슴털을 사용하며 겉면은 부드러우면서도 밀도감 있는 80수 독일 새틴 면으로 제작한다.

2021년 라이브 커머스 전문 업체 ‘쇼가게’를 설립하고 방송 출연, 라이브 커머스 특강 등 일인 다역을 하고 있는 복현규에게 얼마 전 새로운 직함이 추가됐다. 그는 2021년부터 폴란드 구스 이불 브랜드 ‘구스피아’의 마케팅 디렉터로 일하며 상품 기획부터 소싱, 마케팅, 홍보물 제작까지 도맡아하고 있다. 복현규는 “제가 서울예대 사진학과를 졸업했는데, 원가 절감 차원에서 19년 만에 전공을 살려 제품 홍보 사진도 직접 찍었다. 바쁘지만 열심히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아마도 개그맨으로 한창 인기를 누리던 무렵 다쳐서 일을 쉬고, 다시 쇼호스트로 재기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에서도 특히 ‘멘붕’에 빠져 있던 시기, 구스피아를 만났기 때문일 터.

“홈쇼핑 쇼호스트를 그만두고 다시 ‘개그콘서트’로 돌아가 정말 신나게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거예요. 멘붕이었죠. 가장으로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니까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라이브 커머스 진행, 바이럴 광고 제작 등 제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정리해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에 저를 팔았어요. 제가 일 처리가 빠르고 금전적인 부분과 진행 사항 보고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저를 계속 보여주다 보니 지금 대표님이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주셔서 합류하게 됐어요.”



구스피아의 구스 이불은 온라인 쇼핑 앱 쿠팡과 네이버 쇼핑 거위털 이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준비한 9차 물량까지 완판됐으며 지난 2021년 8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매출액이 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구스피아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폴란드 구스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폴리시 마더 구스를 사용해 필파워(충전재가 압축됐다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가 높다. 복현규는 “지리적으로 폴란드는 차가운 기후의 발트해와 인접해 거위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장이 길다. 우리는 이 폴란드 구스 중에서도 비싸지만 볼륨감이 큰 폴리시 마더 구스 가슴털을 사용한다”며 “게다가 겉면을 부드러우면서도 밀도감 있는 ‘80수 독일 새틴 면’으로 제작해 호텔 이불을 덮었을 때처럼 사각사각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세계 유명 특급 호텔이 원하는 기준과 심사를 통과한 프리미엄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한 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호텔들의 구스 이불 수요가 급감하자 납품에 차질이 생긴 물량을 가격을 낮춰 소비자와의 공동구매·직거래 방식으로 돌렸다.

“옛날에는 바나나가 굉장히 비쌌는데 유통력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저렴해졌잖아요. 수백만원씩 하는 구스 이불도 그렇게 될 수 있어요. 원자재부터 유통하는 단계들을 시스템화시켜 만들면 퀄리티 높은 이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가격을 조절할 수 있었죠.”

유통의 대세는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는 라이브 커머스

아무리 물건이 좋아도 그 물건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좋은지 소비자에게 와닿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그 오작교 역할을 해내는 게 바로 쇼호스트다.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물건 판매에 뛰어든 셀렙들이 많다. 설 자리가 줄어든 개그맨들도 대거 가세했다. 그중에서도 복현규는 직접 기획과 마케팅, 방송 진행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라이브 커머스 판매 전인 ‘코세페 라이브 세일쇼’에서 에이전시 역할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형식이 갖춰진 홈쇼핑보다 자유로운 편이에요. 날것을 선호하는 젊은 고객들과 소통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장점이고요. 다만 제가 해보니, 웃기게 진행한다고 해서 고객들이 다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느 정도 위트 있게 하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안 웃긴 게 장점이에요(웃음). 보시는 분들이 제게 큰 웃음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어서 재미를 주면서도 정제된 표현으로 최대한 정보를 전달하려 해요.”

잘나가는 그에게도 실수투성이던 시절이 있었다. 복현규는 “휠라(FILA) 신발을 파는 홈쇼핑 방송이었는데 ‘보세요. 패턴 디자인이 예쁘죠. 거기에 신었을 때 주는 이 인솔 느낌은 과학이거든요. 신발은 역시 프로스펙스입니다’라고 다른 브랜드명을 얘기했다”며 아찔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실수 하나에도 온종일 고민하고,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이자 구스피아 마케팅 디렉터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복현규는 바쁜 가운데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2015년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할 정도로 건강에도 신경을 써 2021년 11월 ‘AMA LEAGUE’ 피트니스 대회에서 사회인보디빌딩협회와 함께 세계 최초로 ‘비건 피트니스 대회’도 열었다.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소외 계층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물론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분야는, 당연히 마케팅이다. 구스피아의 목표는 퀄리티 높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복현규는 “현재 혼수용과 이불 커버도 기획 중이다. 언젠가는 매출 1백억원을 달성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보면, 이제 상세 페이지의 시대는 지났어요. 상세 페이지 대신 기승전결이 있으면서도 임팩트가 강한 쇼트폼 콘텐츠가 들어가죠. 그런 아이디어를 짜고 상품과 연결시키는 일이 재미있고, 시대에 맞는 일을 하고 있어서 행복해요. 가성비와 가심비를 채워줄 수 있는 상품을 소싱해 유통하면서 사업을 조금 더 번창시키고 싶습니다.”

사진 김도균
제작지원 & 사진제공 구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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