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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friends

성실한 오지라퍼 정재호

글 두경아

입력 2021.03.24 10:30:02

개인 사업은 물론 요리와 인테리어, 인생 상담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프렌즈’의 핵인싸 정재호의 매력 탐구.
“꿀자몽 해드릴까요? 금방 만들어드릴 수 있어요.” 

인터뷰 도중 일어나 뚝딱 음식을 차려낸다는 이 남자! 채널A ‘하트시그널’에 이어 ‘프렌즈’에 출연 중인 인싸 사업가 정재호(31)다. ‘하트시그널’ 출연자들이 “정재호는 카메라가 켜져 있을 때나 꺼져 있을 때나 한결같다”고 하더니 정말 그 말이 딱 맞았다. 그는 달콤한 꿀자몽만큼이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다정다감한 성격 덕분에 정재호는 ‘하트시그널’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공식 MC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종종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한 인물들 사이에서 오해를 풀어주거나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다. ‘하트시그널’ 출연자들이 뭉쳐 일명 ‘프렌썸’을 보여주는 ‘프렌즈’에서도 그의 인싸력은 여전하다. 첫 만남이라 어색해하는 이가흔과 김현우의 자리에 동참해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는가 하면, 집을 구하는 서민재를 위해 PPT까지 만들어 집을 함께 보러 다니기도 했다. 

“친구들을 도와주는 걸 좋아해요. 제 도움을 받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행복하거든요. 연애나 진로 상담도 많이 해주는데, 인간 사이의 모든 일들을 간섭하고 있죠(웃음).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름이 ‘인싸 정재호’인데, 인싸(인사)는 인간과 인간 사이라는 뜻이에요.” 

방송 출연 이후 정재호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으나 아이템이 바뀌었고, 방송 활동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두루 출연해왔다. KBS Joy ‘연애의 참견’에서는 연기에 도전했고, OST에도 참여했다. 

“웬만하면 시키는 건 다 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노래부터 연기까지 안 해본 게 없네요.” 




정재호에게 ‘하트시그널’은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그의 ‘인싸력’은 방송과 함께 한층 더 강화됐다.

“제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일반인들이 방송에 나간 후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관심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는데, 저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 대중 앞에 서고 방송을 타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어요. 저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방송 출연 이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영향력이 미치게 되더라고요.”

그는 ‘하트시그널’ 덕분에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도 얻었다.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다. 시그널 하우스에서 동고동락했던 사람들과 여전히 친분을 나누고 있고, 평생 함께할 친구도 만들었다. 

“규빈이와 장미 누나를 평소에도 자주 만나요. 제작진들이 그 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들을 캐스팅해 방송에 출연시키잖아요. 저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분들과 함께하며 엄청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죠. 재출연을 희망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무조건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정재호는 사업가답게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은 투자뿐 아니라 인기에도 적용된다는 생각이다. 

“방송에 출연하면서 마음고생을 안 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예요. 저는 이왕 하기로 결심했다면 최대한 마음 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이것을 통해 이런 것들을 기대해야지’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얻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잃는 것도 있다’고 마음을 다잡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 살기가 훨씬 편해져요.”

유학 시절 동아리 활동이 인싸 정재호로

블루 컬러 벽으로 포인트를 준 거실.

블루 컬러 벽으로 포인트를 준 거실.

정재호의 휴대전화 주소록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무려 3천7백 개, 매일 아침 도착하는 메시지만 해도 9백여 개에 달한다. 소위 말하는 인싸 중 인싸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만 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고등학교로 진학할 무렵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 낯선 땅에서 홀로 지내며 세상을 배워야 했다. 인싸력을 키운 건 그 시절 동아리 활동 덕분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어요. 대학 진학을 위해 참여했는데,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법을 익혔어요. 성가대, 밴드부, 댄스부, 컨설팅학회, 학생회 등 동아리를 5개 정도 했어요.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미션스쿨을 다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성가대 활동까지 했죠.” 

정재호의 ‘인싸력’ 중심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간파하는 공감 능력과 타고난 언변, 재치가 있다. 이 역시 학창 시절 다져진 것으로, 그는 컨설팅학회 동아리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꼽았다. 

“기업을 상대로 영리 목적 컨설팅을 공부했는데 그 과정을 통해 리서치하는 법, 제 생각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법 등을 배웠어요. 발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고요. 대학에서나 사업을 시작하면서도 하루에 서너 번씩은 발표했던 것 같아요. 투자자를 만나서 한정된 시간 안에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하니, 말하는 연습도 많이 했죠.” 

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경영과학과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귀국해서는 스타트업 창업을 했다. 지금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어떤 벽에도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액자 ‘스티키픽’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만났던 교수님이 아이폰 지문 인식 방식인 터치아이디를 개발한 분이었어요. 그 교수님을 만나면서 ‘내가 만든 서비스나 기술로 세상의 문제점을 하나라도 해결하고 죽어야겠다’ 생각했지요. 이를 위해서는 취직해서 승진하는 삶보다는, 스스로 팀을 꾸려 회사를 운영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고요.”

정재호는 현재 사업가와 방송인 등 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회사의 대표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얼굴이 알려지면, 사업하는 데 마케팅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요. 단점은 이미지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거예요. 대표로 인해 브랜딩이 된 사업들은 대표의 실수 하나만으로 무너질 수 있거든요.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기업이 안정성이 높고요. 공인의 인기와 위험도가 동반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프렌즈’

집 곳곳에 감각적인 소품을 배치했다.

집 곳곳에 감각적인 소품을 배치했다.


정재호는 ‘프렌즈’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트시그널’이 시그널 하우스에 모인 청춘 남녀의 썸을 그렸다면, ‘프렌즈’는 각기 다른 청춘들의 싱글 라이프를 바탕으로 우정과 썸 사이의 감정을 그린다. 

“‘하트시그널’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설렘이 있었다면, ‘프렌즈’는 친구들을 만날 때의 익숙함과 편안함이 있어요. 물론 새 친구들도 나오니 어느 정도의 설렘은 있을 것 같아요.” 

‘프렌즈’가 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지다 보니 집 공개는 필수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취향과 개성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데, 정재호는 인테리어와 요리에 능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조화, 균형, 대칭에 신경 써서 집을 꾸몄어요. 대칭을 이루는 인테리어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컬러는 블루와 함께 화이트, 실버를 주로 썼고요. 침대를 중심으로 대칭이 되는 침실 펜던트 등은 북유럽 스타일을 참고한 거예요.” 


얼마 전 방송에서는 요리 실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와플기로 모양을 살린 해시브라운과 볶음밥을 뚝딱 만들어내며 발군의 요리 실력을 뽐낸 것.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요. 유학 시절부터 자취를 하다 보니 살기 위해서 요리를 시작했고, 음식으로 친구들을 만족시키는 데 희열을 느껴요. 요즘은 조리 기구도 잘 나와서 어려운 점이 별로 없어요. 특히 에어프라이어는 혁신이에요. 또한 예쁘게 담으면 맛이 덜해도 맛있게 느껴져 플레이팅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정재호가 즐겨 하는 요리는 떡볶이와 멘보샤, 트러플 감자, 크로플 아이스크림, 꿀자몽 생과일주스 등이다. 특히 떡볶이는 자주 가는 떡볶이집의 레시피를 스스로 연구해 맛을 비슷하게 재현해내기도 한단다. 벌써부터 “결혼해서도 요리를 맡아서 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다. 올해 서른하나,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할 나이다. 그의 이상형이 궁금했다. 

“예전에는 외적인 것에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결혼할 때가 되니 외모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아이에게 자랑스럽고 좋은 엄마가 될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근면, 성실, 부지런함, 선함 등 모든 면에서 바람직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에게 좋은 친구란 무엇인지 물으니 자신을 편견 없이 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등져도 손을 놓지 않을 친구가 5명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방송을 통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좋은 남사친뿐 아니라 좋은 남자, 좋은 사람으로 비치길 바라요. 또 ‘프렌즈’ 출연진들은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자신이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사진 김도균



여성동아 2021년 4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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