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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ssue

협상 달인, 자기관리 끝판왕 멜라니아 트럼프의 진모습

EDITOR 오영제

입력 2020.06.22 10:30:44

지난 6월 16일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메리 조던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전기를 출간했다. 책을 통해 소개된 멜라니아의 궁금했던 스토리를 정리했다.
퓰리처상 수상 경력이 있는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메리 조던이 멜라니아 트럼프(50)의 전기 ‘그녀의 협상 기술 : 멜라니아 트럼프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The art of her deal, the untold story of Melania Trump)’를 출간해 화제다. 저자는 1백 명이 넘는 사람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멜라니아를 둘러싼 다양한 사건과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인터뷰이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와 대선을 함께했던 캠페인 매니저, 멜라니아가 모델로 활동할 당시 함께 일한 모델 동료와 포토그래퍼, 그녀의 전 룸메이트, 슬로베니아 고향 친구들, 정치인, 호텔 근로자, 전직 가정부,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 백악관 사람들 등 분야를 망라한 다양한 이들이 포함되었다. 

슬로베니아에서 건너온 이민자 출신 모델, 45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세 번째 아내, 부유한 남편 덕에 신분 상승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를 생각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책의 저자 조던은 멜라니아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라 평한다. 혹자는 그녀를 “멍청한 모델”이라 폄하하기도 했지만 실상은 트럼프와 상당히 비슷한 성향을 가진 승부사이자 협상가라는 것. 도널드 트럼프는 평소 멜라니아의 의견을 매우 귀담아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을 때 출마하도록 독려했고, 트럼프는 선거기간 동안 항상 멜라니아와 함께 뉴스를 보며 연설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자리에 욕심내지 않고 2위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판단 아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추천한 것도 그녀라고. 멜라니아는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한 점이 많고, 그가 어떤 상황에 대해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여러 백악관 사람들의 전언이다. 


메리 조던이 쓴 ‘그녀의 협상 기술 : 멜라니아 트럼프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메리 조던이 쓴 ‘그녀의 협상 기술 : 멜라니아 트럼프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책에 따르면 멜라니아의 협상가적 면모는 도널드 트럼프와의 만남에서부터 드러난다. 1998년 뉴욕 사교계의 한 파티에서 멜라니아를 보고 눈을 떼지 못한 트럼프는 전화번호를 물었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자신의 번호를 주는 대신 그의 번호를 달라고 말한다. 그녀는 트럼프가 다른 플레이보이들처럼 여자를 속이거나 기만하는지 먼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많은 셀레브러티들과 어울리며 타블로이드를 장식했고, 바람둥이 이미지가 강했다. 매력적인 여성들이 그에게 매력을 어필하려 애썼으나 멜라니아는 반대의 길을 택했다. 오히려 트럼프가 애가 타서 자기를 따라다니게 ‘밀당’을 한 것. 파워 게임의 승자는 당연히 멜라니아였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2004년 약혼하고 2005년 웨딩마치를 울렸으며 2006년 아들 배런 트럼프를 얻었다. 

그녀는 기회를 활용하는 탁월한 능력도 지녔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전부터 “혼전 계약서를 쓰지 않는 부자는 루저”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당연히 멜라니아의 혼전계약서는 그녀에게 불리하게 작성되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가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스캔들이 터졌을 때 멜라니아는 이를 자신의 혼전계약서를 수정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스캔들을 빌미 삼아 그녀는 아들 배런이 다른 이복형제들(트럼프가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트럼프 주니어와 이방카, 에릭 및 두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티파니)과 동등한 유산상속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합의를 얻어냈다. 

멜라니아는 일찍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야망에 적극적인 후원자였다. 1999년 트럼프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당의 후보로 대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당시 멜라니아는 그와 결혼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트럼프의 대선 행보에 항상 함께였다. 책에는 당시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들어 있다. 둘은 유명 앵커 댄 래더가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60분’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녹화가 이어지는 동안 트럼프는 멜라니아를 미래의 퍼스트레이디 격으로 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슈퍼모델 카라 영과 바람을 피웠다는 오해로 둘은 잠시 결별을 맞는다. 때문에 방송이 나가는 당일 아이러니하게도 타블로이드에는 그들의 결별 기사가 실렸다고 한다. 




의붓딸 이방카와 미묘한 알력 다툼, 아들 배런에겐 헌신적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프로페셔널한 멜라니아 트럼프. 배런이 태어난 이후 멜라니아의 최우선 순위는 아들로 바뀌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프로페셔널한 멜라니아 트럼프. 배런이 태어난 이후 멜라니아의 최우선 순위는 아들로 바뀌었다.

옛 유고슬라비아의 한 공화국이었던 슬로베니아, 즉 공산주의 국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인지 멜라니아는 말이 없고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 알려진 이야기 또한 많지 않다. “그녀는 유령과 같다. 모두가 그녀를 알고 있지만 아무도 그녀를 모른다.” 책 속 한 인터뷰이의 이야기는 이런 멜라니아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룬 업적이나 과거에 대해 과장하거나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멜라니아도 마찬가지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를 롤 모델로 생각하는 멜라니아는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 재클린처럼 자신 또한 모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것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이야기했을 때 알아듣지 못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할 때도 통역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전에 촬영했던 사진이나 잡지 중 자신이 원치 않는 모습이 있다면 사람을 고용해 없앴다. 또 특정 기간 동안 친구를 만들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면 이전의 관계를 깨끗이 정리하기를 반복했다. 때문에 예전부터 알던 사람 중 지금까지 그녀와 연락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 동료나 친구들은 그녀에 대해 “유명하거나 최고의 모델은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프로페셔널했다”고 입을 모은다. 모델로 활동하는 동안 그녀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고 여느 모델들처럼 파티를 즐기지도 않았다. 에이전트나 포토그래퍼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잠자리를 하는 일도 없었다. 멜라니아가 뉴욕에서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 룸메이트였던 포토그래퍼는 “작가가 인터뷰를 시작할 당시 트럼프의 변호사 중 한 명이 멜라니아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사실 그녀에 대해 나쁜 말을 할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멜라니아와 데이트를 시작한 후 트럼프는 그녀가 더 유명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모델링 에이전시도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오히려 트럼프와 데이트한 이후 더 열심히 일했다. 그녀는 그렇게 자기 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책은 그 외에도 의붓딸인 이방카와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멜라니아가 말이 없다는 이유로 이방카는 그녀를 “초상화”라 불렀고, 가정부 중 한 명은 멜라니아가 이방카를 “공주”라 말한 것을 들었다고 한다. 멜라니아가 백악관 입성을 거부하고 뉴욕에 머물렀을 때 이방카는 영부인 사무실을 가족 사무실로 바꾸고 싶어했지만 멜라니아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아들 배런이 태어난 이후 멜라니아의 최우선 순위는 아들로 바뀌었다. 멜라니아와 그녀의 부모가 전적으로 배런의 육아를 도맡았고, 이로 인해 배런은 슬로베니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슬로베니아 음식을 먹는다. 가끔 멜라니아와 배런이 슬로베니아어로 이야기하면 트럼프는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책의 제목은 1987년 트럼프 대통령이 출간한 책 ‘거래의 기술(The art of Deal)’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서는 멜라니아의 전기가 출간된 이후 “거짓 정보가 상당히 포함된 소설에 가까운 장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기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베일에 가려졌던 영부인의 모습을 보는 일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SIMON & SCHUSTER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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