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NEY

MZ는 돈 펑펑 쓴다고? 우린 똑똑하게 쓴다!

직장인 시골쥐(유튜브 ‘시골쥐의 도시생활’ PD)

2023. 03. 06

지난 1월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명품 소비자로 ‘상표를 사랑하는(Label-Loving) 한국인’을 꼽았다. 미래를 포기하고 ‘욜로’ 하는 국내 젊은 세대를 주된 명품 소비층으로 든 것. 지방에서 상경한 지 9년째, 아득바득 도시살이 중인 시골쥐는 어딘가 억울하다. 다수의 MZ세대는 어떻게 돈을 절약하고, 어디에 쓰는지 정리했다.

욜로(YOLO·한 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자)는 가고 ‘갓생’ 시대가 왔다. 갓생은 ‘god(신)’과 ‘인생’을 합친 신조어로 매우 부지런한 삶을 뜻한다. 갓생은 이미 2030 세대의 일상을 점령했다. 지난해 인스타그램과 네이버는 갓생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뽑았다. 콘텐츠 속 갓생의 언급 빈도도 증가했다. 서울연구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갓생의 언급 수는 2020년부터 매해 약 3만 건씩 증가했다.

갓생 유행은 MZ세대 소비 성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 욕구를 무조건 참거나 분출하기보다, 상황에 맞춰 효용을 따지는 현명한 ‘갓생러(갓생+er·갓생을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쓸데없는 지출은 줄이되 스스로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게 포인트다.

새는 돈 모아 목돈으로

고정 지출은 생활에 필수적인 비용으로 주거비·통신비·교통비·보험비 등을 포함한다. 고정 지출은 한 달 단위로는 적지만 모아보면 꽤 큰 금액이다. 새는 돈을 모아 다른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셈. 미래를 중시하는 갓생러들은 이를 모아 미래 소득을 위한 자기 계발에 힘껏 투자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고정 지출을 줄일까.

주거비 월세보단 국고 빌려 전세

한 달에 40만 원. 2021년 12월 부동산 플랫폼 ‘다방(스테이션3)’이 발표한 서울 내 전용면적 30㎡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전세나 매매를 위해 모아둔 돈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매달 나가야 하는 돈이다.

이러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할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낮은 이자로 전월세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중소기업청년대출’이 대표적이다.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중소·중견기업 청년들은 최대 1억 원 한도, 연 1.2%의 낮은 이자로 최장 10년 간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에 거주한다면 ‘청년월세지원사업’도 눈여겨보자. 청년 1인 가구의 경우는 월 20만 원씩 최대 10개월, 생애 연 2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임차보증금 5000만 원 이하 및 월세 60만 원 이하 건물에 월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이자 중위소득 150% 이하(2023년 기준 311만6838원)를 만족하는 청년 1인 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사회 초년생이 거주하는 원룸 시세와 20대 평균 월급(260만6500원·2021년 고용노동부 발표)을 고려하면 기준이 낮아 활용도가 높다.

통신비 매달 공짜로 5만 원 버는 법

이동통신사 3곳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10GB 기준 월평균 5만5000원이다. 높은 통신비에 부담을 느낀 젊은 세대는 ‘알뜰폰(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서비스를 찾고 있다. 알뜰폰 서비스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망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동통신 3사에 비해 요금이 매우 저렴하다. 예를 들면 매월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데이터팡팡100GB+(프리티)’는 월 2만4200원이다. 유사한 데이터 이용량을 제공하는 통신 3사 요금이 한 달에 약 7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요금제를 비교하고 싶다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 웹사이트를 추천한다. 알뜰폰 사업자만 수십 개라 하나하나 살피기 어렵기 때문.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면 금액대와 혜택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기존 통신사 약정 기간이 끝났다면 상황에 맞춰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보자.

보험비 무료 보험 상담은 필수

사회 초년생 대부분은 본인에게 맞는 보험과 보험료 수준을 모른다. 어릴 적 부모님이 주변 지인을 통해 가입한 보험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잘 모르는 보험에 매해 수십만 원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맵’ ‘보닥’ ‘시그널플래너’ 등 보험통합관리 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보험 점검을 직접 받아보니 덜어낼 것도 추가할 것도 많았다. 보험 현황을 한눈에 파악해 관리하고 싶다면 보험통합관리 앱을 추천한다.


교통비 같은 금액에 20회 더! 정기승차권

서울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정기승차권을 알아보자. 5만5000원인 정기승차권을 끊으면 30일 동안 60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기본운임을 고려하면 44회 치에 해당하는 금액(2023년 기준)이니 훨씬 경제적이다. 다만 정기승차권은 지하철 외 대중교통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이런 아쉬움을 보완해 2023년 하반기 지하철·시내버스 환승과 서울 외 지역의 대중교통에서도 사용 가능한 통합 정기권을 출시할 예정이다. 30일 동안 이용하지 못한 횟수는 추후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시도해볼 만하다.

미래엔 통 큰 소비

아득바득 아낀 지출은 어디로 갈까. 바로 미래 소득을 위한 셀프 투자다. 지출을 무작정 막지 않고 자기 계발을 위해서는 큰 지출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게 핵심. MZ세대는 어떤 자기 계발에 통 크게 투자할까.

“일찍 깨려고 한 달에 10만 원 내요”

출근길 5분 일찍 집을 나서는 것도 쉽지 않은 겨울철, 기상 시간을 1시간 당긴다면? ‘미라클 모닝’ 챌린지는 이른 아침 기상해 운동, 공부 등을 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한다. 2016년 미국 작가 할 옐로드가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개념으로, 2021년 국내에도 한 유튜버를 통해 전파됐다.

혼자서는 이루기 힘든 목표인 만큼 MZ세대는 유료 미라클 모닝 동호회에 모인다. 그리고 매일 함께 미라클 모닝에 도전하는 것. 적게는 1만 원부터 최대 10만 원까지 참여비도 다양하다. 갓생을 위해 기꺼이 돈을 내는 셈이다.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미라클 모닝 동호회는 단 10초 만에 신규 회원 모집이 마감될 정도로 그 인기가 굉장하다.

“온라인 강의로 부업 꿈꿔요”

2021년 온라인 구직 사이트 ‘잡코리아’는 직장인 2명 중 1명은 부업을 가진 ‘N잡러’라고 밝혔다. N잡러는 여러 개의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다양한 경험, 자아실현, 고용 불안이 N잡러가 되는 이유다. 2030 세대가 부업을 꿈꾸는 까닭이 반드시 돈 때문은 아닌 것이다.

N잡러 꿈나무를 위한 온라인 강의 시장도 따라 발전했다.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선 ‘대박 나는 유튜브 채널 만들기’나 ‘유튜브로 1억 벌기’ 등 다양한 주제를 찾을 수 있다. 분량, 가격 모두 다르다. 본인도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인스타툰(인스타그램 만화)’ 연재를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유튜브 채널 운영보다 시행착오가 적었다. 부업 인기에 힘입어 온라인 강의 사이트 ‘클래스101’은 월 2만 원에 무제한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건강도 자산! 아낌없이 투자해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큰 금액을 지불하는 2030 세대가 늘고 있다. 1시간에 보통 6만~10만 원대인 퍼스널트레이닝(PT)은 물론이고 테니스,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으로 그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운동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에도 관심을 보인다. 2021년 6월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대비 20대 남녀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수는 각각 132%, 238% 증가했다. 몸 관리를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젊은 층의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건강관리도 결국 재테크’라는 생각이 아낌없는 투자의 배경이다. 1년째 PT를 받고 있는 본인도 한 달에 35만 원이라는 금액이 아깝기는 하지만 추후 큰 병원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단 생각에 꾸준히 임하는 중이다. 또 건강을 자산으로 여기며 관리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인증하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챌린지 등도 셀프 투자 증가에 한몫했다.

#갓생 #소비 #MZ세대 #여성동아

사진 직장인 시골쥐 뉴스1 
사진출처 애플리케이션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