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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혜 '한번에 치과' 원장 "마스크속 구강 건강 지키는 법"

글 송화선 기자

2022. 04. 30

2020년 초부터 2년 넘게 이어져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대부분 해제됐다. 조만간 야외에서부터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마주하게 될 전망.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긴 입속 건강을 꼼꼼히 챙겨야 할 때다. 

마스크 없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려온 사람들 주목.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를 거쳐 마스크 벗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반가운 마음 한편에 걱정도 싹튼다. 깨지고 변색된 치아, 고약한 입 냄새를 더는 감출 수 없을 테니까. 서울 중구 명동에서 ‘한번에 치과’를 운영하는 김경혜 원장(치과보철과 전문의)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최근 그동안 미뤄뒀던 치과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그를 만나 이 시기 알아둬야 할 치아 관리 정보에 대해 들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한동안 치과 가는 게 꺼려졌어요. 입을 벌리고 진료를 받는 사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게 아닐까 두려웠거든요.

지난 2년 동안 그런 이유로 치과 검진을 건너뛰신 분이 적잖을 겁니다. 하지만 병원은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진료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어요. 오히려 과도한 두려움 때문에 치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음식을 잘 씹을 수 없게 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죠. 최근 병원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팬데믹 기간 동안 구강 건강이 나빠진 사례가 많이 보입니다. 이제라도 가까운 치과를 찾아 입속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2년 넘게 마스크를 쓰다 보니 치아 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문제는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그 자체로 구강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이에요. 마스크가 입을 감싸고 있으니 아무래도 입을 움직일 일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침 분비량이 감소합니다. 그로 인해 충치가 더 잘 생기고 치석도 많아질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매일매일 치아를 닦아도 약간의 음식물 찌꺼기는 남게 마련이에요. 그것이 시간 흐름에 따라 점점 단단하게 변하면 치석이 되고요. 평소 침이 충분히 분비되면 입속 이물질 제거와 세균 감소에 도움이 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이 기능이 떨어집니다. 물을 전보다 덜 마시게 되는 점도 문제고요. 치석이 쌓이면 잇몸 염증을 유발해 전반적으로 구강 건강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마스크가 치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또 있나요.

요즘 병원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마스크를 쓴 채 자기도 모르는 새 이를 악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입 운동이 줄어드니 맞닿은 치아 사이에 무심코 힘을 주는 거죠. 그런 일이 반복되면 턱관절이 상합니다. 치아에 금이 가고, 심할 경우 어금니 쪽이 깨지기도 해요. 특히 씹는 힘이 좋은 남성분들에게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서 찌릿함이 느껴지면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니 꼭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건강보험 적용되는 잇몸치료

코로나19 기간 동안 잇몸 건강이 나빠졌거나 치아에 금이 간 경우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먼저 잇몸병, 즉 치주질환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치주질환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초기에는 마취 없이 잇몸치료를 2회만 받아도 다시 잇몸이 건강해져요.

잇몸치료라는 게 뭔가요.

잇몸 깊숙한 곳에 박힌 치석과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치료죠. 앞서 양치를 꼼꼼히 해도 치석이 생긴다고 말씀드렸죠. 매일 설거지를 해도 그릇에 때가 눌어붙는 것처럼, 우리 치아에도 음식 흔적이 남게 됩니다. 그걸 말끔히 제거하는 거예요. 치아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치료라 건강보험도 적용됩니다.

치주질환이 초기 단계를 넘어서면 잇몸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울까요.

그때는 치료 횟수를 늘리게 됩니다. 음식물을 씹을 때 시린 느낌이 들거나 양치할 때 피가 나올 경우 마취를 동반한 잇몸치료를 3~4회 실시합니다. 입안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까지 나타날 때는 치료 횟수를 5~6회 정도로 더 늘리고요.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까지 나타난 뒤에도 잇몸치료를 통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주위에 보면 치아가 흔들리는 걸 뻔히 알면서도 “치과 가면 무조건 뽑으라고 할 거 아니냐”며 참고 버티는 분이 계시거든요. 그러면 안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태가 더 나빠져요.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서 치아 뿌리 끝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치석과 염증을 제거하면 치아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보통은 마취 후 잇몸을 절개하고 치료하는데, 통증이 많이 걱정될 경우 잇몸 절개 없이 레이저를 이용해 염증만 제거하는 방법도 있어요. 이런 치료 후 2주에서 한 달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그래도 살릴 수 없다고 판단되는 치아만 선택적으로 발치합니다. 치아가 흔들린다고 반드시 다 뽑아야 하는 건 아니니 꼭 치과를 찾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금이 가고 깨진 치아에 대해 여쭤볼게요. 이런 치아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가끔 풀 같은 것으로 치아를 다시 붙여줄 수 없느냐고 묻는 분이 계신데,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은 없어요. 현재로서는 금 가거나 깨진 부분을 중심으로 치아를 갈아낸 뒤 크라운을 씌우는 게 최선의 치료법입니다. 치아를 갈아내는 게 아까워 크라운 치료를 꺼리는 분이 계신데, 그러다 보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건강이 상하고 얼굴 모양까지 변할 수 있어요.

얼굴 모양이 변한다고요.

네. 실은 제가 잘 아는 분이 겪은 일이에요(웃음). 어느 날 보니 그분 볼 한쪽이 눈에 띌 만큼 꺼졌더군요. 이유를 여쭤보니 “이쪽 치아가 불편해 밥을 다른 쪽으로만 먹었다. 그래서 그런가” 하시더라고요. 당장 우리 치과에 오시도록 해 크라운 치료를 해드렸어요. 이후 그쪽 치아를 잘 사용하시게 되니 얼굴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왔고요. 입속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이러다 나아지겠지’ 하며 참지 마시고 꼭 검진을 받아보세요.

처음부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치아를 잘 관리하는 방법도 알려주세요.

다 아시다시피 가장 중요한 건 평소 이를 잘 닦는 겁니다. ‘양치는 하루 세 번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횟수에 제한을 두지 말고 음식을 드신 뒤엔 바로바로 깨끗이 치아를 닦아주시는 게 좋아요. 양치하기 어려운 환경일 때는 물로 입안을 잘 헹구고 무설탕 자일리톨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촉진해주세요. 단, 껌을 오래 씹으면 턱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5분 이내로만 씹고 뱉으시기를 권합니다.

양치를 자주 하면 오히려 치아나 잇몸이 상하지 않을까요.

횟수보다 중요한 건 강도라고 봅니다. 힘을 준다고 치아가 더 잘 닦이는 게 아닌데, 가끔 보면 있는 힘껏 치아를 닦는 분이 계시거든요. 그러면 잇몸이 상할 수 있어요. 저는 환자분들께 “칫솔을 가볍게 잡고 좀 빠르게 움직이시라”고 조언해드립니다. 또 양치 후 입안을 충분히 헹구는 것도 중요해요. 치약 잔여물이 입속에 남아 있으면 구강 건조를 유발해 구취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입 냄새를 막으려면 치실, 치간칫솔 등을 활용해 양치만으로는 빼내기 힘든 치아 깊숙한 곳 음식 찌꺼기까지 제거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정기적인 스케일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양치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치석은 생겨납니다. 치석이 쌓이면 잇몸이 나빠지고요. 각종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의 80~90%가 크고 작은 치주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주세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니 비용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치아건강 #코로나19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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