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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 SSG · 오아시스마켓 · 쿠팡 새벽배송 업체 포장 쓰레기 비교

글 정혜연 정세영 기자

입력 2021.05.27 10:29:51

이제 새벽배송은 없었던 시절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일부가 됐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건 당연지사. 품질도 품질이지만 쓰레기 배출량도 선택의 기준이 된 요즘, 대표 업체 4군데의 쓰레기 배출량을 비교해봤다.
6년 전, 밤 11시 전에만 결제하면 새벽 6시까지 식재료를 배송해주는 획기적인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 주부들은 환호했다.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취급해 론칭 당시 젊은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끈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유통 공룡으로 불리던 이마트를 기반으로 직접 새벽배송을 시작한 ‘SSG 새벽배송’,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 대표가 친환경 유기농 식품 오프라인 유통을 하다가 새벽배송 서비스로 확대한 ‘오아시스마켓’, 소셜커머스 회사에서 출발해 로켓배송으로 저변을 확대한 뒤 새벽배송까지 접수한 ‘쿠팡 새벽배송’ 등이 등장해 엇비슷하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새벽배송 업체들은 식재료를 최대한 신선하고 빨리 배송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사회문제로 떠올랐기 때문. 5월 17일 환경부 보고에 따르면 앞으로 4년 이내 수도권과 광주, 대전 등 전국의 매립지 3분의 1이 가득 차고, 2030년이면 사용 가능한 매립지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2천6백만 명이 버리는 쓰레기가 묻히는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사회적 우려로 각 새벽배송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포장 쓰레기 줄이기,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등 여러 방침을 세워 시행 중이다. 택배 상자 대신 재사용 가능한 보랭백을 빌려주고, 젤 아이스 팩 대신 물을 얼린 아이스 팩을 사용하고, 가급적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포장 용기를 만드는 등 눈에 띄는 변화도 있었다. 그러나 물렁하고 상처 나기 쉬운 식재료들은 이런 방침을 지키는 것에 앞서 온전한 상태로 배송되는 것이 우선. 때문에 각 업체들은 포장을 최소화하면서도 식재료가 상하거나 상처 입지 않게끔 배송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4군데 새벽배송 업체에서 바나나, 수박, 시금치, 오이, 스파게티 소스, 잼, 냉동 돈가스, 냉동 고등어 등 8가지 비슷한 품목을 주문해 각 업체들이 어느 정도로 포장 쓰레기 줄이기에 성공했는지 현황을 비교해봤다.

#1 마켓컬리
- 과대 포장과 과소 포장 사이

현관 앞에 4개의 택배 상자가 배송됐다. 상자 크기만 봐서는 혼자 들지 못할 정도로 무거울 거란 생각에 남편에게 상자를 집 안에 들여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상자 한 개를 들어보더니 괜찮다는 듯이 2개를 더 쌓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남은 하나를 든 순간 깜짝 놀랐다. 부탁이 민망할 정도로 가벼워서였다.

2018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을 분석한 결과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조사 대상자의 26.5%가 ‘과대 포장’을 꼽았다. 실제 상자를 열어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됐다. 제품보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종이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 상자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고, 주방 바닥과 식탁은 순식간에 종이와 상자로 가득 찼다.



각 상자를 열어보며 재미있었던 점은, 모든 제품이 과대 포장돼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과소 포장된 제품도 있다는 것이다. 시금치와 오이가 들어 있는 상자에는 바닥과 제품 사이에 종이를 곱게 깔아 망가짐을 최소화했고, 얼음 팩을 넣어 신선도를 유지시켰다. 고객이 좀 더 프레시하고 맛있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상온 보관 가능한 2개의 제품을 위해 상자와 여러 장의 종이 그리고 얼음 팩까지 넣은 것은 과하게 느껴졌다. 또 얼음 팩의 얼음을 녹인 뒤 물을 빼 따로 버리는 과정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귀찮은 부분. 반면 박스 속에 덩그러니 들어 있는 수박은 ‘마켓컬리가 수박을 냉대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외로워 보였다. 수박은 깨질 우려가 있어 보통 스티로폼에 고정해 배달을 하는데,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수박만 넣어 배송한 점은 의외였다. 과대 포장을 의식해 수박을 희생시킨 것처럼 느껴질 정도.

이 외에 바나나와 잼, 파스타 소스같이 깨지거나 망가질 우려가 있는 제품은 각각 종이로 꽁꽁 싸 한 상자에 담았고, 냉동 보관이 필요한 고등어와 돈가스가 담긴 상자에는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신선도를 유지시켰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품질’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과대 포장 논란이 계속돼도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포장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경쟁사들과 달리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백을 도입하지 않은 것도 상품의 품질을 타협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과도한 포장으로 최상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시킨 것은 이번 배송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하지만 다소 성의 없게 느껴질 수 있는 과소 포장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듯하다.

#2 SSG 새벽배송
- 알비백과 친환경 아이스 팩 좋지만,비닐과 플라스틱 통 아쉬워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에 사용될 보랭백 ‘알비백(I’ll be Bag)’을 지급해 화제가 된 SSG. 앱으로 주문한 뒤 대문 앞에 알비백을 미리 놓아두면 주문한 식재료들을 안에 담아준다. 더불어 SSG는 알비백 사용과 동시에 젤 타입 아이스 팩을 모두 없애고, 종이 팩에 물을 넣어 얼린 친환경 아이스 팩 사용을 전면 시행했다. 냉동식품을 주문하면 친환경 아이스 팩이 동봉되는데, 다 녹으면 찢어서 물을 버리고 젖은 종이 팩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된다.

알비백을 열자 노란 비닐봉지, 파란 비닐봉지로 나누어져 담겨 있는 내용물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 비닐봉지 안에는 잼과 스파게티 소스, 시금치와 오이가 들어 있었다. 병제품들은 완충재인 스티로폼 망으로 싸여 있었는데, 다행히 깨지지 않았지만 스티로폼 망은 썩는 데 1백 년 이상 걸리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이와 시금치는 투명 비닐에 담겨 있었는데, 오이는 글자가 프린트되지 않은 투명 비닐이어서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시금치 비닐에는 브랜드명이 흰색으로 인쇄돼 있어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바로 옆 파란색 비닐봉지에는 냉동 돈가스와 냉동 고등어가 담겨 있었는데, 제품 개수대로 친환경 아이스 팩 2개와 드라이아이스 2개가 동봉돼 있었다. 아이스 팩만 넣어줘도 될 걸 갑자기 더워진 탓에 제품의 변질을 우려해 드라이아이스까지 넣어준 것으로 보였으나 굳이 필요했을까 싶다.

배송과정에서 깨지거나 터질 우려가 있는 수박과 바나나는 극과 극 포장이라 눈에 띄었다. 수박은 수박만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종이 박스에 담겨 있었는데 비닐 테이프 하나 없이 접착제로만 이어 붙여 펼쳐서 배출하기 편리했다. 반면 바나나는 바나나 모양의 플라스틱 통에 담겨 배송됐다. 무르기 쉬운 바나나가 털끝 하나 변형 없이 도착해 만족스러운 한편으론 ‘결국 내가 환경오염에 일조하는구나’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SSG 새벽배송의 장점은 알비백이지만 애초에 파랗고 노란 비닐봉지에 식재료를 담아 와 알비백에 넣어주는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3 오아시스마켓
- 최소포장 선택하면 쓰레기 적지만 에어 캡에 말 · 잇 · 못

오아시스마켓 주문과정에서 친환경 다회용 박스(보랭박스), 최소포장(생수와 최소 포장재), 친환경포장(생수와 드라이아이스 조금), 보랭재 더 추가포장(보랭재 넉넉히) 등 4가지 포장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최소포장을 선택해 주문했더니 수박을 제외한 모든 상품이 박스 하나에 차곡차곡 담겨 왔다. 무엇보다 박스 테이핑을 비닐이 아닌 종이테이프로 한 것에 눈길이 갔다. 박스를 분리 배출할 때 가장 귀찮은 일이 비닐 테이프를 떼어내는 것인데 오아시스마켓 새벽배송 박스에는 종이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그냥 버릴 수 있었다.

박스를 열자 종이 칸 아래로 식재료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시금치와 오이는 투명 비닐에 포장돼 있었는데 스티커만 떼 재활용으로 배출하면 됐다. 스파게티 소스와 잼은 용기가 병인 탓에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 캡에 칭칭 감겨 있었다. 그것도 비닐 테이프로 붙여 왔는데, 뗄 때 에어 캡이 다 찢기는 바람에 재사용할 수도 없게 됐다. 그저 아이들에게 줘 하나하나 터뜨리며 장난감으로 놀게 한 뒤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냉동 돈가스와 냉동 고등어는 불투명 비닐에 담겨 있었고, 그 아래로 아이스 팩과 드라이아이스가 각각 2개씩 담겨 있었다. SSG 새벽배송과 마찬가지로 종이 팩에 물을 담아 얼린 것이라 찢어서 물만 싱크대에 버리고 남은 종이 팩과 드라이아이스 팩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

과일 포장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수박은 전용 수박 박스에 따로 담겨 왔는데 윗부분에 종이를 덧대고 비닐 테이프로 한 번 더 묶은 것이 과해 보였다. 주문 당일 바나나가 없어 대신 망고를 주문했는데 이 역시 잘 무르는 과일인 탓에 플라스틱 통에 담겨 왔다. 게다가 망고는 플라스틱 망에 하나씩 곱게 포장돼 있었다. 보기에는 좋으나 굳이 이중 포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분명히 배송 전 최소포장을 선택했는데 쓰레기만 모아서 펼쳐놓고 보니 ‘최소’로는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배출을 꺼리는 소비자라면 냉동식품 2개에 아이스 팩 1개, 드라이아이스 1개만 담아줬어도 이해했을 법한데 ‘미리 ‘배송메모’에 요구사항을 적을걸’ 하는 미련도 남았다. 에어 캡 역시 꼭 써야 했다면 한 번만 두르고 비닐 테이프로 붙여주지 않았어도 됐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주문한 상품이 1개 박스에 담겨 왔고, 비닐봉지 사용량이 적었으며, 종이 테이프를 사용한 것은 높은 점수를 줄 만했으나 에어 캡과 아이스 팩 사용량 등에서 아쉬움이 남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남았다.

#4 쿠팡 새벽배송
- 친환경 상자의 두 얼굴

한국소비자원이 2018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상위 3개 새벽배송 업체 이용 경험자 1천2백 명을 대상으로 소비자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쿠팡이 3.81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용자의 30%가 개선점으로 과대 포장을 꼽자 쿠팡은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며 재활용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기자는 각종 제품을 주문한 뒤 다음 날 새벽 로켓배송을 통해 총 4개의 상자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상자 한쪽 모서리 부분에 적힌 ‘종이로 배출’이라는 문구.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듯했다. 작은 상자에는 파손을 막기 위해 잼과 파스타 소스를 에어 캡에 싸서 넣었고, 2개의 중간 크기 상자 중 한 개에는 냉동 돈가스와 냉동 고등어가 아이스 팩과 함께 포일 소재의 포장지에 담겨 있었다. 나머지 한 상자에는 한 치의 망가짐도 용납 못 한다는 듯 바나나를 비닐 충전재에 꽁꽁 싸 놓았다. 크기가 가장 큰 상자에는 충격방지재를 두른 망고가 플라스틱 박스 속에 들어 있었으며, 봉지에 담긴 오이와 시금치는 신선도를 위해 포일 소재의 봉지에 한 번 더 포장돼 있었다. 정성스레 포장한 덕분에 제품의 변질과 파손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쓰레기. 8개의 물건에서 4개의 박스와 2개의 포일 봉지, 2개의 아이스 팩, 2개의 플라스틱 봉투, 플라스틱 박스와 충격방지재가 나왔다. 8개의 제품에서 총 12개의 쓰레기가 나온 것. 숫자로만 보면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큰 박스에 쓰레기를 다 담지 못할 정도로 그 양이 어머어마했다.

쿠팡은 친환경 소재의 포장지를 활용해 쓰레기의 양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쓰레기를 모아보니 확실히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상자 4개뿐이었고, 나머지 포장지들은 대부분 재활용률이 낮은 소재였다. 쿠팡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배송 전용 재사용 보랭백인 ‘프레시백’을 내놓기도 했다. 보랭백을 신청하면 주문한 제품을 거기에 넣어 배달해주는데, 다음 주문 때 문 앞에 두면 택배 기사가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택일 뿐 필수는 아니다. 또한 친환경 소재의 상자와 아이스 팩을 제외하고는 일반 주문과 같은 포장 상태로 배달되기 때문에 쓰레기의 양이 확연히 준다고는 볼 수 없다.

제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과대 포장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단, 쿠팡과 같이 재활용 포장지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목적이라면 겉으로 보이는 상자만이 아니라 상자 속에 들어 있는 포장지까지 모두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업계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진 정혜연 정세영 기자 게티이미지

*제로 웨이스트는 깨끗하고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여성동아의 친환경 기사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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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21년 6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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