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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law

사실혼 관계 배우자가 몰래 재산 빼돌렸다면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이재만

입력 2021.03.01 10:00:01

Q 3년째 남편과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남편은 저와 만나기 전 이혼하고 혼자 세 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습니다. 전처와 재결합을 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문제는 저와 함께 마련한 아파트를 몰래 팔았다는 것입니다. 2년 전 8억원에 매입한 아파트의 현재 시가는 12억 원입니다. 저도 집을 살 때 2억원 정도 보탰고요. 집이 남편 명의로 돼 있는데, 투자금과 가격 상승분 만큼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또 비록 사실혼 관계지만 결별에 대한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A 혼인신고를 하고 가정을 형성·유지한 부부관계를 ‘법률혼’이라 부르고,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부부로서 실질적인 혼인관계를 형성·유지해온 부부관계를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양가 가정에 며느리·사위의 역할을 하며 가족 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혼인신고만 하지 않은 부부나, 자녀를 출산하기 전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신혼부부들이 사실혼 관계의 예입니다. 우리 법원은 사실혼 또한 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가족공동체로 보기 때문에, 사실혼 관계가 해소되어 청산 과정에서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위자료 청구는 물론 민법에서 정한 재산분할 청구도 유추 적용하여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사실혼을 ‘부부로서의 사회적 실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법률적으로는 부부로서의 신분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단순히 동거하거나 간헐적으로 성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부족하고,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며 동거와 사실혼을 구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가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동거가 아닌 사실혼 관계가 존재하였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주로 주민등록상 동일한 주소로 등록된 사정, 결혼식 영상이나 사진, 결혼식에 참석하였던 하객들의 진술을 증거로 제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경우라면, 양가 부모님에게 며느리·사위로서 소개하고 가족 행사에 참석해온 사정, 지인들에게 배우자로 소개하였는지 여부, 생활비 조달 방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이렇게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이 관계에 있던 자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형성·관리한 재산을 분할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 명의의 재산이라고 할지라도 사실혼 관계에 있는 동안 공동하여 협력으로 획득한 재산이거나, 형성된 재산을 더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였거나 감소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산을 취득하는 데 대금 일부를 부담하거나 맞벌이를 통한 생활비 분담, 육아 및 가사 노동을 통하여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정을 입증함으로써 재산에 대한 본인의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법원은 사실혼 관계 해소를 전제로 한 재산분할의 경우 사실혼 관계 해소 시를 기준으로 재산분할의 대상 및 그 가액을 산정합니다. 

결국 사실혼 관계에 있는 동안 부동산 취득 당시 대금 일부를 분담하고 이후 재산 유지에 기여한 사정을 주장하고 입증한다면 해당 부동산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어, 본인의 기여도에 따른 상당액만큼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설령 사안의 경우처럼 사실혼 배우자가 재산분할을 적게 줄 목적으로 특정 재산을 몰래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민법에서 정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됩니다. 



사실혼 배우자가 제3자에게 몰래 처분한 재산 이전 행위를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취소한 뒤, 사실혼 배우자 소유로 원상회복함으로써 본래 인정받을 수 있었던 재산분할 채권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이재만 변호사의 알쓸잡법Q&A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시 정신건강홍보대사, 연탄은행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법률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여성동아 2021년 3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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