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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the spring 허영지

EDITOR_FASHION 정세영 기자 EDITOR_FEATURE 정혜연 기자, 윤혜진

입력 2021.02.23 10:30:01

‘카라’라는 후광을 벗고 가수 겸 배우로 홀로서기를 해온 허영지. 데뷔 8년 차 스물일곱 살의 허영지는 꽃피울 준비를 모두 마쳤다.


트렌치코트, 드레스 모두 이케. 슈즈 컨버스.

트렌치코트, 드레스 모두 이케. 슈즈 컨버스.

트렌치코트, 드레스 모두 이케. 슈즈 컨버스.

트렌치코트, 드레스 모두 이케. 슈즈 컨버스.

허영지(27)를 설명할 때 걸 그룹 ‘카라’를 빼놓을 수 없다. 허영지에게 카라는 시작이자 끝이다. 지난 2014년 ‘카라 프로젝트-카라 더 비기닝’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 정상의 걸 그룹 막내로 중간 합류할 때만 해도 중학생 시절 몸담은 5년간의 긴 연습생 생활이 끝나고 행복이 시작될 줄 알았다. 

그러나 든든했던 그룹 멤버들은 그가 합류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6년 초 각자의 길을 떠났다. 아이돌 그룹에게 흔히 찾아오는 ‘마의 7년’을 훌쩍 넘기도록 카라를 지켜온 언니들이었기에 그 누굴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 홀로 남은 허영지는 당시 뻥 뚫린 마음을 채울 길 없어 한동안 폭식증에 시달렸음을 한 다큐멘터리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어느덧 홀로 선 지 5년, 허영지는 한 뼘 더 성장했다. 화보 촬영이 있는 날, 카메라 앞에 서 있던 허영지는 뒤늦게 합류한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목례를 건넸다. 북적거리는 현장에서 새로 온 스태프를 금세 알아보는 눈썰미와 그게 누구이든 먼저 인사하는 싹싹함이란. 현재 진행 중인 tvN ‘코미디빅리그’ MC를 2년째, SBS 라디오 ‘박소현의 러브게임’ 고정 게스트를 4년째 맡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그 싱그러운 에너지로 곧 tvN 단막극 시리즈 ‘박성실씨의 死차 산업혁명’에도 출연한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금, 허영지는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드레스 비뮈에트. 슈즈 컨버스.

드레스 비뮈에트. 슈즈 컨버스.

예전과 뭔가 달라진 느낌이 들어요.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중인가요. 

지난해 가을부터 새 스타일링에 도전하고 있어요. 데뷔 초 통통해서 흑역사 사진을 많이 찍혔어요. 그러다 보니 노출이 많은 의상이나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많았죠. 항상 가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요즘 그걸 깨고 있어요. 데뷔 때보다 6kg 감량하기도 했고요. 



오늘도 화사한 의상들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스튜디오에 봄이 온 것 같았어요. 봄을 타나요. 

아뇨. 전 어느 계절이든 항상 그 전 계절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이번 겨울엔 스키장을 못 갔는데 벌써 봄이네’ 이런 식이에요.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이제 새해가 아니네, 아쉽다’ 그럴 거예요. 

의외의 대답이네요. 보통 봄이라 외롭다, 연애하고 싶다 그런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잖아요. 몇 달 전에 친한 래퍼 자이언트핑크 결혼식에서 축사도 했던데요. 

그 커플을 오래 알고 지내서 축사할 때도 기분이 묘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 그 생각은 했어요. 결혼하고도 똑같이 지내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살면 재미있겠다고요. 흔히 결혼한 지 오래되면 정으로 산다고 하잖아요. 전 친구처럼 살고 싶어요. 다만 결혼을 늦게 할 것 같아요.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요. 


요즘 새로 시작한 일도 있나요. 

3월 방영을 목표로 지금 단막극을 촬영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잠을 못 잤어요. 그동안 제가 했던 작품에 비해 분량이 많은 데다 같이 합을 맞추는 신동미 언니, 배해선 언니 등이 워낙 연기 잘하는 분들이라서요. 다행히 언니들이 잘해주셔서 이젠 촬영하러 가는 게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겁나고 답답해서 감독님께 도움을 청했더니 대본 리딩을 3시간이나 같이 해주셨어요. 

열심히 하니까 예쁨 받는 것 아닐까요.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언제 가장 좋았나요. 

그냥 지금이 좋고 행복해요. 저는 제가 나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아직 어려’ ‘막내 같은 모습을 지닌 내가 좋아’ 이런 마음으로 지내요. 언제나 소녀처럼 살고 싶어요. 

늘 그런 마음으로 지낸다면 번아웃이 온 적도 없겠어요. 

그렇진 않아요. 카라 끝났을 때도,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마쳤을 때도 힘들었어요. 당시 많은 분들이 드라마가 잘됐는데 왜 계속 이어서 하지 않느냐고 궁금해했어요. 사실은 안 했다기보단 작품 오디션 제의가 들어오질 않았어요. 제가 그때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거예요. 스스로도 부족한 걸 알고 있어서 오디션 보게 해달라고 소속사에 보채지도 않았어요. 그냥 기다렸어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요. 기다리다 보니 좋게 풀리더라고요. 


재킷, 스커트 모두 구카.

재킷, 스커트 모두 구카.

지금 허영지를 이루는 가수, 배우, 방송인으로 지분을 나눠본다면요. 

아무래도 지금은 예능이 1순위죠. 예능을 할 때 정말 재미있어요. 그다음은 드라마? 왜냐하면 지금까지 내놓은 앨범은 2개밖에 없고 드라마는 네 작품을 했으니 배우 2순위, 가수 3순위인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가수 활동을 더 하고 싶어요. 그런데 혼자 하게 되면 그만큼 리스크가 생길 수 있잖아요. 그걸 감수하고 도전할 깡이 아직은 없어요. 

무대가 그립진 않나요. 

얼마 전에 춤추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춤 좀 췄다고 그다음 날 몸살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날아다닐 것 같아요. 전 어디든 던져놓으면 다 할 수 있어요.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뻔뻔해져요. 

그럼 더 도전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솔로 무대요. 제가 혼자 무대에 선 모습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진 않지만 일단 기회가 주어지면 뻔뻔하게 잘할 수 있어요(웃음). 


블라우스 이자벨마랑에뚜왈. 팬츠 가니. 슈즈 앤아더스토리즈.

블라우스 이자벨마랑에뚜왈. 팬츠 가니. 슈즈 앤아더스토리즈.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그룹 젝스키스처럼 다시 카라로 돌아오는 건 어때요. 

저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때가 되면 다시 한번 저희는 뭉칠 거예요. 물론 저는 막내니까 차마 먼저 말을 못 꺼내고 있지만 언니들은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요. 

카라 멤버들이 막내가 멋지게 홀로 선 이 화보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낼까요. 

뿌듯해하지 않을까요. 언니들은 항상 저보고 잘하고 있다, 힘내라 그랬거든요. 언니들이 데뷔 8년 차일 때 제가 언니들을 처음 만났는데, 그때 ‘어떻게 한 가지 일을 7년이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언니들은 정말 대단해요.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비타민도 꼭 챙겨 먹었어요. 그렇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니까 주변 사람들도 흐트러질 수가 없어요. 언니들은 지금도 그렇게 생활해요. 멋지죠? 

영지 씨도 충분히 멋져요.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진 않을 걸요. 

그런가요. 머리 아프게 미래에 대해 고민해본 적도 많은데 결국은 답이 없더라고요. 일단 해보는 거죠. 전 앞으로의 제가 기대돼요. 어떤 분야에서 꼭 1등을 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2등은 기억 못 하는 세상이란 말이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 요즘은 음원 순위든 시청률이든 100위 안에 들면 다 기억해주는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누가 알아주는 게 중요한가요, 무엇보다 제가 행복한 게 중요하죠.

사진 JDZ 
의상협찬 가니 구카 비뮈에트 앤아더스토리즈 이자벨마랑에뚜왈 이케 컨버스 헤어 다빈 메이크업 명선 스타일리스트 김수린



여성동아 2021년 3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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