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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ory

열일하는 첫사랑 기억조작남 김영광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1.02.17 14:30:01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김영광이 유쾌하게 털어놓는 진지함. 또는 진지하게 드러내는 유쾌함.
배우 김영광(34)은 빼어난 신체 조건을 가졌다. 189cm의 키와 훌륭한 비율, 깊고 뚜렷한 이목구비에선 자연스레 ‘멋짐’이 뿜어져 나온다. 2006년 싱글즈 서울컬렉션을 통해 데뷔해 2008년 동양인 최초로 디올 옴므 모델 자리를 차지한 ‘톱 모델’의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하듯이. 스펙만 보면 마냥 도도할 것 같은 이 남자, 생각보다 부드럽다. 하얀 이를 활짝 드러내는 미소, “하하하” 호탕하게 터트리는 웃음,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조카 바보’의 면모까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네 형, 오빠의 모습이다. 이런 반전이 김영광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아닐까. 

김영광은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연기에 입문한 뒤 드라마 ‘아홉수 소년’(2014)과 ‘피노키오’(2015), 영화 ‘피끓는 청춘’(2014) 등의 작품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영화 ‘너의 결혼식’(2018)으로 흥행을 거둬 ‘첫사랑 기억조작남(첫사랑이었던 것으로 착각될 만큼 첫사랑같이 느껴지는 남자)’에 등극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렇듯 배우로서 가치를 높여가고 있는 김영광이 3년 만에 영화 ‘미션 파서블’로 스크린 복귀를 알렸다. ‘미션 파서블’은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흥신소 사장 우수한과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가 무기 밀매 사건 해결을 위해 전략적으로 공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 액션 영화다. 배우 이선빈이 유다희 역을, 김영광이 우수한 역을 맡았다. 김영광은 이 영화에서 첫 정통 액션 연기에 도전, 두 달간 액션스쿨에서 필리핀의 전통 실전 무술 칼리 아르니스를 익혀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 

그의 열정 덕분일까. 시작이 나쁘지 않다. ‘미션 파서블’은 개봉 이틀 전인 2월 15일 기준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김영광을 2월 15일 화상으로 만났다. 김영광은 인터뷰 내내 유쾌한 모습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엉터리 흥신소 사장처럼 보이면서도 전직 특수부대원으로서 이따금 숨겨왔던 능력을 드러내는 ‘우수한’ 역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제 몫을 다하는 배우

개봉이 이틀 남았는데, ‘미션 파서블’이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좋아요(웃음). 정말 기분 좋게, 올해를 제대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흥행이 기대가 돼요. 



코로나19로 영화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어요. 

그래서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지만 빨리 개봉하길 원했기에 지금이라도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해요. 이런 시기에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요. 모두 힘든 때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역시 기뻐요. 

목표 성적이 있다면. 

딱 손익분기점까지만, 관객 1백50만 명 정도만 되면 좋겠어요(웃음). 

액션 장면을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부상은 없었나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어요. 다만 맞은 곳을 또 맞으면 정말 아프잖아요. 근접 액션이 많다 보니까 손을 많이 부딪쳤는데, 많이 아프더라고요. 

원래 대역을 쓰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다 직접 액션 연기를 하게 됐나요. 

제가 키가 너무 커서, 저랑 비슷한 키를 가진 대역이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제가 다 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려웠죠(웃음).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어 액션 장면에서 마치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나올까 봐 걱정했어요. 긴 무기를 들고 하면 어색할 수 있으니 작은 도구를 써서 보완했는데, 연습한 만큼 나온 것 같아 뿌듯하고 만족해요. 

앞으로 액션 배우의 면모를 기대해도 될까요.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 너무 자신감이 넘쳤나요(웃음)? 당장은 아니겠지만 액션물 제의가 들어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싶어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필라테스를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 화제가 된 적 있는데, 액션 연기를 하기 위함이었던 건가요. 

‘미션 파서블’을 촬영하면서 제가 정말 체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키가 크다 보니 라운드 숄더가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필라테스를 하기 전엔 몸이 무거울 때가 많았는데, 시작한 후론 몸이 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에요.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한동안 못 하고 집에서 간단히 운동을 하곤 했는데, 이젠 하러 갈 수 있겠네요. 

‘미션 파서블’은 코믹 액션 영화잖아요. 코믹과 액션 연기 중 어느 쪽이 더 어렵던가요.
 
둘 다 어려웠어요. 그래도 액션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기에 어느 정도 잘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코믹은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웃음이 터지느냐 안 터지느냐를 기준으로 잡고 제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했어요. 처음에는 거의 안 웃었어요. 그래서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데, 스태프들이 점점 많이 웃은 걸 보면 코믹도 잘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평소에도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인가요. 

아뇨, 이번 영화가 예외였어요. 코믹 연기를 하다 보니 열정이 불타오른 것 같아요(웃음). 사실 애드리브라 하더라도 없는 대사를 한 게 아니에요. 상황에 맞게 말의 어순을 바꾼 정도인데, 그렇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코믹과 액션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너무 어렵네요. 둘 다 잘하고 싶어요(웃음). 

배우가 된 이후 가장 어려웠던 ‘미션’이 있나요. 

‘미션’이라고 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기는 언제나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스스로의 몫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 ‘내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의 몫을 다해야 작품이 살아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매번 연기할 때마다 이런 작은 미션을 겪는 것 같네요. 

이번 영화를 찍으며 배우 성룡의 연기를 참고했다고 들었어요. 평소에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는지 궁금해요. 

특별한 롤 모델을 설정하고 있진 않아요. 어떤 대상을 연기할 때 원래 제 안에 있었던 모습을 반영하려 하는 편이에요. 만약 제 안에 그러한 것의 크기가 작다면 작품을 찍기 전 많이 키워놓으려고 노력하곤 해요. 

우수한 역은 어떻게 소화하려 했나요. 

비주얼적인 부분에선 삶에 찌들어 있는 우수한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손님도 없고 지저분한 흥신소 사장으로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인물요. 속물 같기도 하고 허술해 보이기도 하는, 뭔가 이 사람한테 일을 맡겼다간 다 망칠 것 같은 불안한 모습을 디테일하게 준비했어요. 성격적으론 얄밉고 꼴 보기 싫은 모습을 드러내려 했죠. 이선빈 씨와 친해지니까 평소에 장난치듯 얄미운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어요. 이선빈 씨는 정말 마음이 넓고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배우더라고요. 

우수한과 본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헐렁헐렁한 성격은 많이 닮았어요. 장난칠 때는 우수한보다 더 얄미워 보일 때도 있고요(웃음). 

우수한은 허술해 보이지만 뛰어난 능력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에요. 본인도 왠지 남들이 알아채지 못한 능력이나 특기가 있을 것 같아요. 

특이한 자격증이 있어요. 항공전자정비기능사 자격증요. 제가 사실 항공공업고등학교를 다녔거든요(웃음).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원래 제가 뭘 만드는 걸 꽤 잘하곤 했죠. 

우수한이 어려움에 빠진 유다희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게 인상 깊었어요. 본인이 그런 상황에 처하면 어떨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저는 일단 경찰에 신고를 할 것 같아요(웃음).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면… 경찰을 믿고 싶어요(웃음).

“장르 뛰어넘어 ‘열일’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

영화 ‘미션 파서블’의 포스터. 김영광은 본 영화에서 첫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미션 파서블’의 포스터. 김영광은 본 영화에서 첫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영화가 열린 결말로 속편을 암시해요. 

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긴 해요. 촬영할 때 (김형주)감독님이 여러 번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론 우수한의 특수부대 시절이 나오면 재밌을 것 같아요. 또 영화 말미에 우수한과 유다희가 가짜 부부로 잠입을 하는데, 부부인 척하는 연기에서 나오는 케미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번에 처음으로 액션을 소화했는데, 다른 욕심나는 장르가 있다면. 

누아르를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지금 갑자기 든 생각인데, 정통 멜로도 좋을 것 같아요. 

정통 멜로라면, 혹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상대 배우가 있나요. 

방금 든 생각이라 그것까진 고민해보지 않았네요(웃음). 누구든 간에 한번 진한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이선빈 씨는 배우 이광수와 공개 열애로 유명하잖아요. 촬영하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언제쯤 연애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요. 

많이 들죠(웃음). 하지만 저는 지금 일을 더 중요시하고 있어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애를 하기보다는 저의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역할을 맡아 일을 더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영화 ‘너의 결혼식’을 꼽고 싶어요. 제가 보다 알려지게 됐고 작품 속 캐릭터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요. ‘황우연’을 연기할 때 캐릭터와 저 사이를 구분하지 않고 ‘내가 황우연이다’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래서 작품뿐 아니라 캐릭터도 여전히 마음에 있어요. 

어느덧 30대 중반이에요. 앞으로 바라는 ‘인간 김영광’의 모습이 있나요. 

글쎄요, 아직 정확히 그려지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40대가 되면 어떨까요.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저도 궁금해요. 제가 어떤 배우일지, 어떤 사람일지. 그냥 40대 배우 아닐까요(웃음). 내일도 알 수 없는데 40대를 어떻게 알겠어요. 그래서 한편으론 더 기대가 돼요. 항상 마음에 담고 사는 말이 있긴 해요. 쓰임새가 있는, 쓰일 만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중에게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열일하는(열심히 일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뛰어넘어 다니는 그런 배우요. ‘열영광’으로 불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첫사랑 기억조작남’으로 불리기도 하던데요.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단어를 몰랐어요. 내가 뭘 조작한 걸까 싶고(웃음). 뜻을 알고 나니까 너무 괜찮더라고요. 그렇게 불러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모델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가 모델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게 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붙지만 모델이라는 수식어도 붙는, 두 가지 종목을 갖고 있죠(웃음).

한편 ‘미션 파서블’ 개봉일엔 김영광이 주연을 맡은 KBS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가 첫 방송된다. 김영광은 극 중 철없는 재벌 3세 한유현 역을 맡아 배우 최강희와 호흡을 맞춘다.

주연한 드라마와 영화를 같은 날에 선보이게 됐어요. 

‘안녕? 나야!’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미션 파서블’과 더불어 올해 초 관객과 시청자에게 따뜻하고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올해 계획이 있나요. 

아직 선정하지 못했지만 차기 작품으로 또다시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고 싶어요.

사진제공 메리크리스마스



여성동아 2021년 3월 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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