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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brand story

정유경 사장이 직접 쓰고 극찬한 화장품 중국 매출 급증, 신세계의 성공 전략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0.09.02 10:56:38

신세계백화점의 한 부서로 시작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 중인 신세계인터내셔날. 그 성공 키워드는 ‘화장품’ 그리고 ‘럭셔리’였다.
고급화 전략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화장품 업계 빅3로 올려놓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고급화 전략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화장품 업계 빅3로 올려놓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의 모태는 신세계백화점의 해외사업부였다가 패션 비즈니스의 전문화와 사업 확장을 위해 1980년 10월 설립된 ㈜한국유통산업연구소다. 1996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며 현재의 상호를 갖게 됐다. 이후 왕성한 확장으로 사세를 강화했고 이제 한 해 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세계인터의 사업은 크게 의류(해외‧국내), 라이프스타일, 코스메틱(화장품)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주목할 것이 코스메틱 부문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60~80%를 거둬내는 ‘알짜배기’이기 때문. 7월 16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신세계인터의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3천6백80억원으로 업계 3위였던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부 매출액(3천3백48억원)을 뛰어넘었다. 아모레퍼시픽(5조5천8백억원), LG생활건강(4조6천8백억원)과 더불어 화장품 업계의 ‘빅3’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는 비디비치.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는 비디비치.

신세계인터는 2012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부터는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딥디크, 라페르바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수입‧유통하며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사업 시작 이래 5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는 화장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 뚝심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의지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는 처음부터 여러 명의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아왔다. 하지만 국내 기업문화상 사업의 추진에는 오너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게 사실이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정 총괄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경영진들도 그에 맞춰 사업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도 정 총괄사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비디비치는 소위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며 성장해갔고 중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디비치의 선전에 힘입어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은 2017년 매출 6백27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스킨일루미네이션(메이크업 베이스 색조 화장품)과 더불어 비디비치의 실적을 이끄는 ‘투톱’인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은 중국에서 ‘여신클렌저’, ‘모찌 세안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2017년 3만 개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6백만 개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 대표 온라인몰인 ‘티몰’ 광군제 행사에서는 클렌징 카테고리 내 판매량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비디비치는 ‘쁘띠 샤넬(작은 샤넬)’로 불린다. 2012년 매출 19억원에 불과했던 비디비치는 지난해 매출 2천1백억원을 달성했다. 


서울 신세계타임스퀘어점 연작 매장.

서울 신세계타임스퀘어점 연작 매장.


2018년 10월 선보인 자체 브랜드 ‘연작’도 주목할 만한데, 정유경 총괄사장이 직접 사용해보고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한방 원료 특유의 향 등 한방화장품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제품 특징이다. 기존의 한방 화장품과는 달리 젊은 감성을 내세워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연작은 올해 1~5월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6.4% 늘었다. 전체 고객 중 약 60%가 20~30대 고객으로 집계돼 전략에서도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시장 반응도 뜨겁다. 올해 3월 중국 20~30대 여성 2억 명이 이상이 애용하는 대표적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에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전략 추구하며 트렌드에도 빠르게 대처

중국 유명 왕홍이 ‘연작’ 매장을 방문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중국 유명 왕홍이 ‘연작’ 매장을 방문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채 10년도 되지 않아 업계 3강에 안착한 신세계인터의 성공 비결은 뭘까. 우선 훌륭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우리나라 3대 백화점과 면세점을 보유한 ‘유통업계의 강자’다. 자사의 방대한 유통망을 통해 화장품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 고급화 전략으로 날개를 달았다. 이지영 연구원은 “신세계인터의 뷰티 사업 성공은 신세계 백화점‧면세점 등 성공할만한 인프라를 그룹사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유경 총괄사장의 성향과 신세계의 기업문화가 고급화를 추구하면서도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는 편인데, 이것이 화장품 시장의 니즈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도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라며 “중국 고객들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미백‧보습‧영양 등에서 고기능성 화장품을 선호한다. 비디비치는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신세계인터의 고급화 전략은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에도 굳건하다. 신세계인터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통업계에 불어온 한파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신세계인터의 2분기 매출은 2천8백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억원 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지만 손해는 손해. 하지만 신세계인터는 올해 하반기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로이비’를 출시할 것이라 밝힌 데 이어, 7월 14일에는 스위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는 등 적극성을 잃지 않는 모양새다.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브랜드로 꼽히는 스위스퍼펙션은 포시즌스, 밀레니엄 힐튼 등 5~6성급 호텔에서 스파 전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세럼이나 크림 가격이 하나당 50만~1백만원에 이를 정도다. 국내 기업이 화장품의 본산인 유럽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는 이를 토대로 ‘럭셔리’를 표방하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스위스퍼펙션이 보유한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비디비치 등 자사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럭셔리 화장품 카테고리는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앞으로도 프리미엄과 럭셔리에 집중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악재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신세계인터의 ‘럭셔리 전략’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전문가들은 신세계인터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지영 연구원은 “신세계인터의 3분기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신세계인터는 저점 통과 중”이라며 “화장품 부문의 영업상황 개선에 기인해 3분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동아 2020년 9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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