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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sexology

당신은 어떤 남편을 원하십니까

글 박혜성 원장

입력 2020.07.26 10:00:01

‘성학자’ 박혜성 원장의 여성 건강과 성


경기도 동두천시 해성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사)행복한 성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유튜브 ‘산부인과tv’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 ‘굿바이 섹스리스’ 등이 있다.





요즘 여자와 남자는 더 이상 결혼을 하려 하지 않는다. 지난 5월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성인 미혼 남녀들을 대상으로 결혼 가치관을 물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은 필수’라는 의견은 14.7%에 불과했다. 젊은 사람은 물론이고 나이 든 돌싱(돌아온 싱글)들도 마찬가지다. ‘다시 결혼하겠다’는 비율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자기 자신이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고,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 외에도 결혼을 안 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필자 생각에,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남성과 여성이 바라는 이상형이 나이 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마다 원하는 이상적 배우자가 다를 수밖에 없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그 종류가 훨씬 다양해진다. 이를 감안한다 해도 평균적으로 보면 10~20대 때는 성적으로 멋진 이성, 즉 생물학적으로 멋진 파트너를 원한다. 30~40대가 되면 경제적으로 만족스럽고 안정된 파트너를 바란다. 그리고 50~60대에는 대화가 통하는 파트너를 원하게 되고, 70~80대는 법적인 파트너와 일생을 마치기를 바란다.

정리해 이야기하면 여자가 만나고 싶은 네 종류의 남자가 있다. 

1.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집에 사는 법적인 남편.
2.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남자.
3. 성적으로 만족스러운 섹스 파트너.
4. 술친구, 골프 친구, 대화 상대가 되어줄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마찬가지로 남자가 만나고 싶은 네 종류의 여자도 있다. 

1. 한 지붕 아래에 살면서 아이를 낳는 법적인 아내.
2.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자.
3. 성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섹스 파트너.
4. 술친구, 말동무, 대화 상대가 되어줄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현대 사회에서 살다 보면 이런 네 종류의 남자(또는 여자)가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필요성을 누구나 절감한다. 배우자가 이 네 가지를 모두 갖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게 쉬운가. 과거엔 이 네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배우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드물게 이혼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화병을 앓더라도 그러려니 포기하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은 한 배우자에게 이 모든 것을 바라지도 않고, 이것을 모두 만족시켜줄 상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배우자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이성에게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합당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배우자가 채워주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 과거엔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여성의 비율이 많이 높아졌다.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커진 이유 외에도 여권이 신장되면서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남자든 여자든 결혼을 안 하고, 설령 결혼했다 하더라도 이혼하면 다시 재혼을 안 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머지않아 ‘결혼’보다는 ‘계약 동거’가 일반적인 가구 형태가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자든 여자든 ‘결혼한 배우자’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이성’을 만나며 자유롭게 살기 위해선 필요한 조건이 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1.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발기가 되고 질에 애액이 나오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2. 성적 매력이 있어야 한다. 옷을 입을 때, 화장을 할 때도 매력적이어야 한다.
3. 재미가 있어야 한다. 지루하지 않고 대화 내용이 풍부해야 한다.
4. 고집이 세지 않아야 한다. 적당히 져주어야 한다.
5. 적당히 지갑을 열어야 한다. 밥을 잘 사주어야 한다.
6. 남들과 잘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 잘 놀아야 한다.
7.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해야 한다.
8.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한다.
9.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체위를 할 수 있는 근육과 폐활량이 있어야 한다.
10. 성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여자와 남자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11. 어느 정도 시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데이트하거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술 마시거나 여행 갈 시간은 있어야 한다.

네 가지 유형의 이성이 한 사람이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리고 그러기를 바란다. 모든 부부는 혹은 모든 남녀는 이 네 가지를 하나로 합치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All-in -one, 즉 법적인 부부가 성적으로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하고 경제적으로도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게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의 배우자가 다른 곳으로 한눈을 팔 수 있기 때문이고,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론적인 것이 항상 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겠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의도적인 노력을 하면 못 이룰 것은 또 뭐가 있겠는가? You can do it!



여성동아 2020년 8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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