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한여름이다.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사하며 힐링 시간을 갖고 싶다면 여행이 제격!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여름휴가 떠나기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일곱 살배기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 떠날 여행지를 열심히 물색하던 기자의 눈에 청정 휴양지로 알려진 경남 남해군이 들어왔다. 우리나라 남쪽 끝에 자리한 남해는 ‘한 점 신선의 섬’이라는 의미의 일점선도(一點仙島)라 불린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더불어 풍부한 볼거리, 먹을거리를 갖춰 ‘남쪽의 보물섬’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을 만큼 매력이 넘친다. 특히 이곳에 요트와 진공관 오디오 감상 등 고급진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엘림 마리나 & 리조트’가 얼마 전 오픈했다고 해 방문 욕구가 샘솟았다. 요즘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를 맞아 차에 탄 채 즐기는 ‘드라이브 스루’가 각광받고 있지 않은가. 서울에서 남해까지 쉬엄쉬엄 드라이브를 즐기며 찾아가 보았다.
바다 위에 지은 천혜의 휴양 리조트
깔끔한 외관의 엘림 마리나 & 리조트 외관.
목적지인 남해군 삼동면의 엘림 마리나 & 리조트까지 가는 길에 만나는 자연 풍경도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창문을 열고 달리니 코끝으로 여름 기운이 물씬 느껴졌다. 깨끗한 공기 덕분에 머리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천천히 주변 풍광을 오감으로 느끼며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한 폭의 그림처럼 멋스러운 엘림 마리나 & 리조트가 나왔다. 특히 평소 접하기 힘든 요트와 보트 여러 대가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엘림존의 이현건 회장(왼쪽). 바다에 반사되어 비치는 리조트 풍경이 장관을 연출한다.
리조트 건물은 특이하게 땅이 아닌 바다 위에 지어졌다. 요트가 정박해 있는 바다 쪽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마치 다리 위에 건물을 올린 듯 독특한 구조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덕분에 그야말로 휴양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렇듯 특이한 건축 배경에는 남해군의 물건항 개발사업이 있다. 남해군은 2014년 해양수산부의 10항 10색 국가어항 만들기 프로젝트 공모사업인 ‘물건항 다기능어항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평소 남해에 관심이 많아 종종 방문했던 이 회장은 남해군의 민간사업자 모집에 응모해 사업자로 선정됐고, 민간투자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착공에 들어갔다.
그 후 공사를 거쳐 올해 7월 15일 엘림 마리나 & 리조트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요트, 아날로그 스피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럭셔리 체험거리 천국
‘아날로그홀’에는 이현건 회장이 수집한 보물 같은 아날로그 아이템이 가득하다.
천천히 둘러보며 감상하기 좋은 ‘아날로그홀’ 전경(왼쪽). 1930~40년대 사용됐던 귀한 아날로그 스피커가 구비된 공연장.
또한 이곳에서는 ‘럭셔리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고급스런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리조트 건물 1층에는 1930~4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했던 귀한 아날로그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 등이 구비된 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클래식 음악을 위한 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를 운영 중인 이 회장의 노하우가 집약된 곳이다. 7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으며, 클래식 공연 등의 다채로운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공연장에 앉아 음악을 들어봤는데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웅장하게 울리는 소리가 몸과 마음에 짜릿함을 선사했다. 공연장 구경을 마친 뒤에는 근처에 자리한 아날로그홀로 이동했다. 1930~40년대 영국과 미국, 독일 등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보물 같은 아날로그 스피커와 영사기, 녹음기 수십 점이 전시되어 있는 자그마한 박물관 같은 곳이다. 귀한 전시품들은 모두 이 회장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하나둘씩 수집한 것들이라고. 실제 음악을 들어보거나 살짝 만지며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기자는 특히 아름다운 멜로디가 매혹적인 빈티지 오르골에 심쿵해 여러 번 소리를 감상했다. 공연장뿐 아니라 아날로그홀 역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할리데이비슨과 BMW의 빈티지 오토바이를 만날 수 있는 ‘바이크 갤러리’(왼쪽). 커다란 베란다에는 대형 월풀 욕조가 있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핫플레이스와 명소를 방문했지만 이렇듯 개인의 값진 수집품들을 무료로 개방하는 ‘착한’ 곳은 처음이었다. 이 회장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가족들이 이곳을 방문해 보기 드물게 귀한 문화적인 체험을 공유하며 힐링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평온한 바다 전망 감상하며 스트레스 해소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는 바다를 배경 삼아 우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왼쪽). 여행 중 들르면 제격인 남해독일마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여행할 때 맛깔스러운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리조트에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2개의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엘림 마리나 & 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는 연어로제파스타(2만원)·바질 알리오올리오 (1만4천원)·볼로네제(1만7천원) 등의 이탤리언 요리를 우아하게 맛볼 수 있으며, 공사 중인 해산물 레스토랑이 완공되면 대하구이 같은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바다 풍경을 벗 삼아 음식을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 정도! 식사를 마친 뒤에는 커피나 음료수를 챙겨 레스토랑 위층으로 꼭 올라가볼 것.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돼 있어 편하게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고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림 같은 청정 자연을 한눈에 담으며 마시는 음료수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붐비는 리조트 여행이 걱정될 수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리조트 안 모든 공간을 꼼꼼하게 청소와 소독을 하며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고. 곳곳에 손 소독제를 놓아두었고, 발열 체크도 실시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엘림 마리나 & 리조트 주변에는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힐링 여행지도 많다. 대표적인 명소는 ‘남해독일마을’로 리조트에서 자동차로 5~6분 거리에 자리한다. 196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한국에서 정착한 곳으로, 독일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핫플레이스다. 기자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렀는데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일 듯했다. 또한 독일 정통 소시지와 수제 맥주도 맛볼 수 있으니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될 듯하다.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제공 괴테하우스 홈페이지
제작지원 & 사진제공 엘림 마리나 &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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