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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driving

북유럽 감성의 하이브리드 SUV 볼보 XC90 T8

EDITOR 정혜연 기자

입력 2020.06.24 13:59:49

전기차는 왠지 모르게 망설여진다. 그런데 전기와 기름을 혼용하는 차라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볼보의 첫 SUV로 안전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온 XC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만났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4인 이상 가족이라면 SUV 구입을 한 번쯤 고려하게 된다. 카시트와 킥보드는 기본, 각종 육아용품까지 챙기면 중대형 세단이라도 좁게 느껴져서다. 동해나 서해로 놀러 가는 날에는 서너 시간 동안 차 안에서 크고 작은 혈투가 이어지기 때문에 큰 차가 더 절실해진다. 그런데 덩치가 큰 차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 그렇다고 전기차를 사자니 충전의 번거로움과 부담감도 크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카다. 

여러 SUV 하이브리드 카 가운데 안전성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모델이 바로 볼보 XC90 T8이다. XC90은 볼보가 전 세계 도심형 SUV 트렌드에 맞춰 2002년 처음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SUV 차량이다. 2년 전 영국의 한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16년간 볼보 XC90의 운전자 및 동승자 가운데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량의 기본적인 재질이 튼튼한 것은 물론 전방에 사물이 감지될 때 알아서 작동하는 긴급자동브레이크(AEB)를 일찌감치 적용했기 때문이다. 

1세대 볼보 XC90 출시 이후 볼보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디자인과 디테일이 추가된 2세대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직렬 4기통 모듈형 구조를 기본으로 엔진 설계를 공유하며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D5 디젤(최대 출력 235마력, 최대 토크 48.9kg·m), T6 가솔린(최대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40.8kg·m),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총 405마력=가솔린 엔진 318마력+모터 87마력, 최대 토크 40.8kg·m) 등 3개 트림을 선택하게끔 했다. 차체는 모두 전장 4950mm, 전폭 1960mm, 전고 1770mm의 비율로 동일하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8천30만원부터 1억3천7백80만원이다. 

이 가운데 볼보의 기술력이 결집된 최상위 트림이 바로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돼 동급 2000cc 이하 차량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출력을 자랑한다. 차량 내부에는 9인치 터치스크린, 에어 서브 우퍼와 총 19개 스피커의 영국 바워스 앤드 윌킨스(B&W) 오디오, 실내공기청정 시스템이 포함된 클린존 인테리어, 4구역 독립 온도 조절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또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한 시티 세이프티, 최대 140km/h까지 설정된 속도로 주행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II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차량 교체 시기가 다가온 취재기자와 SUV에 관심이 많은 사진기자가 자세히 리뷰했다.



#1 EXTERIOR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vs 단단하고 듬직해 보여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 감성이 느껴지는 XC90 외관.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 감성이 느껴지는 XC90 외관.

취재기자 정혜연(이하 정)_ 외관에서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 감성이 느껴졌다. 전면은 볼보의 시그니처인 사선 그릴이 적용돼 통일성이 전해졌고, 북유럽 신화에서 인간을 지켜주는 신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전조등 내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측면 직선형으로 쭉 뻗은 모습은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줬다. 개인적으로 에지 부분이 각진 직선형의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후면은 국자를 연상케 하는 굴곡진 후미등이 적용됐는데 볼보의 시그니처로 ‘나 볼보야’라는 걸 드러내는 듯했다. 

사진기자 홍중식(이하 홍)_ 처음 봤을 때 매우 단단하고 듬직해 보여서 멋있었다. 아무래도 볼보는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더 그랬다. XC90은 볼보를 대표하는 SUV인데 외관에서부터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보여주는 차가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매우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사실 전장과 전폭 사양만 보면 꽤 덩치가 큰 차다. 그런데 실물로 보면 그렇게 거대하게 느껴지지 않아 디자인을 매우 잘 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2 INTERIOR
럭셔리한 크리스털 기어 스틱 vs 숨통 틔는 넉넉한 공간

내부 공간을 넉넉하게 디자인해 편의성을 확보하고, 세로형 9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가시성을 높였다. 크리스털 스틱이 눈에 띈다.

내부 공간을 넉넉하게 디자인해 편의성을 확보하고, 세로형 9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가시성을 높였다. 크리스털 스틱이 눈에 띈다.

정_ 외부보다 내부가 훌륭했다. 시승 차량은 브라운 계열의 시트 가죽이 적용돼 있었는데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느낌이 좋았다. 차 키도 같은 가죽으로 래핑돼 있어 멋스러움이 느껴졌다. 운전석 시트는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된 데다가 촘촘하게 통풍 구멍을 뚫어 통기성을 높인 점이 만족스러웠다. 운전하는 날 낮 기온이 30℃를 넘었는데 통풍 시스템을 가동하자 곧바로 시원함이 느껴졌다. 대시보드는 전체적으로 시트와 같은 가죽으로 래핑돼 있고, 북유럽산 고급 원목을 마감재로 사용해 럭셔리함이 물씬 풍겼다. 무엇보다 스웨덴 명품 크리스털 회사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털로 제작한 기어 스틱이 마음에 들었다. 

홍_ 차 문을 열었을 때 직관적으로 천연 가죽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 풍겼고 고급 원목을 사용한 대시보드도 인상적이었다. 옅은 브라운의 가죽 색깔도 차량과 굉장히 잘 어우러졌다. 무엇보다 차량 내부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의 SUV 운전석 공간이 넓긴 하지만 이 차량은 특히 전폭이 넓어서 운전석이 좌우로 넉넉해 숨통 트이는 느낌이었다. 중앙부 터치스크린이 세로형이어서 보기에 편했고, 핸들에 버튼이 기본적인 것들만 압축돼 있어서 조작성이 좋았다.

#3 DRIVING
체증 심한 도심 주행 최적화 vs 힘은 기본, 고속에서 안정적

정_ 하이브리드 차는 처음 몰았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4륜 구동(Constant AWD), 에코 주행(Pure), 하이브리드, 인디비주얼, 스포츠 주행(Power), 비포장도로(Off Road) 등 6가지 주행 모드가 있지만 주로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주행했다.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액셀을 밟아 확인해야 할 정도였다. 출발할 땐 전기 배터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스르륵’ 미끄러지듯 출발하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전기로 움직이는 차는 출력이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 차는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힘이 넘쳤다. 북악스카이웨이 오르막길을 소리 없이 거뜬히 올라가 하이브리드 SUV의 우월한 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모드에서의 주행감을 경험하고 싶어 4륜 구동 모드로 전환해봤다. 중앙 스크린의 버튼을 누르면 차량 뒤쪽에서 ‘두두둑’ 하고 소리가 나면서 모드가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액셀을 살짝 밟아도 힘차게 나갔는데 오르막길에서 발을 떼도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느낌이 매우 시원했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보다 엔진 소음은 확연히 커지긴 했다. 

홍_ 이 차는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힘이 좋았다. 오르막길에서도 거침없었는데 액셀을 살짝 밟아도 힘 있게 오르니 개운할 정도였다. 경기도 양평의 숲길을 달리는데 속도를 80km/h 정도로 내다가 커브 길이 나와 핸들을 꺾어도 쏠림이 적었다. SUV임에도 고급 세단과 같은 안정적인 주행감이랄까. 보통 커브 길에서 회전할 때 차가 핸들 꺾는 반대 방향으로 튕겨나가려는 관성이 느껴지는데 이 차는 그런 관성이 적었다. 스포츠 주행 모드로 전환하니 살짝 엔진음이 커지긴 했지만 핸들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적었고, 묵직하면서도 민첩하게 나가는 느낌이 좋았다.

#4 DRIVE IN
외부 소음 적어 편안 vs 세단 같은 승차감, 조금 답답한 3열

1 트렁크 적재 공간으로, 3명이 앉을 수 있는 3열 좌석이기도 하다. 2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운전석 도어 앞쪽에 충전 코드가 있어 손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1 트렁크 적재 공간으로, 3명이 앉을 수 있는 3열 좌석이기도 하다. 2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운전석 도어 앞쪽에 충전 코드가 있어 손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정_ 내부가 기본적으로 넓게 빠진 차량이어서 요즘 유행하는 ‘차박 캠핑(자동차로 즐기는 캠핑)’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고가 높아서 헤드룸이 넉넉하고, 전폭도 넓어 자녀가 둘 이상인 가정에서 선호할 만했다. 실내에서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보통 SUV는 휘발유든 디젤이든 배기음이 실내에서 들리는 편인데 이 차는 그런 소음이 거의 없어 창문을 닫고 달리면 조용하고 아늑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려보니 밖에서는 엔진 소음이 꽤 나고 있어서 방음 기술이 좋구나 싶었다. 

홍_ 고급 차량답게 시트에 신경을 많이 쓴 모델이라 장시간 타고 가도 매우 편안했다. 흔들림과 진동이 적어 세단의 승차감을 보유한 SUV였다. 또 2열 좌석이 운전석보다 살짝 높은 편이어서 아이들은 시야가 확보돼 좋아할 것 같았다. 반면 시트가 높다 보니 비포장도로를 지날 때는 진동이 있었는데 이는 SUV 차량이라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일 것 같았다. XC90은 4인승과 7인승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시승 차량은 7인승 모델이었다. 통상 7인승 SUV가 갖는 3열의 문제가 동일하게 느껴졌다. 2열은 굉장히 넓었는데 3열을 펼치고 들어가 앉으니 무릎이 앞좌석 등판에 껴서 살짝 비틀어 앉아야 해 아쉬웠다. 간헐적으로 7명을 태워야 하는 때는 이용하겠으나 평상시엔 접어두고 트렁크로만 사용할 것 같다.

#5 STRENGTHS
11km/l 공인 연비대로 찍혀 vs 몰아본 차량 중 최고의 스톱앤드고 시스템

정_ 중앙부 터치스크린은 세로로 긴 형태여서 가시성이 좋았다. 특히 ‘차량 정보’가 화면에 입체적으로 그려졌는데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기름으로 주행 중인지, 전기로 주행 중인지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했다. 저속에서 전기 배터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속도가 올라가면 기름이 소모되는 구동 현황을 볼 수 있어 눈길이 갔다. 엔진과 전기 배터리가 함께 돌아가 연비가 잘 나왔다. 공인 연비가 9~11km/l인데 실제로 도심 주행 후 확인해보니 연비가 9km/l로 찍혔고, 장거리 운행에서 차가 막히지 않을 경우 11km/l까지도 나왔다. 카오디오 성능도 훌륭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바워스 앤드 윌킨스 스피커로 들으니 라디오 시엠송마저 콘서트홀에서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홍_ 몰아본 시승 차량 중에 스톱앤드고(차량이 정차했을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췄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저절로 엔진이 켜지는 시스템) 장치는 최고였다. 정지신호에 맞춰 브레이크를 밟으면 조용히 멈췄다가 출발할 때 액셀을 밟으면 딜레이 없이 즉각 출발했다. 보통 엔진이 다시 켜질 때 약간의 딜레이가 있어 스톱앤드고 기능을 끄고 달리는 운전자가 많다. 그런데 이 차량은 출발 시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전기 배터리가 작동돼 스톱앤드고 반응 속도가 빨랐다. ‘주행 중 충전’ 기능도 있어서 적절하게 전기 배터리가 충전돼 병행하며 달리니 환경을 생각하는 운전자가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0cc 이하 차량임에도 출력이 좋은 편인데, 기술적으로 다운사이징을 잘한 것 같다.

#6 WEAKNESSES
아쉬운 내장형 내비게이션 vs 전력 닳는 속도 빨라

사선 볼보 심벌과 세로형 그릴 등으로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전면부 디자인.

사선 볼보 심벌과 세로형 그릴 등으로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전면부 디자인.

정_ 기어 스틱이 크리스털로 되어 있어서 미관상 좋기는 한데 한 번에 변속되지 않아 답답했다. 후진을 하려면 ‘R’로 바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N’에서 꼭 한 번 멈춰 기어 스틱을 두 번을 밀어야 했다. 안전을 위한 조치인 것 같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 차의 치명적 단점은 내장형 내비게이션이다. 요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도 3D로 상세하게 나오는 시대인데 이 차량은 10여 년 전 수준인 2D 맵을 써서 아쉬웠다. 요즘은 외제 차들도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제휴해 보기 좋은 맵을 내장형으로 넣는데 그런 배려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홍_ 충전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볼보에서 제공하는 충전 케이블을 차량용 충전기에 꽂으면 된다.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 2시간 30분 정도 충전하니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21km로 찍혔다. 짧은 시간 안에 상당량 충전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양평으로 향하는 서울 도심 주행 중 약 11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차가 많이 밀려서 그런지 순식간에 전기가 닳아 제로 상태가 됐다. 아무래도 차체가 크다 보니 전기를 많이 먹는 듯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백미러의 가시성이 떨어졌다는 것. 차량 크기 대비 백미러가 세로로 길고, 폭이 살짝 좁은 형태여서 보기가 힘들었다.

총평

정혜연 기자_ 조용하고 부드러운데 힘까지 좋은 하이브리드 SUV라니. 

홍중식 기자_ 최상위급 SUV계의 하이브리드 개척자.

사진 홍중식 기자 사진제공 볼보코리아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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