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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공공배달로 기초지자체 신화 쓰는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EDITOR 최호열 기자, 윤혜진

입력 2020.06.17 18:04:10

그 어느 때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때다. 취임하자마자 파격적 혜택의 지역화폐로 지역 경제를 살려낸 데 이어 공공배달 앱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으로부터 소비자와 지역 소상공인 모두가 행복해진 비결을 들었다.
지역화폐로 지역 경제를 살려낸 데 이어 공공배달 앱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지역화폐로 지역 경제를 살려낸 데 이어 공공배달 앱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인천광역시 서구는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69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자치 종합 경쟁력 평가에서 전국 2위, 인천 1위로 선정됐다. 2018년 전국 22위에서 1년 만에 무려 20단계나 올라선 것이다. 인천 서구는 전체 자치구 중 인구, 면적, 재정 규모가 모두 상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유일한 자치구로, 기초지자체의 모범 사례를 써나가고 있다. 

이 놀라운 변화의 선봉에는 이재현(60) 서구청장이 있다. 1989년 당시 체신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8년 서구청장 출마 당시 “흙수저였던 제가 역경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서구도 변방을 넘어서 인천의 중심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제 인생 2막을 서구에서 시작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당선 후 이 구청장은 서구민에게 한 공약을 뚝심 있게 지켜가고 있다. 취임 당시 7천4백억원 정도였던 재정은 1조원 규모로 늘어났고, 악취 민원이 많은 서구에서 악취 줄이기에 나서 2018년 1천8백42건의 악취 민원이 다음 해 1천4백8건으로 23.5% 줄었다. 지난해 5월부터 발행한 지역화폐 ‘서로e음’의 성과는 더 놀랍다. 애초 목표로 했던 가입자 4만6천 명을 불과 보름 만에 돌파했고 발행액 1천억원은 70일 만에 달성해 전국 최단기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 1월부터는 ‘서로e음’ 앱에 음식 배달 주문, 온라인 쇼핑 등의 기능을 추가한 ‘서로e음 시즌2’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 공공배달 서비스인 ‘배달서구’는 중개 수수료나 광고비가 없어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착한 소비’를 이끌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5월의 끝자락, 구청장실에서 만난 이재현 서구청장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찾는 이가 많았다. 그만큼 직접 챙기는 일이 많다는 증거다. 이 구청장은 “부임 후 치열한 2년을 보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5월 28일 열린 ‘서로e음 배달서구’ 출범식에서 이재현 구청장이 공공배달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5월 28일 열린 ‘서로e음 배달서구’ 출범식에서 이재현 구청장이 공공배달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7월 1일이면 취임 2년이 됩니다. 감회가 어떤가요.

취임 당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습니다. 지난 5월 초에 민선 7기 2년을 점검하는 보고회를 열었는데요. 당시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해보니 공약 사항 46개 중 이미 100% 완료된 게 12건이고, 전체적으로 60% 정도 추진율을 보이고 있어요. 이는 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된다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진짜 공약을 마련한 덕분입니다. 그때 나온 공약 중 하나가 지역화폐인데, 이제는 ‘인천 서구’ 하면 ‘서로e음’이 떠오를 정도로 서구의 대표 브랜드가 됐어요.



대다수 지자체의 지역화폐 성과가 지지부진하던 때였고, 인천e음도 있는데 굳이 ‘서구 지역화폐’를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출마를 준비하면서 곳곳이 단절된 서구를 어떻게 하나로 이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단순히 지역 경제를 위해 발행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고 여러 정책을 하나로 이어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지역화폐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환경부에 있을 때 환경 보호 행위 자체를 카드 마일리지화해서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그린 카드’를 주관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 지역화폐 현황을 조사해보니 80%가 실패했더라고요. 저는 실패 원인을 지류 화폐 형태에 있다고 보고 모바일에 기반한 플랫폼, 사용자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존 ‘인천e음’ 지역화폐 운영사에서 제가 원하는 부분을 기술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 인천시 플랫폼 ‘인천e음’ 안에 서구 지역화폐가 생기는 것이니 우리 구 입장에선 플랫폼 구축 비용 40억원 정도를 아낄 수 있었죠.

‘서로e음’ 발행 당시 이용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파격적 혜택이 화제였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구민들이 ‘서로e음’을 쓰도록 할 수 있었던 건 서구가 가진 특성 덕분입니다. 그동안 서구는 쓰레기 매립지, 환경 등 나쁜 요소로 인천 내 1등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서구에선 잠만 자고 돈은 외지에서 써서 지역 경제가 엉망이 되어갔고요. 그래서 지역 소상공인과 서구민을 서로 이어주자는 의미로 ‘서로e음’이라 이름 짓고 서구 소재 매장에서 사용할 경우 캐시백 10% 혜택을 내걸었습니다. 시비와 국비 지원을 합쳐 줄 수 있는 혜택이 6% 정도인데, 제가 구 예산을 더해 총 10%로 채웠어요. 그 정도는 되어야 관심을 갖지 않겠어요(웃음).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사용할 줄은 몰랐습니다. 55만 서구 인구 중 지역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14세 이상이 46만 명인데, 올 5월 기준 34만여 명이 사용 중이고 발행액도 6천5백억원에 달합니다.

‘서로e음’을 이용하는 구민과 소상공인의 반응은 어떤가요. 

지난해 ‘서로e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조사에 참여한 1만 명 넘는 구민의 97%가 이 사업이 지속되기를 원했고, 소상공인의 경우 52%가 매출이 증대했다고 답했어요. 무엇보다 응답자의 92%가 소비 패턴이 변화했다고 답했는데요. 이렇게 ‘착한 소비’를 하면 소상공인은 구민에게 알찬 혜택으로 보답합니다. 바로 ‘혜택플러스(+)서구’ 가맹점 할인 혜택인데요. 이용자 입장에선 3~7%의 할인 혜택을 제공받고, 소상공인들은 34만 명의 ‘서로e음’ 사용자에게 가게 홍보를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죠. 5월 말 기준 1천4백41개 업소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 1월부터 시행한 공공배달 앱 ‘배달서구’가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만든 계기가 있는지요. 

지난해 8월 ‘서로e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어요. 그때 한 소상공인이 민간배달 앱 업체에서 점포 간 경쟁을 붙여 수수료 많이 내는 곳을 우선 노출해주는 등 아무리 많이 팔아도 광고비, 중개 수수료로 다 빠져나간다고 하소연을 하시더라고요. 구민들의 ‘착한 소비’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전국 최초로 공공배달 서비스인 ‘배달서구’를 만들게 됐습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서구 내 민간배달 주문 이용 업체가 1천5백52개인데 이 중 45%인 6백91개 업체와 계약을 했고 4백47개 업체가 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최근 일주일 자료를 보면 하루 평균 주문 3백 건, 액수 7백67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배달서구’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배달서구’는 ‘서로e음’ 플랫폼 안에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용 방법은 민간배달 앱과 비슷합니다. 특히 배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았습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첫 번째로 앱 알림음, 두 번째로 포스기 알림음이 수신되고, 3분 이내에 주문 접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용 콜센터에서 직접 가맹점주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줍니다. 그야말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총동원한 시스템입니다. 5월 28일 기준 주문 성공률이 84.9%로 나타났습니다.

민간배달 앱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민간배달 앱의 경우 가맹점주에게 5~12%가량의 배달 중개 수수료와 월 8만8천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이 부과되지만 ‘배달서구’는 이 비용이 없습니다. 월 평균 매출이 5백만원인 매장이라면 민간 앱 이용 시 중개 수수료, 마케팅 비용, 배달비까지 평균 55만원이 들어가는데, ‘배달서구’를 이용하면 배달비를 제외한 수수료 절감 효과가 약 40만원에 달합니다. 또 악의적인 후기로 인한 매출 감소 및 폐업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업체 리뷰를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용자에게 업체 사진, 위치기반 지도, 편의 시설 등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배달서구’ 이용 시 소비자가 얻는 혜택도 있나요. 

결제가 ‘서로e음’을 비롯한 ‘인천e음’ 앱 내 지역화폐로만 가능합니다. 대신 소비자에게 10~22% 할인 및 캐시백 혜택이 주어집니다. ‘서로e음’ 기본 캐시백 10%에 ‘혜택플러스(+)서구’ 가맹점을 이용하면 업체가 제공하는 3~7% 추가 할인을 받고, 우리 구에서 제공하는 5%의 추가 캐시백까지 적립받으면 최대 22%까지 할인받는 셈입니다.

구 재정에 부담이 되진 않는지요. 

국비와 시비가 지원되는 사업으로 구비는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혜택플러스(+)서구’ 가맹점으로 가입한 소상공인이 소비자에게 직접 3~7%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순환하는 지역 경제를 구축해나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점주와 배달원 매칭은 누가 하나요. 

기존의 민간 라이더 회사 3곳과 ‘서로e음’ 운영사가 협약을 맺어 하고 있습니다. ‘배달서구’를 통해 대형 배달 앱에 속하지 않은 라이더들의 일자리를 살리는 효과까지 있는 셈이지요.

‘서로e음’ 안에 ‘배달서구’ 외에 ‘온리서구몰’, ‘냠냠서구몰’도 운영 중이던데요. 

우리 구에는 6개의 산업단지가 있을 정도로 제조업체가 많습니다. ‘온리서구몰’을 통해 관내 업체의 온라인 판로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구에 전국 최대 규모의 식품 산업단지가 있어 식품 제조업체를 위한 ‘냠냠서구몰’도 만들었는데, 입점 업체는 전자결제 수수료 외에 별도의 입점료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요. 한 김치회사의 경우 ‘냠냠서구몰’을 통해 한 달 판매량을 이틀 만에 주문받았다고 해요. 소비자는 착한 가격으로 우수한 관내 제품을 살 수 있고, ‘인천e음’ 정책에 따라 10%의 캐시백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설렁탕 팩을 시켜봤는데 맛있더라고요(웃음).

업그레이드를 구상 중인 부분이 있나요. 

‘서로e음 시즌3’로 공동체 나눔을 목표로 한 ‘서로도움’을 구상 중입니다. ‘서로e음’을 사용하면 10% 캐시백이 적립되는데 그 돈을 좋은 일에 쓰고 싶어 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제가 나눔 단체를 8년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단순히 기부만 받는 게 아니라 서구만의 특색을 담기 위해 준비 중이에요. 예를 들어 기부자가 자신이 낸 기부 캐시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지 알 수 있으면 더 보람 있지 않을까요. 향후 ‘서로e음’과 복지, 교육사업도 연계해나가려 합니다.

그 외에 역점을 두는 민생 사업이 있다면요.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저희도 각 부서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이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생활방역 업무를 시범 자활사업으로 만들려고 해요. 이 밖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재해자금 융자 지원, 중소기업 청년고용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구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2020 행복 프로젝트’를 선포했어요. 구정의 모든 영역에서 구민의 행복을 20% 증진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서구의 구석구석을 살펴서 구민 여러분께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정책을 펼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서로e음’ 사업을 해보니 ‘서로e음’은 공유의 플랫폼이고 소통의 플랫폼이더라고요. 우리가 힘을 합하고 정책적으로 도와가다 보면 작은 기적이 큰 기적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DITOR 최호열 기자, 윤혜진
사진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인천서구청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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